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왼쪽)과 고노 다로 일본 방위상. © AFP=뉴스1

(서울=뉴스1) 배상은 기자 = 미·중 갈등이 첨예화하는 가운데 미·일 국방장관이 최근 괌에서 전격 회동했으나 한국은 불참한 것을 두고 뒷말이 계속되고 있다.

당초 한·미·일 3국 국방장관 회담으로 추진됐던 회담이 끝내 미일 양자로 열렸기 때문이다.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과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은 29일(현지시간) 괌 앤더슨 공군기지에서 만나 북한 미사일·대량살상무기(WMD)와 중국의 군사적 위협 등을 논의했다.


일본 NHK에 따르면 양 장관은 이날 회담에서 "북한에 대해 모든 사거리의 탄도미사일을 완전히 불가역적으로 폐기하는 방향으로 유엔 안보리 결의를 완전히 이행해야 한다"는데 합의했다.

또 최근 중국이 남중국해를 향해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가운데, 중국의 미사일 위협을 대비한 통합 미사일 방어망 구축과 정보·감시 협력도 논의했다.


북한과 중국 등 우리 안보와 직결된 이슈에서 한국만 제외된 모양새가 되면서 일각에서는 동북아 군사적 긴장이 심화하고 있는데 정작 한국은 한미일간 군사협력에서 소외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애초에 한미일 3국 국방장관 회담을 제안한 것은 한국이였다.


싱가포르에서 매년 열리던 아시아안보회의 '샹그릴라 대화'가 코로나19로 열리지 않게 되자 지난 5월 3국간 회담를 먼저 제안한 것이다. 미국도 에스퍼 장관의 괌, 하와이 순방을 계기로 괌이나 하와이에서 한미일 국방장관 회동을 희망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미중 사이에서 '전략적 모호성'을 견지 해온 우리 정부가 중국과 북한을 의식해 불참한 것으로 보인다"며 "북한의 공동 연락사무소 폭파, 양제츠 방한 등의 정세 속에서 북한의 공세에 대한 부담도 작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을 통해 사드 갈등으로 약화된 한중관계의 완전한 복원과 꽉 막힌 남북관계도 동시에 푼다는 계획을 추진중인 우리 정부로서는 이번 회담에 참가하는 것 자체가 부담이었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다만 이번 괌 회동에서 빠진 데 대해 우리 정부는 코로나19 재확산 상황을 배경으로 설명하며 한미일 3국 국방장관 회담 일정 협의는 여전히 진행중에 있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군 관계자는 "3국은 한미일 안보협력 중요성에 공감하고 있는 만큼, 향후 실무협의를 통해 3국 장관회담 개최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외교가에서는 상황이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는 한 한미일 3국 회담이 이른 시일내에 이뤄질 가능성은 낮다는 게 의견이 지배적이다. 동시에 한국이 과연 언제까지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할 수 있겠냐는 회의론도 제기된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미국 입장에서 한국 정부의 최근 태도는 결국 중국 경사로밖에 보일 수 없어 상당히 힘든 상황"이라며 "언제까지 모호성을 보일 수 있을지 우려스럽다. 결국은 선택해야하는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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