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 집회허가 비판받을만 하지만…정치 몰이는 안돼"
법조계 "두루 살폈는지 의문" "제출 증거로만 판단 한계"
"대중분노 활용해 삼권분립 외면…사법부 장악시도 우려"
뉴스1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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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 = 광복절 서울 광화문 집회 참석자 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잇따르면서 해당 집회를 허가한 법원 결정에 대한 비난이 가열되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판결에 대해 비판적인 견해를 낼 수는 있어도, 정치권 개입 등 외압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는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지난 14일 서울행정법원은 광복절 집회와 관련해 집회금지 조치 집행이나 효력을 정지해달라며 보수단체들이 제기한 신청 10건 중 7건을 기각했다. 우리공화당이 낸 1건은 심리하지 않고 각하 처분했다.
다만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부장판사 박형순)는 민경욱 전 미래통합당 의원이 이끄는 4·16부정선거국민투쟁본부(국투본)가 서울시의 옥외집회금지 처분 효력을 중지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일부 인용하고, 보수단체 일파만파가 신청한 집행정지 신청을 전부 인용했다.
재판부는 "코로나19 확산 우려가 있음이 객관적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신고된 집회 시간보다 실제 집회 시간은 4~5시간으로 비교적 짧고, 100여명의 소수 인원이 참석해 사회적 거리두기 준수에 어려움이 없다고 판단해 집회를 허용했다.
그러나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가 무대에 오른 일파만파의 '문재인 퇴진 8·15 범국민대회'는 애초 100명이 참가 신고를 해 허가를 받은 집회였지만, 다른 집회의 서울 도심 개최가 금지되며 수천명의 인파가 이 집회장소 주변으로 몰려들어 혼란을 빚었다.
이후 법원의 결정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8·15 광화문 시위를 허가한 판사의 해임 청원' 게시글이 23일 기준 23만명을 돌파했다.
정치권에서도 비난이 거세다.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날(22일) 박 부장판사를 향해 "국민들은 그들을 '판새(판사 새x)'라고 한다. 판사봉을 잡고 또 다시 국정을 농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박형순 금지법'(집회시위법 및 행정소송법 개정안)도 발의했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법리와 논거를 떠나 법원 결정에 따라 공공에 돌이킬 수 없는 위기가 초래됐다면, 먼저 국민 앞에 사과하고 유감을 표명하는 것이 먼저"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결정이 지나치게 낙관적인 판단이라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재경지법의 한 판사는 "집행정지 결정에 아쉬운 측면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행정재판 역시 다른 재판과 마찬가지로 당사자가 제출한 증거만을 기초로 판단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도 "집회 행태, 방역수칙 준수여부, 당시 상황 등을 두루 살펴 판단을 내렸는지 의문스럽다"며 "다만 광복절 집회 주최 측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수칙을 어기고, 전 목사가 약속을 지키지 않아 문제가 더 커진 것"이라고 말했다.
◆ "정치적 중립성 뒤흔들어선 안돼…제도 개선해야"
다만 사법부의 결정에 대해 정치권 등에서 비난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목소리를 모았다.
국회 보좌진 출신 한 변호사는 "대중의 분노와 국민청원이라는 플랫폼을 활용해 정치적 비판자에 대해 사적으로 제제를 가하려는 의도로 보인다"며 "삼권분립의 원칙을 외면하고 행정부가 사법부를 장악하려는 모습이 매우 우려스럽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판사도 "재판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재판부를 흔들고, 재판의 기능을 공격하면 법원의 분쟁해결 기능을 파괴될 수 밖에 없다"며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갈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김종민 법무법인 동인 변호사도 "사법기관의 결정 등에 대해 정치적으로 몰아가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광복절 집회에 참여했다는 이유 만으로 전주지역의 교회와 목사의 자택, 휴대폰 등에 대해 압수수색을 한 것이 그 사례"라고 했다.
수도권 지역의 한 검사도 "마음에 들지 않는 판결, 결정이 있다고 하더라도 판사 개인의 정치적 중립성을 뒤흔들어서는 안 된다"며 "이번 행정법원의 사례에서 보듯이 실제 집행정지나 본안의 결과와 같은 경우에는 절차적인 요건을 바꾸자고 제안하는 등 제도적인 부분을 개선해나아가는 것이 맞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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