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가 9일 오후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한미 북핵수석대표 협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스1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마지막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로 방한한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이 9일 최종건 외교부 1차관과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만났다.

지난 8일 전용기를 타고 오산공군기지를 통해 입국한 비건 부장관은 9일 오전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최종건 1차관과 회담을 가졌다.


비건 부장관은 모두발언에서 "한미는 함께 위대한 일을 해 왔고 앞으로 해 나갈 많은 위대한 일들이 있다"며 한미가 동맹뿐 아니라 북한과의 관계, 코로나19 대응에서도 협력을 잘 해왔다고 평가했다.

그는 "앞으로 몇 주, 몇 달 동안에도 당신의 팀과 긴밀한 협력을 계속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최 차관은 "지난 2년여 동안 문재인 정부와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많은 것을 달성했다"고 말했다. 지난 2년은 비건 부장관이 대북특별대표를 맡았던 때를 의미한다.

이어 "한미 모두 한반도 평화 구축을 향한 돌이킬 수 없는 길을 시작했다"며 "어려운 일에 대한 도전은 우리 동맹을 모두 더 강하게 만들었다. 우리는 동북아시아 평화 안보의 견고한 린치핀(핵심축)"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회담에는 미측에서 알렉스 웡 국무부 대북특별부대표와 앨리슨 후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아시아 담당 선임 보좌관도 배석했다.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가 9일 오후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스1
이날 오후에는 비건 부장관과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의 한미 북핵수석대표 협의가 진행됐다. 지금까지의 한반도 정세를 평가하며 북한과의 대화 모멘텀을 살려나가야 한다는 말이 오갔다.

이 본부장은 지난 2018년 9월 비건 부장관이 당시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로 처음 방한한 날을 언급했다. 그는 "어느 순간부터 서로 몇 번 만났는 지 세는 걸 포기할 정도로 많은 협의를 가졌다"며 "한반도 상황은 롤러코스터를 타 왔지만 그럼에도 한미는 두 가지 핵심 원칙을 굳게 지켜 왔다"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첫째는 한반도 문제가 반드시 대화와 협상만을 통해 해결돼야 한다는 확고한 의지를 갖고 혼신의 힘을 다해 지치지 않는 노력을 기울여 왔다"며 "둘째로 우리는 빈틈없는 조율과 긴밀한 공조로 하나가 돼 일해 왔다. 이 두 가지 원칙이 북한과의 대화 추진에 가장 소중한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비건 부장관은 "처음 특별대표로 한국에 방문했을 때의 친절함이 기억난다"며 "문재인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기대되는 규범과 예측가능한 과거의 행동에 얽매이지 않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정상차원의 관여를 통해 완전히 새로운 비전을 진전시키기 위해 노력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한미 양국은 매 순간 나란히 서서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진전시키고 북한에 안정과 번영을 가져오고 북한 주민들에게 새로운 미래를 마련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비건 부장관은 "나의 대북특별대표로서의 여정을 돌이켜보며 이도훈 본부장과 한국, 한국 국민들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우리의 다음에 올 이들을 위한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함께 일하기를 고대한다"고 덧붙였다.

스티브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지난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 호텔을 나서고 있다. /사진=뉴스1

비건 부장관은 내일(10일) 정부의 외교안보인사들과 만남을 이어간다. 이인영 통일부장관과 조찬을 갖고 청와대·국가정보원 관계자와도 만날 것으로 전해졌다.

박지원 국가정보원장과는 오전 중 비공개 접촉이 예정됐으며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는 오찬을 계획 중이다.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과의 만남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10일 오후에는 아산정책연구원에서 강연도 진행할 예정이다. 북한을 향해 도발을 자제하고 대화 복귀를 촉구하는 메시지를 낼 것이라는 관측이 있다.

비건 부장관의 방한은 오는 11일까지 이어진다. 지난해 10월 초 스웨덴에서 진행된 북한 비핵화에 관한 북미 간 실무협상 주선자 켄트 해쉬테트 스웨덴 한반도 담당 특사와의 면담도 추진 중이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는 오는 11일 장관 공관에서 격려만찬을 갖는다.

외교부는 "강 장관이 그동안 비건 부장관 등 미측이 한미관계 발전,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진전을 위해 노력해준 것을 평가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미 측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지를 당부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