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0.9.21/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정연주 기자,김일창 기자,이균진 기자,한재준 기자 = 추미애 법무부장관은 21일 여당이 추진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개정안에 대해 "공수처법은 완벽성보다 신속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출범해서 시행착오가 있으면 고쳐나가면 된다"며 힘을 실었다.

추 장관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공수처법 개정에 대해 "법안 자체가 (공수처장후보 추천위 위원 추천) 권한을 행사하지 않을 경우 보완적으로 (실시하는 법안)"이라면서 이렇게 말했다.


민주당은 이날 법사위에 여야 교섭단체 각 2명인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 몫을 국회 몫 4명으로 바꾸는 내용을 골자로 한 김용민 의원의 공수처법 개정안을 상정했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야당의 추천위원 없이도 공수처가 출범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추 장관은 "(국민의힘이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을) 추천하지 않는 방식으로 좌초하거나 지연하는 것은 대의민주주의 원리에 반한다. 소수가 국민 다수가 원하는 것을 배제하는 것도 비민주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날 오후 '제2차 국가정보원·검찰·경찰 개혁 전략회의'에 참석한 후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을 공유하며 "대통령께서는 개혁 법안에 대해 정부 차원에서 수십회의 협의 과정을 거치고 탄생한 것인 만큼 일단 선(先)시행이 중요하다, 그리고 그것을 뿌리내리게 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강조하셨다"고 전했다.

검경수사권 개혁 하위법령인 '검사와 사법경찰관리의 상호협력과 일반적 수사준칙에 관한 규정(대통령령)'에 대해서는 "(문 대통령은) 수사준칙은 대통령이 권한을 가지고 있으니 시행착오가 있다면 대통령께서 얼마든지 시정할 수 있다는 것을 감안해달라는 취지로 말씀하셨다"고 했다.


김진애 열린민주당 의원이 이날 개혁 전략회의를 거론하며 "청와대에서 권력 개혁의 중심을 추 장관께서 잡아달라는 신임을 표현한 것으로 보는 것이 맞냐"고 묻자 추 장관은 "아마 가장 먼저 (개혁 법안을) 실천해야 할 부죠. 그래서 조금 무게감이 실리지 않았나 싶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공수처법이 위헌 소지가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공수처 출범 전에 개정안을 논의하는 것 또한 문제 삼았다.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은 추 장관에 "지난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공수처법을 통과시킬 때 여당이 세운 논리는 공수처장 후보 임명시 야당이 반대하면 임명이 안되도록 하겠다고 적극적으로 홍보했다"며 "당시 패스트트랙 통과를 위해 여당이 허위로 말한 것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같은 당 유상범 의원은 공수처가 '규칙제정권'을 가지는 점 등을 지적하며 '위헌'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공수처의 수사 대상 중 고위공직자에는 수사권만 있고, 판사와 검사에 대해선 수사권과 기소권도 있다. 서로 다른 권리를 보유한다는 것도 위헌"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조재연 법원행정처장은 "그 수사기구에 자체적인 규칙제정권을 부여하는 것이 타당한지에 대해서는 논의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저의 개인적인 의견"이라고 다소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여야 간사간 신경전도 있었다. 야당 간사인 김도읍 의원이 대통령 특별감찰관 임명과 동시에 공수처법을 이행하자는 의견을 전하자 여당 간사인 백혜련 의원이 "우리가 원하는 것이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설득해달라"고 응수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법제처장 등을 향해 공수처법에 대한 의견을 물으며 공수처법의 개정 명분을 다지는 데 주력했다.

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야당이 반대한다고 국회에서 다수결로 통과된 것이 안 지켜진다면 윤창호법 반대한 사람이 법 안 지키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라며 "헌재가 조속한 결론을 내달라"고 했다.

그러면서 "9월 중에 야당이 협조하지 않으면 10월은 국감기간이라 사실상 불가능하고 11월은 예산국회다. 야당이 안건조정위에서 발목이라도 잡으면 어쩌나"라고 우려했다.

김도읍 국민의힘 간사와 유상범 의원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2020.9.21/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신동근 민주당 의원은 윤석열 검찰총장의 부인과 장모 의혹 관련 검찰 수사가 지연되는 점을 거론해 '제 식구 감싸기'라며 질타했다.

이에 추 장관은 "고발된 사건에 대해 뭐라고 말할 수는 없다"면서도 "검찰 개혁은 검찰이 자초했다. 성역 없는 수사를 통해 경제 정의와 사법 정의가 회복돼야 한다는 것을 검찰 구성원들이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고 생각한다. 저도 지켜보겠다"라고 했다 .

야당 의원들은 법사위에 출석한 서욱 국방부장관에게 추 장관 아들 군 생활 특혜와 관련해 집중 질의했다.

이 과정에서 추 장관이 마이크가 켜진 줄 모르고 야당 간사인 김도읍 의원을 비하하는 발언을 했다가 사과하는 일이 벌어졌다.

추 장관은 당시 정회가 선포된 직후 서욱 국방부 장관의 '많이 불편하죠?'라는 말에 "어이가 없다. 저 사람(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은 검사 안하고 국회의원 하기를 참 잘했다"라며 "죄 없는 사람을 여럿 잡을 거 같다"고 말했다. 해당 발언은 마이크를 타고 그대로 중계됐다.

이에 국민의힘 의원들이 추 장관의 사과를 촉구했고, 추 장관은 "원만한 회의의 진행을 위해 유감스럽다. 송구하다"고 했다. 당사자인 김 의원은 "추 장관이 유감을 표명하면서도 '회의의 원만한 진행을 위해'라는 전제를 달았다"며 "추 장관은 국민에게 피로감 주고 분노하게 한다. 참으로 모욕적이지만 이해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한편, 추 장관은 장혜영 정의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차별금지법에 대해 "추세적으로 현재 시점에서 있을 수 있는, 있어야 하는 법안"이라고 했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