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국무총리가 지난 3월8일 오전 대구시청 상황실에서 '마스크 5부제' 시행에 대한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하고 있다. 2020.3.8/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 정세균 국무총리는 29일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두고 대구·경북 시민들에게 "7개월이 지난 지금 돌이켜봐도, 참으로 감사할 일이고 또 자랑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며 특별히 감사 인사를 전했다.

정 총리는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특별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갑작스러운 확산으로 큰 고통을 겪으셨던 대구시민·경북도민 여러분께 애정을 담아 인사드린다"며 이같이 적었다.


정 총리는 우선 특별방역 기간으로 지정된 이번 연휴 동안 가족·친지 간 만남을 제한하는 데 대해 "마음이 참으로 무겁다. 오랜만에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을 기다려왔던 국민들께서 아쉬움을 느끼고 계실 것"이라며 "우리 가족·친지, 공동체의 생명을 지키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음을 널리 이해해주셨으면 한다"고 운을 뗐다.

이어 "멀리서 가족을 그리워하는 '망운지정(望雲之情)'의 마음으로, 이번 추석을 보내주셨으면 좋겠다"며 "영상통화로 서로의 얼굴을 맞대고 그동안 못다 한 이야기를 나누셨으면 한다. 부모님의 건강을 기원하며, 다음 명절에는 볼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모아갔으면 한다"고 했다.


정 총리는 특히 지난 2월 갑작스러운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은 대구·경북 시민들을 언급하면서 감사를 표했다. 정 총리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본부장으로서 당시 19일간 현장에 머물며 방역을 지휘한 바 있다.

정 총리는 "목련은 대구를 상징하는 시화(市花)다. 겨울 추위를 뚫고 새하얗게 피어나, 따스한 봄을 알리는 꽃이 바로 목련"이라며 "추위를 뚫고 피어난 목련처럼 대구시민·경북도민 여러분들께서 지난 2월 대구·경북 지역에 확산된 코로나19 위기를 이겨내셨다. 텅 비었던 대구 동성로도 예전의 모습을 되찾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7개월이 지난 지금 돌이켜봐도, 참으로 감사할 일이고, 또 자랑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위기 상황에서 높이 올려진 '대구의 품격'은 지금 'K-방역'이라는 이름으로 전 세계에 '대한민국의 자존심'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그때의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정부에서도 2주간의 추석 특별 방역을 통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정 총리는 "지금 어려운 상황이 하루빨리 끝나고, 예전처럼 마스크 없이 가족·친지 간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함께 희망한다. 거리는 멀어도, 마음은 가까이하는 뜻깊은 추석 보내시기 바란다"면서 김승희 시인의 '그래도라는 섬이 있다'는 시를 소개했다.


다음은 김승희 시인의 '그래도라는 섬이 있다' 전문

▶가장 낮은 곳에
젖은 낙엽보다 더 낮은 곳에
그래도라는 섬이 있다
그래도 살아가는 사람들
그래도 사랑의 불을 꺼뜨리지 않는 사람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섬, 그래도
어떤 일이 있더라도
목숨을 끊지 말고 살아야 한다고
천사 같은 김종삼, 박재삼,
그런 착한 마음을 버려선 못쓴다고
부도가 나서 길거리로 쫓겨나고
인기 여배우가 골방에서 목을 매고
뇌출혈로 쓰러져
말 한 마디 못 해도 가족을 만나면 반가운 마음,
중환자실 환자 옆에서도
힘을 내어 웃으며 살아가는 가족들의 마음속
그런 사람들이 모여 사는 섬, 그래도
그런 사람들이 모여 사는 섬, 그래도
그 가장 아름다운 것 속에
더 아름다운 피 묻은 이름,
그 가장 서러운 것 속에 더 타오르는 찬란한 꿈
누구나 다 그런 섬에 살면서도
세상의 어느 지도에도 알려지지 않은 섬,
그래서 더 신비한 섬,
그래서 더 가꾸고 싶은 섬, 그래도
그대 가슴속의 따스한 미소와 장밋빛 체온
이글이글 사랑에 눈이 부신 영광의 함성
그래도라는 섬에서
그래도 부둥켜안고
그래도 손만 놓지 않는다면
언젠가 강을 다 건너 빛의 뗏목에 올라서리라,
어디엔가 걱정 근심 다 내려놓은 평화로운
그래도, 거기에서 만날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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