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 2020.4.26/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온다예 기자 = '라임자산운용(라임) 사태'를 둘러싼 여·야 정치인 로비의혹 수사에 속도가 붙는 모습이다.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을 중심으로 거미줄처럼 얽힌 정관계 로비 의혹을 파헤지기 위해 검찰은 관계자 소환조사, 압수수색 등을 통해 증거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라임사태를 수사하는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김락현)는 지난 2일 이강세 전 스타모빌리티 대표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김 전 회장과 여권 인사의 로비 의혹을 추궁했다.


당시 조사에서 검찰은 이 전 대표에게 '김 전 회장이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돈을 건넨 의혹'의 사실관계에 대해 집중적으로 물어본 것으로 파악됐다. 기 의원은 지난 2016년 김 전 회장으로부터 3000여만원의 불법정치자금과 맞춤형 양복을 받은 혐의로 올해 검찰 소환조사를 받은 바 있다.

'라임 수사팀'은 지난달 김 전 회장의 옥중 입장문이 공개된 뒤 사실상 새롭게 재편됐는데, 검찰이 이 전 대표를 불러 기 의원 관련 로비의혹을 재차 물은 것을 두고 검찰이 라임 관련 로비의혹을 전면적으로 다시 살펴보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검찰은 이 전 대표의 조사 상황을 영상녹화했다. 이 전 대표 측은 "진술조사를 할 때 영상녹화는 의무가 아니지만, 흔한 일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김 전 회장이 옥중 입장문에서 검찰의 짜맞추기 수사를 주장한 것과 관련해 혹시 모를 논란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인 것으로 풀이된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은 우리은행 본사를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진행해 관련 자료를 확보하고 있다. 검찰이 라임사태와 관련해 우리은행을 압수수색한 건 지난 2월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사의 모습. 2020.11.4/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검찰은 최근 전방위적인 압수수색을 통해 물적 증거도 모으고 있다. 지난 4일에는 서울 중구의 우리은행 본사와 로비대상으로 지목된 야당 정치인 A씨의 사무실과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다.

우리은행과 야당 정치인 A씨는 김 전 회장의 옥중 입장문에 등장해 논란에 휩싸였다.


김 전 회장은 지난달 16일 공개한 1차 옥중 입장문에서 "라임펀드 판매재개 관련 청탁으로, 검사장 출신 야당 유력정치인 변호사에게 수억원을 지급한 후 실제로 우리은행 행장과 부행장 등을 상대로 로비가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우리은행 등을 압수수색한 구체적인 이유를 밝히진 않았지만 김 전 회장의 옥중 입장문에 등장하는 로비의혹의 진위 여부에 대해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폭로 당사자인 김 전 회장에 대한 고강도 수사도 진행됐다. 서울남부지검 검사 향응·수수사건 수사전담팀(팀장 김락현 형사6부장)은 4일 김 전 회장을 상대로 '검사 술접대 의혹' 관련 3차 조사를 벌였다.

검찰은 3차 조사에서 '검사 술접대 의혹'을 비롯해 옥중 입장문을 통해 불거진 각종 의혹을 전반적으로 들여다 본 것으로 전해진다.

검찰이 여·야 구분하지 않고 로비의혹 당사자로 지목된 이들을 수사하며 수사가 탄력을 붙은 모양새지만, 당사자간의 진술이 엇갈려 난항도 예상된다.

로비 사건의 경우 뇌물을 공여한 당사자의 진술이 주요 증거가 될 가능성이 큰데, 진술이 엇갈릴 경우 검찰이 사실관계를 밝히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 전 대표가 김 전 회장이 기 의원에게 수천만원을 전달하는 모습을 직접 봤다고 검찰에 진술한 사실이 확인됐다'는 보도가 나오자 김 전 회장 측은 즉각 "사실이 아니다"라고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고 나섰다.

김 전 회장 측은 "기동민 의원에게 돈을 준 사실이 없으며 그 증거 또한 없다"고 반박했다.

기 의원 측 또한 2016년 국회의원에 당선되기 전에 이 전 대표와 김 전 회장을 만난 적은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양복을 받았을 뿐 금품수수 의혹은 전면 부인하고 있는 상태다.

우리은행 로비 의혹의 당사자로 지목된 A변호사 또한 "자문료를 받고 라임 관계사의 자문에 응한 적은 있지만 김 전 회장 등은 전혀 모른다"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 또한 로비의혹과 관련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