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보건복지위원회가 지난 13일 진행한 식품의약품안전처 국정감사는 의약품 안전이 최대 관심사였다. 백색입자가 생긴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문제는 여야를 가리지 않고 지적이 쏟아졌다./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음상준 기자,이영성 기자,이형진 기자 = 국회 보건복지위원회가 지난 13일 진행한 식품의약품안전처 국정감사는 의약품 안전이 최대 관심사였다. 백색입자가 생긴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문제는 여야를 가리지 않고 지적이 쏟아졌다.

인터넷을 통해 불법으로 판매되는 의약품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낙태약·각성흥분제 등이 대표적이며, 최근 이용자가 급증한 중고거래 플랫폼이 새로운 유통 채널로 악용되고 있다.


수급 부족에서 과잉 생산으로 환경이 변한 마스크 문제도 비판을 피해 가지 못했다. 하지만 이목을 끌 만한 상황은 연출되지 않았다. 지난 7~8일 보건복지부 및 질병관리청에 이어 식약처 국감도 큰 한방은 없었다.

◇백색입자 독감백신·의약품 불법판매 관심…안전 강조한 여야 의원들


여야 의원들이 관심을 보인 분야는 의약품 안전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와 인플루엔자(독감)이 동시에 유행하는 트윈데믹이 우려되는 데다, 독감백신 안전성 문제까지 터지면서 자연스럽게 관심이 쏠린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일~8일 복지부 및 질병청 국감에서는 상온에 노출된 독감백신 폐기를 놓고 여야 의원들이 이견을 보였지만, 식약처 국감에서는 정부의 관리 소홀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비교적 일치했다.

질병청 국감 때 상온 노출 독감백신을 수류탄에 빗댄 강기윤 국민의힘 의원은 이번 식약처 국감에서는 백색입자가 생긴 백신을 상한 밥에 비유해 식약처를 질타했다. 앞서 식약처는 문제가 된 독감백신은 주사기와 백신 물질의 상호작용에 의해 백색입자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강기윤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식약처 국정감사에서 "지은 밥이 상했더라도 그 안에 탄수화물 절대량은 똑같다"고 주장했다.


강기윤 의원은 "과연 국민들이 상한 밥을 먹을 수 있겠느냐"며 "백신 효과에 변함이 없다, 안전하다고 해도 국민들이 이를 어떻게 믿드냐"고 따져 물었다. 그러자 이의경 처장은 "국민께서 오해할까 봐 말하자면 상한 밥으로 비유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과학자이자 약학 전공자로 말하자면, 외부에서 이물질이 들어가지 않았고 내부 단백질이 응집한 현상이라고 전문가들이 말하고 있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여당 의원들도 식약처에 쓴소리를 했다. 서영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상온 노출 사고로 독감백신 예방접종이 일시적으로 중단됐고, 다시 접종을 시작하기 전에 백색입자 사고까지 발생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또다시 독감백신 안전에 논란이 불가피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독감백신에 백색입자가 생긴 것에 국민 우려가 크다"며 "문제가 된 한국백신 백신은 불용성 미립자 크기가 크고 그 수치도 다른 제품보다 높았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의경 처장은 "해당 사건이 발생하자마자 조사를 진행했다"며 "밀봉포장에 문제가 없었고 단백질이 응집하더라도 인체에 유해성이 없다는 점은 과거에도 유사한 사례가 있었고 이미 알고 있는 정보였다"고 해명했다. 이어 "내부에서 수차례 회의하면서 인체 유해성은 크지 않고 시급한 안전 문제도 없었다"며 "유통 단계와 제조공장 조사, 수거검사 등 완벽하게 조사했다"고 덧붙였다.

청소년 독감 백신 무료 접종이 시작된 13일 오후 대전 서구 한국건강관리협회 대전충남지부에서 시민들이 독감 예방 접종을 하기 위해 접수표를 들고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뉴스1 © News1 김기태 기자

◇중고거래 플랫폼 의약품 거래에 악용…당근마켓 대표 "원천 차단하겠다"

낙태약과 각성·흥분제 등이 인터넷에서 불법적으로 판매되고 있으며, 중고거래 플랫폼이 판매 창구로 악용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고영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감 질의에서 "국내에서 낙태 유도제가 허가를 받지 않았는데도 온라인에서 버젓이 팔리는 것에 대해 식약처는 그동안 어떤 대응을 했느냐"며 "발기부전 치료제와 함께 각성·흥분제 판매도 급증하는 상황"이라고 따져 물었다.

