K리그1 클럽 8개 팀만 살아 남은 2020 FA컵 8강전이 29일 펼쳐진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 뉴스1

(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프로와 아마추어를 망라, 국내 최고의 축구클럽을 가린다는 대회라고 화려하게 소개하기는 하지만 FA컵은 일종의 '계륵' 같은 이미지가 있다. K리그2 클럽이나 이하 하부리그 클럽들에게는 '반란'에 도전할만한 가치가 충분하다. 하지만 정규리그나 아시아클럽대항전과 병행해야하는 1부 클럽들에게는 여러모로 고민스러운 무대다.

포기하자니 아쉬우나 그렇다고 온 힘을 다 쏟아내기도 부담스럽다. 자칫 힘 조절을 잘못해 정규 레이스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면 타격이 크다. 정상 도전 가시권인 4강 이상에 올랐으면 모를까, 그 이전 단계까지는 아무래도 힘을 조절해 왔다.


하지만 2020시즌은 분위기가 이전과 차이가 있다. 8강을 앞둔 현재 최상위리그 K리그1 팀들이 모두 살아남아 일찌감치 분위기가 달아올랐다. 여기에 우승후보들은 후보대로, 정규리그 중하위권 팀들은 그들 나름대로의 이유로 FA컵을 중하게 여기고 있어 꽤 흥미롭다.

'2020 하나은행 FA컵' 8강전 4경기가 29일 오후 일제히 펼쳐진다. 디펜딩 챔피언 수원삼성이 성남FC 원정을 떠나는 것을 비롯해 울산현대와 강원FC, FC서울과 포항스틸러스, 부산아이파크와 전북현대가 4강 티켓을 다툰다. 8개팀 모두 피해할 갈 수 없는 승부다.


정규리그 1, 2위를 달리고 있는 울산현대와 전북현대는 FA컵을 통해 '시즌 더블'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 사실 여느 해의 경우라면 전북이나 울산 정도의 팀들이 더 집중하고 있을 대회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다. 하지만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조별리그에서 멈춰있는 상태다.

AFC가 오는 10월 재개를 선언하기는 했으나 여전히 많은 나라들을 괴롭히고 있는 코로나19 상황을 볼 때 계획대로 진행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주최 측 입장에서는 가능한 진행하는 쪽으로 준비를 하고 있으나 아예 무산되는 것도 배제할 수는 없다.


ACL 일정이 물음표를 달고 있는 상황이기에 울산과 전북에게 2020년 FA컵은 예년과 다르다. 정규리그와 함께 2관왕에 오르기 위해, 혹 정규리그 우승 경쟁에서 밀렸을 때는 자존심을 달래기 위해 FA컵을 잡아야한다. 다른 팀들 입장에서도 올해 FA컵은 느낌이 다르다.

울산과 전북이 다음 시즌 ACL 출전권 중 2장을 챙겨갈 확률이 아주 높은 가운데 다른 팀들이 정규리그를 통해 아시아 무대를 밟으려면 3위 한 자리를 차지해야한다. 지난해의 경우 FC서울이 승점 56점으로 3위를 차지했는데, 당시 4위 포항은 승점은 같으나 다득점에서 밀렸고 5위 대구는 승점 1점이 부족했다. 억울한 격차였다.


그에 비해 정규리그 8위에 그친 수원삼성은 FA컵 챔피언 자격으로 ACL 티켓을 거머쥐었다. 동시에 하위스플릿으로 떨어진 것도 어느 정도 상쇄할 수 있었다. 시즌 가장 마지막 순간 우승 세리머니를 펼치는 것과 함께 부진했던 정규리그 성적은 어느 정도 사라진 효과가 있었다.

지난해 상황을 떠올린다면 경쟁이 치열한 정규리그 3위 싸움보다는 FA컵 타이틀에 도전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하는 것도 그리 이상하진 않다. 지난해 정규리그서 아픈 경험을 한 포항과 강원은 FA컵 보험이 간절하고 하위권에 머무르고 있는 부산, 성남, 수원, 서울은 지난해 수원삼성이 그랬듯 FA컵에 '올인' 해야 할지도 모를 분위기다.

K리그 최강 전북은 2005년 이후 FA컵 우승 기록이 없다. 울산은 지난해 32강에서 내셔널리그 대전코레일에 0-2로 완패하는 수모를 당했다. 앞서 언급했듯 병행하는 별도 대회도 없는데 FA컵에 소홀할 이유가 없다.

두 팀 외 다른 6개 팀들도 예년과는 다른 시선으로 FA컵을 바라보고 있다. 아직 8강인데도 흥미진진한 판이 깔렸다.

◇2020 하나은행 FA컵 8강 대진(7월29일)

Δ부산아이파크 vs 전북현대(부산구덕운동장, 19:00)
Δ성남FC VS 수원삼성(탄천종합운동장, 19:00)
Δ울산현대 vs 강원FC(울산문수월드컵경기장, 19:30)
ΔFC서울 vs 포항스틸러스(서울월드컵경기장,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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