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업으로 수조원 재산을 이룬 권혁 시도상선 회장과 전직 프로야구선수 임창용이 고액·상습체납자로 명단에 올랐다. /사진=머니투데이DB
해운업으로 수조원 재산을 이룬 권혁 시도상선 회장과 전직 프로야구선수 임창용이 고액·상습체납자로 명단에 올랐다.

국세청은 6일 12시를 기점으로 고액·상습체납자 6965명과 불성실 기부금 수령단체 79개, 조세포탈범 35명의 인적사항을 누리집(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체납발생일로부터 1년이 지난 국세를 2억원 이상 체납하면 이름이 공개된다.

불성실 기부금 수령단체 공개 대상은 거짓 기부금 영수증을 발급했거나 기부금 영수증 발급명세서를 작성·보관하지 않은 단체와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 의무를 불이행한 단체다.


조세포탈범 공개 대상은 장부를 소각・파기하거나 경제적 능력이 없는 자의 명의로 위장하는 등 사기나 그 밖의 부정한 행위로 조세를 포탈해 유죄판결이 확정된 자다.

이날 국세청에 따르면 임창용은 종합소득세 등 3억원을 체납한 사유로 실명이 공개됐다. 한-미-일 프로야구 리그에서 활약한 임창용은 세무당국과 선수 개인이 해외에서 받은 연봉에 대한 이견 때문으로 추측된다. 국세청은 지난 수년간 해외에서 활역하는 스포츠스타들에 대한 본인 명의 해외금융계좌를 미신고 사례를 수집해왔다.


국내 거주기간과 생계·재산 현황에 비춰 거주자(국내 납세의무자)에 해당함에도 비거주자로 간주해 해외에서 받은 계약금·연봉을 신고 누락한 사례를 발견해 추징한 것이다. 당국은 선수가 해외에서 얻은 소득 일부를 부모나 가족에게 줘서 부동산 취득자금으로 준 사례 등에 대해서도 증여세 무신고 위반을 적용하고 있다.

체납액 '4100억원'… 국세청과 10년째 전쟁

현대자동차 출신으로 1993년 홀로 일본에서 해운업을 일구고 홍콩으로 적을 옮겨 한때 250척 거대선단을 일군 권혁 시도상선 회장은 세계 해운업계에서 잘 알려진 '선박왕'이다.

국세청은 권 회장과 그의 회사에 지난 2011년 역외탈세 혐의로 역대 최대 규모인 4100억원 세금을 추징했다. 당국은 그가 한국에서 비밀리에 기업을 경영하면서도 조세피난처 등을 통해 약 1조원의 소득을 탈루했다고 봤다.


권 회장은 국내 김앤장 등 법률사무소 등을 선임해 자신이 비거주자(국내 비납세의무자)였고 한국에 회사를 세워 투자하려던 찰나 과세가 이뤄진 것이라고 주장하며 법정 다툼을 벌여왔다. 권 회장은 이번에는 고액·상습 체납자로 증여세 등 22억원을 체납한 사유로 명단이 공개됐다. 국세청과의 소득세 탈루 분쟁은 별개다.

개인 체납자는 4633명

개인체납자 가운데 전체 1위는 홍영철 씨(46)로 1632억원의 부가가치세 등을 체납한 사유로 실명이 공개됐다. 2위는 박국태 씨앤에이취케미칼 출자자(50)로 1223억원이었고 3위는 최순영 전 신동아그룹 회장(67)이 종합소득세 등 1073억원을 밀린 상태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밖에 조동만 전 한솔 부회장(60)은 양도소득세 등 714억원을, 정보근 전 한보철강 대표(44)는 증여세 등 644억원을 밀린 상태로 각각 4,5위를 기록했다.

올해 조세포탈범 35인 가운데는 도박사이트 운영자들과 성형외과, 유흥업, 대부업, 건설업, 무자료 고비철 판매상, 가짜 석유제품 판매업 등이 주류를 이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