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시민단체 회원들이 서울 종로구 광화문 세종로공원에서 제주 제2공항백지화전국행동 출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2019.11.7/뉴스1DB

(세종=뉴스1) 한종수 기자 = 제주 제2공항 건설을 놓고 지역 찬반 갈등이 여전한 가운데 논란의 불씨가 환경부로 옮겨붙고 있다. 환경부가 제2공항 사업 전략환경영향평가와 관련한 갈등조정 협의체를 구성해야 함에도 법규도 파악 못한 채 방관하고 있다는 주장이 최근 국정감사를 시작으로 제기되면서다.

논란의 발단은 지난 7일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다. 당시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감 막바지에 조명래 환경부 장관에게 제주 제2공항 건설 전략환경영향평가와 관련한 환경영향갈등조정협의회 구성 계획 여부를 질의했다.


질의의 요지는 환경부 예규 제620호 '환경영향평가서 등에 관한 협의 업무처리 규정'에 따라 환경부 장관이 전략환경영향평가 때 환경적으로 중대한 영향이 예상되는 사업을 중점평가사업으로 지정할 수 있고, 중점평가사업으로 지정된 사업지역에 합동 현지조사 및 환경영향갈등조정협의회 구성·운영할 수 있도록 했는데 왜 이런 절차를 밟지 않느냐는 것이다.

제주 제2공항 건설촉진 범도민 연대가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2020.2.19/뉴스1DB


논란은 환경부 장관의 답변이 알려진 이후 커졌다. 조 장관이 윤 의원으로부터 협의회 구성 필요성을 요구받자 "환경영향갈등조정협의회는 전략환경영향평가가 아닌 환경영향평가 단계에서 하는 것이다"라며 '협의체 구성 시기상조' 취지로 답변하면서다.

하지만, 법규에는 환경영향평가 전 '전략'환경평가 단계에서 협의체를 구성할 수 있는 게 맞고, 조 장관의 답변이 틀렸다는 것이 재확인되자 전국 290여개 단체가 모인 '제주 제2공항 백지화 전국행동'이 논평까지 내면서 협의체 구성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지난 8일 논평에서 "조 장관의 답변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환경부가 제작한 전략환경영향평가 매뉴얼 제1편 3장에도 중점검토 대상 지역 규정이 나와 있는데 본인들의 예규와 매뉴얼을 모르고 있었다"고 꼬집었다.

이들은 이어 "제주 제2공항 피해지역 주민들은 지속해서 '합동 현지조사'와 '환경영향갈등조정협의회' 구성을 환경부에 요구해 왔다"며 "그동안 환경부가 묵묵부답이었던 이유가 자신들이 만든 예규를 잘못 알았기 때문이라니 황당하기 그지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환경부는 지금 즉시 제2공항 건설사업에 대해 중점 평가 사업 지정과 환경영향갈등조정협의회 구성을 이행해야 한다"며 "또 그동안 이를 모르고 하지 못했다는 것에 대해 제2공항 피해 지역 주민들에게 공개 사과하라. 조명래 환경부장관은 이에 대해 직접 입장을 밝히라"라고 촉구했다.

조명래 환경부 장관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의 환경부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답변 자료를 확인하고 있다. 2020.10.7/뉴스1DB


통상 국감 때는 피감기관이 각 의원실로부터 주요 질의서를 전달받아 장관 답변서 등을 사전 준비하는데, 윤 의원의 질의를 인지하고도 장관 답변을 제대로 준비 못 한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만약 사전에 인지하지 못한 질의였더라도 장관이 모든 예규까지 알 수 없는 이상 "한번 살펴보겠다"라는 식으로 에둘러 답변할 수도 있었지만, 그날 국감장에 함께 착석한 담당 국장도 장관의 틀린 답변이 맞다고 해 '업무파악 허술' 비판은 피할수 없게됐다.


이를 의식한 듯 환경부는 시민단체의 성명 발표 후 보도 설명자료를 내고 "환경갈등조정협의회는 환경부 예규에 따라 전략환경영향평가와 환경영향평가 협의 단계에서 모두 구성이 가능하다"면서 "다만 국토부·제주도·도의회·지역주민 등 당사자 간 갈등 해소 노력이 진행 중이므로 이를 지켜본 후 검토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환경부와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두 부처는 제주 제2공항 건설계획에 대한 전략환경영향평가 협의를 하고 있다. 국토부는 지난해 9월23일 환경부에 전략환경영향평가서를 제출했고, 환경부는 내용이 부실하다며 10월31일에 보완 요구를 했다.

이후 다시 제출된 평가서는 같은해 12월19일 재보완 요구와 올해 6월12일 추가보완 요청까지 한 상태이며, 환경부는 제출된 보완서를 전문기관과 함께 면밀하게 검토해 협의해 나갈 계획이다.

제주 제2공항 예정지.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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