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30억불 이면합의' 박지원 임명 안돼"…박 "제보자 실명 밝혀라"
주호영 "전직 고위공무원 제보, 박 후보자 부적격"…민주, 청문보고서 단독 채택 강행
박지원 "주호영 언론 인터뷰 내용 등에 법적 책임 묻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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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유경선 기자 = 미래통합당은 28일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후보자와 여권을 상대로 박 후보자의 서명이 담긴 30억달러 대북 지원 관련 '비밀 이면합의서' 의혹 제기를 이어가며 국정원장으로서 '부적격'하다고 공세를 폈다.
더불어민주당은 야당이 '또 다시 남북문제를 정략적으로 이용하려 한다'고 박 후보자를 두둔하면서 통합당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박 후보자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을 강행했다.
국정원 소관 정보위원회의 통합당 간사인 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문 대통령은 '남북 이면 합의서'의 진위 여부가 밝혀질 때까지 박 후보자의 임명을 유보해야 한다"고 밝혔다.
하 의원이 언급한 '이면 합의서'는 전날(27일) 박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제시된 문건이다.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2000년 6·15 남북정상회담을 위한 '4·8 합의' 당시 북한에 30억달러를 제공하는 내용의 별도 '경제협력에 관한 합의서'가 있었다며, 당시 대북 특사였던 박 후보자의 서명이 있는 문서 사본을 제시했다.
하 의원은 "남북 이면합의서는 진위 여부에 따라 국가 안보에 심대한 위해를 가져올 수 있다"며 "시간이 조금 걸리더라도 반드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국정원장을 임명해도 늦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정원장은 북한에 휘둘리지 않고 국가 안보를 책임질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며 "문 대통령은 성급하게 국정원장 임명을 강행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고 촉구했다.
박 후보자는 전날 청문회에서 주호영 원내대표가 이 문건을 제시하자 "서명한 적이 없다" "기억이 없다"고 하다가 "날 모함하기 위해 사인을 위조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수사를 의뢰하겠다고 맞섰다.
통합당 정보위원들에 따르면 이후 비공개로 진행된 청문회에서 박 후보자는 2000년 당시 북측과 정상회담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20억~30억달러의 투자가 가능할 것이라는 원론적 이야기를 주고받았을 뿐 이면합의서를 작성하지 않았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YTN 라디오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전직 고위공직자의 제보로 이 문건을 얻게 된 것이라고 문건 입수 경위를 설명했다.
그는 "믿을 수밖에 없는 전직 고위 공무원 출신이 사무실에 가져와 청문회 때 문제 삼아달라고 해서 그랬던(공개) 것"이라며 "박 후보자는 처음에는 기억이 없다고 하다가, 다음에는 사인하지 않았다고 하고, 오후에는 위조한 것이라고 이야기했다"고 지적했다.
주 원내대표는 또한 "국정원장은 안보기관의 수장이지 북한과 대화하고 협상하는 기관이 아니다"며 "여러 가지 점에서 (박 후보자를) 부적격으로 본다"고 밝혔다.
야당의 공세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은 이날 오후 통합당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를 열어 박 후보자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채택했다.
민주당 정보위 간사인 김병기 의원은 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야당의 진위 조사 요구에 대해 "진위는 저희가 알 수 없고 조기에 밝혀지지 않을 사안인 데다 후보자가 강력하게 부인하고 있고, 야당에서도 다른 증거를 내놓지 못하고 있어 청문보고서 채택을 연기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야당을 기다리고 설득하려 했지만, 합의가 안 돼서 유감"이라고 말했다.
김부겸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통합당은 퍼주기 프레임을 다시 끄집어내 남남갈등을 조장하려 한다"며 "남북문제를 정략적으로 이용하는 전형적 수법"이라고 비판했다.
김 전 의원은 "통합당은 남북관계의 미래를 보기 바란다. 남남갈등을 일으켜 반사이익을 보려 하지만, 더이상 국민에게 먹히지도 않는다"며 "언제까지 과거 회귀 수구반공 세력으로 연명하려는지 정말 답답하다"고 말했다.
조정식 정책위의장은 이날 당 회의에서 "어제 청문회를 통해 박 후보자의 자질과 능력, 전문성이 충분히 입증됐다고 생각한다"며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한 박 후보자의 소신과 비전도 분명히 확인됐다"고 평가했다.
박 후보자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역공에 나섰다.
그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주 원내대표를 겨냥해 "소위 '30억 달러 남북경협 이면합의서'는 허위·날조된 것으로 법적조치를 검토하겠다"며 "언론 인터뷰 내용 등에 대해 위법성을 검토해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박 후보자는 또한 "주 원내대표와 하태경 의원 등은 28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진위 확인은 대통령께서 청와대 안보실장(서훈)한테 물어보면 된다'고 했는데 이미 특사단에 문의한 바 '전혀 기억이 없고 사실이 아니다'는 확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특히 박 후보자는 "주 원내대표는 28일 YTN라디오에서 거명한 합의서 사본을 제보했다는 '전직 고위공무원' 실명을 밝혀야 한다"며 "주 원내대표의 주장은 김대중 전 대통령과 2000년 남북정상회담 합의를 성사시킨 대북 특사단에 대한 중대한 명예훼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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