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멕시코와의 평가전에서 2-3으로 패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 뉴스1

(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멕시코와의 평가전은 준비 과정부터 경기 자체까지 '우여곡절'이라는 단어 속에서 진행됐다. 철저한 방역 관리 속 순조롭게 펼쳐지는듯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와서 경기 무산 직전까지 갔다. 불행 중 다행으로 엉킨 길을 뚫고 킥오프를 성사시켰고 선제골까지 넣으면서 고생 끝 낙을 보는 듯 했으나 결과적으로 크게 졌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15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오스트리아 비너노이트슈타트의 비너노이트튜타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멕시코와의 평가전에서 2-3으로 패했다. 전반전에 선제골을 넣었으나 후반 들어 무너지면서 2020년 첫 A매치에서 쓴맛을 봤다.


지난해 12월 부산에서 열린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챔피언십에 이어 11개월 만의 공식전이고 손흥민(토트넘)을 포함해 황의조(보르도), 황희찬(라이프치히), 이강인(발렌시아) 등 해외에서 뛰고 있는 이들이 모두 가세한 것으로는 2019년 11월 아부다비에서 열린 브라질과의 평가전 후 1년 만이라 기대가 컸다. 무산 위기를 극복하고 성사된 경기이기도 했다.

14일 오전 오스트리아 현지에서 비보가 들려왔다. 대한축구협회는 "FIFA 규정에 따라 지난 13일 오전 1시 실시한 코로나19 검사에서 권창훈, 이동준, 조현우, 황인범과 스태프 1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면서 "5명 모두 특별한 증상은 없고 정해진 방역 지침에 따라 각자 방에서 격리 중"이라고 발표했다.


이어 후속 조치를 진행했다. 협회 측은 "14일 오후 4시 음성 판정을 받은 전원이 재검사를 받았다. 재검사 결과를 확인한 후 오스트리아 당국의 지침에 따라 멕시코축구협회, 오스트리아축구협회와 협의해 A매치 진행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알렸는데 경기를 희망한 상대의 희망을 받아들여 애초 계획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경기 호스트는 멕시코였다. 초대한 이들이 개의치 않아 했는데 한국이 거절하기도 애매한 상황이었다.

경기 내용상 주인도 멕시코였다. 전방 압박 강도가 상당히 거셌고 그로 인해 벤투호가 추구하는 후방 빌드업 과정이 매끄럽지 않았다. 전반 15분만에 아주 높은 위치에서 공을 빼앗겨 결정적인 실점 장면을 내줬으나 구성윤 골키퍼의 슈퍼 세이브 덕분에 화를 면하기도 했다.


공수 전환, 좌우 전환이 모두 빠르던 멕시코의 조직적인 완성도에 한국은 공을 소유하고도 곧바로 내주기 일쑤였다. 거의 일방적인 흐름으로 밀리고 있었는데 사실상 한국의 첫 번째 공격전개 과정에서 선제골을 뽑아냈으니 축구 잘 모를 일이다.

전반 20분 왼쪽 측면을 허물어뜨린 손흥민이 왼발로 기막힌 크로스를 문전으로 붙였고 쇄도하던 황의조가 논스톱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해 멕시코 골문을 열었다. 1992년생 동갑내기 손흥민과 황의조가 이날 첫 크로스와 첫 슈팅과 첫 골을 합작했다.


멕시코를 상대로 선제골을 넣는 것까지는 좋았으나 후반 중반 이후 와르르 무너졌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 뉴스1

선제골을 넣은 뒤에도 경기 흐름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주도권은 계속해서 멕시코가 잡고 있었고 한국의 공격은 드문드문 가능했다. 수준 높은 멕시코의 압박에 실수와 당황이 겹쳐 또 결정적이다 싶은 실점 장면이 2~3차례 추가로 나왔는데 구성윤 골키퍼의 선방과 행운을 묶어 계속 실점만은 막아냈던 대표팀이다.

후반전 양상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전체적으로 경기를 쥐락펴락한 쪽은 멕시코였다. 한국이 공을 소유하는 시간은 아주 짧았고 많은 시간을 5백 형태로 수비라인을 구성해 막는 것에 주력했다. 그래도 경기에 긴장감이 돌았던 것은 결국 리드를 유지하고 있었기 때문인데, 후반 20분 이후 와르르 무너졌다.

대표팀은 후반 21분 히메네스에 동점골을 내준 이후 후반 23분 안투나에 역전골 그리고 후반 25분 살세도에 추가골까지 내주면서 순식간에 1-3으로 역전 당했다.

동점골과 역전골 모두 후방 빌드업 과정에서 빌미를 제공했고 추가실점은 세트피스 이후 수비진 어수선함에서 비롯됐다. 상대도 잘했으나 우리가 못한 영향도 적잖다.

이미 추가 기울어진 이후에도 경기는 비슷했다. 한국은, 뒤에서 계속 공을 돌리다 위험천만한 장면을 자주 만들었다. 상대의 수준이 우리보다 훨씬 높은 상황에서 지금껏 그랬듯 '우리 축구'를 외치던 벤투 감독의 선택이 궁극적으로 소신일지 고집일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겠으나 당장 지켜보던 이들에게는 아쉬움을 주는 내용과 결과가 나왔다.

한국 입장에서 고무적인 것은 종료 3분을 남겨둔 코너킥 상황에서 권경원이 만회골을 넣었다는 것이다. 어느 정도 운이 따른 득점과 함께 경기는 2-3으로 마무리됐다. 멕시코급 강호에게 2골을 뽑아내는 것도 흔치 않으니 앞서 와르르 무너졌던 5분이 또 떠올려진 경기다.

한해가 마무리 되는 11월에서야 진행된 2020년 첫 A매치인데 과정도 결과도 아쉬움이 남는 경기가 됐다. 대표팀은 오는 17일 카타르와 또 경기를 치른다. 더 이상 코로나19 관련 피해자가 나오지 말아야한다는 것까지, 2020년 마지막 A매치는 뒷맛이 달라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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