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구르인 메르단 가파르가 신장 자치구 쿠차에 있는 전염병예방센터에 감금돼 있다. (영국 BBC방송) © 뉴스1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중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라는 미명 하에 만기 출소한 위구르인들을 불법 감금·고문하고 있다는 폭로가 나왔다.

메르단 가파르(31)는 지난 2월 수갑에 묶인 채 신장 자치구의 전염병예방센터에 감금돼 있는 영상을 가족들에게 보내 구조 요청을 했다. 하지만 3월 초 이후 그의 행적이 묘연한 상태라고 영국 BBC방송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가파르 가족들에 따르면 그가 보낸 메시지에는 "50여명과 함께 한 쪽 손이 침대 위에 묶인 채 머리에는 복면을 씌워 반쯤 보이지 않는다"라고 적혀 있다.

또 메시지에는 "한 번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한 남성이 비명을 지르는 것을 들었다. 체온을 재려고 할 때 저항하면 전염병 예방 요원들이 욕설을 퍼붓고 구타했다"는 내용이 담겨, 고문이 자행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가파르의 가족들은 4분38초 분량의 이 영상을 끝으로 그의 모습을 더이상 보지 못했다.

신장 자치구 쿠차(庫車) 출신인 그는 중국 남부 광둥(廣東)성 포산(佛山)시에서 패션 모델로 활동하다가 지난 2018년 마약 투여 혐의로 16개월형을 선고 받았다. 올해 1월 복역을 마친 그는 포산에서 최서단 신장으로 강제송환됐다.


이 같은 의혹에 대해 중국 정부는 "가파르가 합법적으로 구금됐다"고 해명했다.

중국인민공화국 감옥법 제37조에 따르면 당국은 석방된 죄수들이 '재정착'(resettlement)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가파르가 자해하고 경찰의 공무집행을 방해해 법적 조치를 취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BBC는 "중국 정부가 '재정착'이란 표현을 쓴 점을 고려할 때, 최근 몇 년간 100만명 넘는 무슬림 위구르인들이 억류된 수용소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마야 왕 휴먼라이츠워치(HRW) 중국 선임연구원은 이에 대해 "중국 경찰은 감금을 고문 수단으로 악용한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또 신장에 사는 이슬람 교도들을 박해해 왔다. 이를 감안할 때 가파르에 대한 중국 당국의 설명에는 설득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불법 감금 여부와 별개로 수용소의 환경이 코로나19 확산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 조지타운대학의 제임스 밀워드 교수는 "전염병센터에 많은 사람들이 밀집돼 있고, 비위생적인 데다, 50~60명이 같은 접시를 쓰고 있다. 코로나19가 퍼지기 좋은 환경"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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