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의사와 전공의 집단진료거부가 시작된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한 환자가 휠체어에 앉은 채 전광판 앞에서 생각에 잠겨있다. /사진=뉴스1
의사협회(의협)가 결국 '전국의사총파업'에 나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국면에서 정부는 의협과 협의에 나섰지만 파국을 막지 못했다. 끌려가는 협의라는 비난을 감수하면서 엄단하겠다는 의지도 밝혔지만 '파업'에 나선 이들에게 내민 카드는 '업무개시명령'이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26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26일 오전 8시를 기해 수도권 소재 수련병원에 근무 중인 전공의·전임의를 대상으로 즉시 환자 진료업무에 복귀할 것을 명령했다"며 "수도권 수련병원의 응급실과 중환자실부터 현장조사를 통해 근무여부를 확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공의와 전임의가 개별적으로 업무개시명령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형사법과 행정처분 등의 조치가 가능하다.

의료법에 따르면 업무개시명령을 특별한 이유 없이 이행하지 않으면 최대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형이나 1년 이하 의사 면허정지 행정처분이 내려진다. 금고 이상의 형을 받으면 의사면허가 취소된다.


그렇다면 의협이 주장하는 '파업'이라는 용어가 맞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의협을 비롯해 각종 매체들이 받아쓰는 의사들의 '파업'은 현행법과는 괴리가 있다.

파업은 노동법상 노동 관련 교섭 과정에서 발생한다. 다시 말해 의사들의 진료거부는 개별 일탈일 뿐 노동3권에 해당하지 않는다. 단체행동권을 좁혀서 볼 때 파업은 사업장(교섭상대)을 중심으로 하는 것이다.


이 지점에서 의사들이 간호 인력의 노동권을 무시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간호사 등 다수의 보건의료 인력은 자신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의사들의 진료거부로 자동 휴직에 들어간 셈이다.

엘리트 집단인 의사들은 왜 파업이라는 용어를 내걸었을까. '파업'은 그동안 노동권이 제대로 보장되지 않은 한국 사회에서 부정적으로 쓰였다. 이에 대해 노동계의 한 관계자는 "우리 사회에서 파업이 주는 사회적 파급효과를 노린 것 아니겠냐. 스트라이크(Strike)는 사회적 약자인 노동자가 할 수 있는 최후의 수단인데 의사들이 과거는 물론 현재도 사회적 약자인지 되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과거 '필수공익사업'에 병원을 포함시켰다. 국민의 생명을 다루는 진료 행위는 전기, 통시, 철도처럼 긴급하고 중요해서다. 필수공익사업 지정 과정에서 의사들은 의료수가 보장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번 의사들의 집단 진료거부는 과거 행위와는 차이가 있다. 진료거부에 앞서 단계적으로 수위를 높였는데 그 과정에서 정부 정책에 반하는 헌법소원 등 취할 수 있는 법적 행위를 생략했다. 또 다른 하나는 의협이 전문의가 아닌 전공의(인턴·레지던트)를 내세웠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의료계의 한 관계자는 "보건복지부와 정세균 총리 등이 막판까지 협의했지만 최대집으로 대표되는 의협은 협의 과정을 명분 쌓기용으로 챙겼다는 의구심이 든다. 코로나 시국에 최대집호가 일종의 실력 발휘를 한 것"이라면서 "코로나 재확산 상황에서 할 수 있는 법적 퍼포먼스를 건너뛴 것도 집단 이기주의 비난을 사전에 메스로 도려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광복절 이후 코로나19가 재확산되는 상황 속에서 의협을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보건의료노동조합은 25일 성명에서 “의사협회를 비롯한 의사 단체들은 즉각 집단휴진을 중단하고 코로나19 2차 대유행과 이로 인한 의료붕괴 위험에 맞서 함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인의협)도 24일 "지금은 코로나19 대유행 위기를 앞둔 심각한 상황"이라며 "이런 시점에서도 계속되는 의사 파업은 말 그대로 환자의 목숨을 직접적으로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시민단체는 24일 최대집 의사협회(의협) 회장을 공무집행방해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이들은 "최 회장이 자신이 속한 특정집단(의협)의 위력을 내세워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볼모로 정부와 거래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코로나19 예방수칙, '의무'이자 '배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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