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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에 대응하기 위해 각국 정부와 기업이 빚을 대거 끌어다 쓴 결과다. 특히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따라 경기가 회복될 것이란 기대감 확산은 각국 정부와 기업이 돈을 무리해서 빌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
국제금융협회(IFF)는 11월18일 발표한 ‘부채 쓰나미의 공격’ 보고서에서 글로벌 누적 부채가 2020년 12월 말엔 277조달러(30경700조원)까지 치솟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세계 국내총생산(GDP) 대비 채무 비중도 2019년 말 320%에서 2020년 말 365%로 45%포인트 상승할 것이란 게 IFF 추산이다.
IFF는 70개국 450여개 금융회사가 참여하고 있는 비영리 단체다. 유럽·미국·일본 등의 주요 민간은행이 개발도상국 채무 문제에 대한 은행 간 협조를 촉진하기 위해 1983년 설립했다. 대출은행이 제각기 수집한 채무국의 금융·경제정보를 집중시켜 데이터를 분석하고 이를 가맹은행에 제공한다.
IFF는 자금 여력이 달리는 신흥국엔 부채 압박이 더 심할 것으로 예측했다. 신흥국의 GDP(국내총생산) 대비 부채 비율은 올 들어 26%포인트 급증해 250%에 육박하고 있다. 2021년 말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차입금만 7조달러(7600조원)에 달한다. 이 중 15%는 달러 표시 채권이어서 환율 변동 위험에도 노출돼 있다.
심각한 것은 선진국도 마찬가지다. 선진국의 GDP 대비 총부채 비율은 올 11월 말 기준 432%다. 올 들어서만 50%포인트 뛰었다.
선진국 부채 중 절반은 미국이 차지하고 있다. 2019년 말 71조달러(7경7000여조원)였던 미국 채무는 올해 말 80조달러(8경70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IFF는 각국 정부와 공공기관이 구멍 난 예산을 메우기 위해 국·공채를 대거 발행한 점과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기업이 선제적으로 차입을 확대한 점을 전세계 부채 급증의 요인으로 꼽았다.
미국·중국·일본·유럽을 중심으로 세계 경제 대국의 빚이 크게 늘어나면서 유례없는 글로벌 경제위기를 초래할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이미 레바논이 올 3월 자국 역사상 처음으로 디폴트(default·채무불이행)를 선언했고 브라질·터키·남아프리카공화국도 위기에 처했다. 이대로 가면 상당수 국가가 디폴트를 선언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워런 버핏, 조지 소로스와 함께 세계 3대 투자가로 불리는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은 11월 말 로이터가 주최한 글로벌 투자 전망 서밋에서 10여년 전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었던 당시를 회상하며 “2008년 부채가 너무 많아 끔찍한 시간을 보냈고 2008년 이후 곳곳에서 빚이 급증했다”며 “과도한 채무를 지고 있는 수많은 국가·기업·도시는 빌린 돈을 갚아야 할 때를 맞고 있다”고 경고했다.
백신 개발 기대감에 빠진 글로벌
전세계 코로나19 확산 추이와 백신 공급 가능성 등은 글로벌 경기회복을 제약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5월31일 293만8279명이던 전세계 코로나19 누적확진자는 11월30일 1815만1450명으로 무려 517.8% 급증했다. 이 기간 미국 내 확진자는 186만2162명에서 1392만6349명으로, 인도는 19만609명에서 946만3257명으로 각각 647.9%와 4864.7% 증가했다.
이에 따라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5월 제시했던 -2.6%에서 2.5%포인트 하향 조정한 -5.1%로 내다봤다. KIEP는 “세계 경제는 코로나19 확산과 봉쇄조치 영향으로 2분기 큰 폭의 경기침체 이후 3분기부터 다소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코로나19 확산 이전의 성장경로로 복귀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코로나19 확산이 글로벌 경기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는 셈이다.
코로나19 재확산은 세계 교역 성장세에도 제동을 걸었다. 한국은행이 12월6일 발간한 ‘해외경제포커스: 최근 세계교역의 주요 특징 및 향후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세계 교역량은 전년 대비 10%대 감소폭을 기록할 전망이다. 최근 세계 교역량이 감소한 시기는 1982년(-1.6%)과 2009년(-10.4%) 등 단 두 차례뿐이었다.
한국은행은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자국 중심의 글로벌 공급망(GVC) 재편이 가속화되면서 글로벌 교역 확대를 저해할 가능성이 있고 중국이 내수 중심의 성장 전략을 강화하면서 글로벌 교역 확대를 제약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향후 세계 교역은 서비스 교역의 제약에도 상품 교역을 중심으로 회복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다만 세계 교역 여건을 고려할 때 세계 교역량 증가 추세는 위기 이전에 비해 다소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 3차 확산에… 韓 경제 긴장감
코로나19 3차 확산이 대유행 수준으로 악화하면 내년 초 한국의 경제에도 2차 충격이 올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12월6일 ‘최근 경제 동향과 경기 판단’ 보고서에서 향후 경기 방향을 좌우할 리스크 요인으로 소비 침체 수준과 글로벌 경제 흐름을 지목했다. 연구원은 “한국의 현재 경기는 지난 2분기를 저점으로 매우 완만한 개선 추세지만 민간소비 위축이 경기 회복을 가로막고 있다”고 진단했다.
민간 소비는 올 1~3분기 국내총생산(GDP)의 46.9%를 차지하는 성장 핵심 요인이다. 국내 코로나19 3차 확산이 증폭될 경우 민간 소비 침체 장기화로 경기 회복을 저해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수출은 11월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 늘어났지만 물량보다는 단가가 상승한 영향이 컸다며 ‘불안한 회복 기조’를 보인다고 분석했다. 내년 수출 경기는 올해 불황에 따른 기술적 반등으로 완연한 회복세가 예상되지만 코로나19 대유행이 현실화될 경우 이 역시 장담할 수 없다고 예측했다.
연구원은 기본 시나리오 상 내년 연간 수출 증가율을 10.1%로 보고 있으며 코로나19의 글로벌 재유행 시엔 6.0%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특히 소비·설비투자·건설 수주가 부진한 데다 앞으로도 추가 악화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경제 충격이 현실화되는 상황은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에 따르면 올 10월까지 국내 항만의 총물동량이 12억3784만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9% 감소했다. 코로나19 사태에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특히 국내 항만 물동량의 전년 동기 대비 감소폭은 ▲3월 -2.0% ▲4월 -3.6% ▲5월 -4.9% ▲6월 -7.0% ▲7월 -8.1% ▲8월 -9.5% 등으로 커졌다. 9월엔 -8.9%로 물동량 감소가 소폭 완화됐지만 10월 들어 다시 확대됐다.
한국개발연구원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세가 지난 2~3월과 8~9월에 비해 광범위하고 빠르다는 점을 감안하면 당분간 한국의 경기 위축은 불가피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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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민준 기자
시대 미래산업부 전민준 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