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이 HDC현대산업개발의 재실사 요구를 사실상 거부하면서 2조5000억원 규모의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 계약은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인천국제공항 활주로에서 아시아나 항공기가 이륙을 준비하고 있다./사진=뉴스1
산업은행이 HDC현대산업개발(현산)의 아시아나항공 재실사 요구를 거부하면서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무산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관심은 산업은행 등 아시아나항공 채권단이 꺼낼 '플랜B' 카드다. 항공업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수익성이 고꾸라진 가운데 아시아나항공을 사들일 새 인수주체가 나타날 지 관심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아시아나 매각이 무산될 경우를 대비한 플랜B를 준비하고 있다. 

최대현 산업은행 기업금융부문 부행장은 전날 열린 주요이슈 브리핑에서 "아시아나 정상화가 우선적인 목표"라며 "그 부분이 안정화되고 시장여건이 허락하면 재매각을 빨리 추진하고, 제대로된 인수주체가 나타나서 관리하는 게 적합하다고 본다"며 "대형 사모투자펀드(PEF)는 투자 적격성 여부에 대한 정부의 검토가 선행되어야 한다. 다른 대기업 그룹도 열어놓고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최 부행장은 현산을 통한 최종 인수가 무산될 경우 새로운 매수 주체를 찾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특정 기업을 언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 인수전 초반에 거론됐던 SK그룹, 한화그룹, CJ그룹 등이 M&A(인수·합병) 시장에 나설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서 SK그룹은 금융시장에서 아시아나 인수를 검토했다는 얘기가 나왔고 한화그룹은 2017년 신규 항공면허에 도전했던 LCC 에어로케이에 투자한 바 있다. 

업계에선 현산의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무산될 경우 새로운 매수자 찾기에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산업은행이 통매각을 추진했던 대우조선해양도 조선업황이 악화되면서 20여년 가까이 인수자를 찾지 못하고 표류됐기 때문이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시아나항공 플랜B에 대한 정부의 원론적인 입장으로 섣부른 기대감은 경계해야 한다"며 "여객 시황은 내년에도 흑자를 장담할 수 없고 대주주가 바뀌어도 글로벌 경쟁력 제고나 자본 확충 등 체질 개선에는 수년이 걸릴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