그는 "각성·흥분제는 성범죄를 목적으로 구매할 가능성이 높다"며 "지난해 초 승리와 정준영 등 연예인들이 연루돼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일명 버닝썬 사건 때도 발기부전 치료제와 물뽕 같은 각성·흥분제 등이 클럽에서 불법적으로 유통돼 사회적 문제를 일으켰다"고 강조했다.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종고거래 애플리케이션인 당근마켓에서 중고 의약품인 식욕억제제 디에타민을 적접 구매했다"며 "마약류관리법에 의한 향정신성 전문의약품이자, 필로폰 중독자 사이에서 마약 대체재로 쓰이는 의약품"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국감 증인으로 출석한 김재현 당근마켓 대표는 "서비스 초기부터 신고 기능을 통해 조치하고 있지만 운영 인력이 부족해 미흡한 부분이 있었다"며 "최근에 기술적인 보완을 많이 했고, 원천적으로 해당 거래를 차단하고 있는 만큼 이런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서정숙 국민의힘 의원은 "(자극제 또는 욕구 억제제인) 에페드린을 불법적으로 구입해 함부로 투약하면 부정맥으로 급사할 수 있다"며 "현재도 불법 의약품 유통 사이트를 통해 손쉽게 구매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보건용(KF) 마스크를 마트, 온라인 등 다양한 판매처에서 자유롭게 구매할 수 있게된 지난 7월 서울 종로구 한 편의점에 KF마스크가 진열돼 있다./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마스크 부족→과잉 생산…중국산, 박스갈이로 국내산 둔갑했다

여야 의원들은 또 이날 국감에서 마스크 과잉 생산과 박스갈이, 매점매석 등 각종 마스크 문제를 지적하고 나섰다. 박스갈이는 원래 상품을 포장한 박스를 다른 상자로 바꿔서 원산지 또는 유통 기한을 속이는 행위다.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은 국감 증인으로 출석한 김진태 지오영 대표에게 "계약서도 없고 긴급 조치에 따라 공적판매처에 마스크를 공급했는데, 지금 재고가 3300만장으로 알고 있는데 맞느냐"고 질의했고, 김진태 사장은 "네"라고 답변했다.

그는 이어 "수많은 마스크 생산업체를 어떻게 할 것이냐"고 이의경 식약처장에게 재차 물었다. 이의경 식약처장은 "생산량을 매주 발표하고 있으며, 이는 시장에 보내는 신호"라고 설명했다. 이어 "마스크 업자들이 해외에 수출할 수 있도록 산업통상자원부와 계속 논의하고 설명회도 진행했다"며 "마스크 제품을 다변화하고 의료용 마스크 특화하도록 새로운 카데고리를 만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말 188개소였던 의약외품 마스크 수입 및 제조업소가 올해 9월 말에는 627개소로 약 3.3배로 증가했다"며 "앞으로 수출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원이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오후 국감 질의에서 중국산 마스크를 한국산으로 둔갑해 판매하는 일명 박스갈이 문제를 지적했다. 김원이 의원은 "(전자상거래업체)알리바바와 중국 홈쇼핑 등에서 KF94 마스크를 판매하고 있다"며 "이 제품이 식약처 인증을 받은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그는 이어 "의약외품이 아닌 마스크는 식약처 관리가 되지 않고 있고, 일명 박스갈이도 벌어지고 있다"며 "그 양이 얼마인지 아무도 모르며, 중국산 마스크를 국산처럼 속이는 행위가 벌어지는데 단속을 하느냐"고 지적했다.

이의경 식약처장은 "KF94와 90 표시를 하려면 식약처 허가를 받아야 하며, 그렇지 않은 것은 적합한 제품이 아니다"며 "수입 현황을 파악하겠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잘못된 판단으로 지난 2~3월 국민들이 마스크를 구매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는 지적에는 "구매 5부제를 도입해 모든 국민이 형평성 있게 사도록 했다"며 "그 결과 마스크 공급이 원활해지는 토대를 마련한 것은 업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물러서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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