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갈무리. 2020.10.27 © 뉴스1

(서울=뉴스1) 정윤미 기자 = 국민의힘이 27일 야당몫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 후보추천위원 2명을 추천하면서 출범이 지연되고 있는 공수처장 후보 추천 작업이 본궤도에 오르게 됐다.

이와 관련해 여당이 야당몫 위원들의 전력을 문제삼아 추천을 철회하거나 국회의장이 추천을 반려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서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여당이 주도해 통과시킨 법에 '여당몫 의원 2명'과 '야당몫 위원 2명'을 규정하고도 야당몫 위원들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야당의 추천권한을 무시하는 것은 과한 게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국민의힘은 이날 "국회를 더이상 정쟁의 장으로 내몰 수 없어서 대승적 결단을 내렸다"며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원 추천서(이헌·임정혁)를 국회에 제출했다.


이에 따라 공수처장 후보추천위는 공수처법이 국회를 통과한 지 약 10개월만, 공수처 출범 시한으로부터 약 3개월 만에 공수처장 추천을 위한 절차를 시작하게 됐다.

공수처법에 따르면 후보추천위는 법무부장관, 법원행정처장, 대한변호사협회장, 여당 추천 2인, 야당 교섭단체 추천 2인 총 7명으로 구성된다. 더불어민주당은 앞서 김종철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박경준 법무법인 인 대표변호사를 추천위원으로 선정했다.


민주당에서는 야당몫 위원 2명에 대해 인정할 수 없다는 반발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이헌 변호사가 4·16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을 당시 조사를 방해하며 활동의 걸림돌로 평가받은 전력을 문제삼고 있다. 이 변호사가 '공수처법이 헌법에 위반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추천위원회 안에서 할 수 있는 목소리를 내려고 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는 점도 비판 지점이다.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이날 박병석 국회의장에게 이들 2명의 추천을 반려해줄 것을 요청했다.


김 의원은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박병석 의장님, 국힘당이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으로 추천한 2명에 대해 그대로 위촉하지 말고 반려해달라"며 "이럴 때 권한 행사 해주시기 바란다"고 주장했다.

공수처법에 따르면 공수처장 후보추천위는 국회에 설치되며, 국회의장이 위원을 임명하거나 위촉하도록 했다.

최인호 민주당 수석대변인도 전날(26일) 페이스북 글에서 이 변호사를 겨냥해 "국민의힘은 공수처를 위헌기관으로 간주하는 인사의 추천 내정을 철회해야 한다"며 "공수처를 위헌기관으로 간주하는 사람이 위헌기관장을 제대로 추천하지 않을 것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에서는 야당몫 위원들까지도 자기들 입맛대로 선정하려는 오만한 태도라는 비판이 나온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2020.10.27/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이날 의원총회에서 여당의 이헌 변호사 비판에 대해 "여당에서 우리 당에 대해 협박적인 이야기를 한다"며 "자기들 마음에 드는 공수처장을 만들어서 또 한 번 쓸데없는 계획을 한번 이행해보자 하는 그런 뜻이 아니면 그와 같은 행위를 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의총에서 "수많은 사람 중 5명으로 후보군을 압축하고 적임자 두 분을 골랐지만, 민주당은 우리 당의 추천위원 선정까지도 자기들이 하려는 태도를 보인다"며 "국민을 졸로 보지 않으면 이런 발상을 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에서는 특히 여당이 자신들이 제1야당을 배제한 채 강행 처리한 공수처법에서 '야당몫 위원 2명'을 통해 야당의 거부권을 보장하고서도 이제 와서 공수처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는 데 더해 추천위원까지 개입하려 하자 발끈하고 있다.

민주당은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원 7명 중 6명 이상의 찬성으로 공수처장 후보를 추천하게 돼 있는 규정을 5명 이상으로 완화하려는 공수처법 개정안(김용민 의원 대표발의)을 발의해 법사위에 계류 중이다.

주 원내대표는 "거부권이 보장되기 때문에 절대로 대통령이 의중에 둔 사람이 (공수처장이) 될 수 없다는 말을 반복하다가 거부권이 마음에 안든다고 조항까지 바꾼다는 오만방자한 언행을 서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실제 민주당은 앞서 야당을 향해 야당몫 추천위원을 추천해줄 것을 압박하면서 '거부권'이 보장된다는 논리를 강조해 왔다.

더구나 이 변호사 등 야당몫 위원들이 법률적으로 자격에 문제가 있지도 않은 상황에서 민주당이 아직 벌어지지도 않은 공수처장 추천 절차 방해를 가정해 야당에 추천위원 철회를 요구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지적이다.

국회 법사위원인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민주당은) 그분이 추천위원으로 활동하기도 전에 예단을 가지고 국민에게 '이 분은 무조건 공수처장 추천하지 않을 사람'이라는 식으로 말한다"며 "이 변호사가 세월호 특조위 활동을 했다고 해서 공수처장 추천을 하는데 양심에 따라서 추천하지 않는다고 단정지어서는 절대 안된다"라고 강조했다.

유 의원은 이 변호사가 공수처를 위헌으로 생각한다는 점에 대해선 "대부분 헌법학자나 법률가는 공수처법의 많은 내용이 위헌이라고 하고 있다"며 "다만 그것은 법률적으로 하는 얘기고 (이 변호사도) 결국 공수처장의 정치적 중립성, 독립성을 충분히 지킬 수 있는 사람을 선발해야 한다, 이런 입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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