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종구 전 하이마트 회장. 2012.11.20/뉴스1

(서울=뉴스1) 이세현 기자 = 인수합병(M&A) 과정에서 회사에 수천억대 손해를 끼치고 760억원 상당의 조세를 포탈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선종구 전 하이마트 회장이 대법원 판결로 2심 판단을 다시 받게 됐다.

대법원은 원심에서 무죄로 판단한 선 전 회장의 배임 혐의를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했다.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15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횡령) 등 혐의로 기소된 선종구 전 하이마트 대표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 벌금 20억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하이마트 소유의 부동산에 설정된 근저당권의 피담보채무에는 하이마트의 대출금 채무뿐 아니라 인수자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인 하이마트홀딩스의 대출금 채무도 포함됐다"며 "선 전 회장이 하이마트로 하여금 이 근저당권을 설정하게 한 행위는 대표이사로서의 임무를 위배해 인수자에게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게 하고, 하이마트에게 재산상 손해를 가한 것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하이마트 소유의 부동산이 인수자의 하이마트 인수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책임재산으로 제공돼 차후 이를 변제하지 못할 경우 환가처분 될 위험을 부담하게 했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인수자가 설립한 하이마트홀딩스는 특수목적법인에 불과해 피인수회사인 하이마트는 이 사건 합병에도 불구하고 실질적 가치 있는 재산을 얻은 것으로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선 전 회장은 2005년 하이마트 1차 M&A 과정에서 인수기업인 홍콩계 사모펀드 어피너티 에쿼티 파트너스(AEP)가 인수자금을 대출받는 데 하이마트 자산을 담보로 제공해 회사에 2408억원 상당의 손해를 끼친 혐의 등으로 지난 2012년 불구속 기소됐다.


또 AEP와 이면약정을 체결해 종업원 등 소액주주들에게 602억원 상당의 손해를 끼친 혐의와 이면약정으로 취득한 하이마트 100% 지배회사인 해외법인의 지분 13.7%에 대한 배당금 2058억원 중 1509억원을 자녀에게 증여하고 증여세 745억여원을 포탈한 혐의도 받았다.

이밖에 미국 LA 베버리힐스의 고급주택을 아들에게 사주고 차명부동산 처분대금을 불법증여하는 등 증여세를 포탈한 혐의, 신고없이 31억원 상당의 외화를 불법송금하고 시세차익을 노려 춘천 소재 골프장 개발지 부근 부동산 12필지(시가 6억5000만원 상당)를 차명취득해 명의신탁한 혐의로도 기소됐다.


1심은 미신고 자본거래로 인한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 일부 혐의에 대해서만 유죄로 인정해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회사에 수천억의 손해를 끼쳤다는 배임 혐의 등 나머지 대부분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2심은 베버리힐스 고급주택에 대한 증여세 8억원을 포탈한 혐의와 하이마트와 실제 시공사 사이에 자신이 소유한 건설회사를 끼워 넣은 혐의, 자신이 2000만원에 구입한 그림을 하이마트에 8000만원에 판매한 혐의를 유죄로 판단해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 벌금 20억원을 선고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차입매수(LBO) 방식의 기업인수에 관해 업무상배임죄의 성립을 긍정한 종전 대법원 판례 법리에 따른 판결"이라며 "피인수회사의 대표이사였던 선 전 회장에 대해 1차 인수합병(M&A)과 관련해 배임죄를 무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을 유죄취지로 파기환송한 사례"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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