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나혜윤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미국의 제46대 대통령으로 확정되면서,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 추진에도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새롭게 출범하는 바이든 행정부가 외교·안보 정책을 재검토하고, 북핵 협상에 연착륙할 수 있도록 한미 간 보폭을 맞춰야 한다는 관측이다.

대선 기간 동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후보의 외교정책은 기조에서부터 큰 차이를 보여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임기간 동안 미국 대통령 최초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가졌고, 총 3차례나 '톱다운(Top-down)' 방식의 외교를 통해 '빅 딜'에 나선 경험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가장 큰 외교적 성과로 자부하면서, 재선 후 북핵 협상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것을 피력해 왔다.


반면 바이든은 실무협상 중심의 '바텀업(Bottom-up)' 방식으로 신중한 접근을 해야 함을 강조해 왔다.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의지를 실무협상에서부터 재차 확인한 후 협상에 임하겠다는 '신중론'을 바탕에 뒀다.

특히 바이든은 대선 전 마지막 TV토론에서 김 위원장을 '폭력배'라고 지칭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정당화했다고 비판해 향후 북미대화 재개가 쉽지만은 않을 것을 시사하기도 했다.


그는 또 선거 기간 유세 연설을 통해서도 전임 행정부의 대북 정책을 바꾸겠다는 의지를 수차례 피력했다. 또 '핵 능력 축소'와 같은 전제 조건이 충족되어야만 김 위원장을 만날 수 있다고 밝히는 등 신중한 대북정책 전개를 예고했다.

이 같은 바이든 당선인의 대북정책 기조를 볼 때, 새로운 행정부의 북핵 셈법은 기존의 트럼프 행정부가 걸어왔던 협상 가도에서 벗어나 한반도 정세에 새로운 변화를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우선 북미 모두 내년 1~2월까지는 내부 정비 기간을 가질 것으로 관측된다. 바이든 당선인의 경우 외교·안보 분야 참모 인선 및 대북정책 재검토 등에 시간 소요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 역시 새로운 행정부의 인적 구성을 관망하면서 내년 1월로 예정되어 있는 '제8차 당 대회' 준비에 당력을 총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내년 당 대회 이후까지 전략적으로 충분한 고민을 가진 뒤 본격적인 협상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김인태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통화에서 "북한이 지난 8월 '2021년 1월에 제8차 당 대회를 개최한다'라고 발표할 때부터 향후 북미 협상의 방향을 중장기적 관점에서 정한 것으로 보인다"며 "(북한이) 중장기적인 계획을 잡은 것이기에 (대선 결과에 따라) 북핵 관련 입장이 조기에 드러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우리 정부는 바이든 당선인이 북핵 문제를 재검토하고 참모진을 구성하는 동안, 대북정책 전반을 점검하고 새로운 전략을 세우는 등 '속도 조절'에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북 정책 주무부처인 통일부는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이행이라는 큰 기조는 바꾸지 않더라도, 세부적인 정책 추진에는 변화를 모색할 것으로 전망된다.

통일부는 새로운 행정부 출범에 대해 "유관기관, 국내외 여러 전문가들과 함께 동향을 지켜보고 있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유지하면서도, 이인영 통일부 장관의 방미 추진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전략 검토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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