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새 금토드라마 '허쉬' 제작발표회가 지난 10일 오후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됐다. /사진=JTBC
2020년 전 세계를 강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는 연말까지도 우리의 일상을 휘감았다. 코로나19로 달라진 일상 속에서 연예계 또한 자유로울 수 없었다. 방송가를 비롯해 영화계, 가요계까지 코로나로 인해 대중과의 소통이 직접적일 수 없게 된 상황. ‘코로나’라는 직격탄을 맞은 올해 연예계 속 크고 작은 변화를 살펴봤다. 

‘현장’ 열기는 어디로?



드라마 제작발표회와 앨범 쇼케이스, 영화 시사회 등 일상 속 당연시 여기던 문화가 비대면으로 전환됐다. 행사가 줄줄이 연기되는 것은 물론 연예인들도 마스크를 쓴 채 화상으로 인터뷰를 하게 되는 시대가 왔다. JTBC 금토드라마 '허쉬' 온라인 제작발표회에서는 MC, 제작진, 출연진 모두가 마스크를 쓰고 행사에 임하는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심지어 마이크에는 캡을 씌우고 출연진들 사이엔 투명벽이 세워졌다.


연말 콘서트를 개최하려던 가수들은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지 않으면서 예정대로 콘서트를 열기가 어려워졌다. 대면활동이 중단됐고 음악방송은 무관객으로 진행됐다. 이에 가요계는 온택트(온라인 비대면)로 눈을 돌렸다. ‘온택트’란 비대면을 뜻하는 언택트에 온라인을 통한 외부와의 연결을 더 한 개념으로 코로나19 위기 속 무대에 서기 힘들어진 가요, 공연계의 새로운 대안으로 떠올랐다. 지난 10월 방탄소년단은 'BTS 맵 오브 더 솔 원'('BTS MAP OF THE SOUL ON:E)을 통해 증강현실, 확장현실 등 첨단 기술을 접목해 온라인 콘서트를 업그레이드시켰다.

영화계 또한 예외 없이 코로나로 인한 타격을 입었다. 한국영화 100년사가 무색할 정도로 많은 영화들이 오프라인 영화관이 아닌 언택트를 앞세운 넷플릭스 등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로 가게 된 것. 관객들이 있어야 할 영화관에 찬바람이 쌩쌩 불면서 산업구조 자체에 위기와 변화가 불어 닥쳤다. 240억원이 투입되고 올해 국내 최대 기대작으로 꼽혔지만 개봉이 지연된 송중기, 김태리 주연의 한국형 우주 SF 블록버스터 영화 ‘승리호’도 결국 영화관이 아닌 넷플릭스 행을 선택했다.

TV예능 프로그램에서 보기 힘들었던 스타들이 최근 잇따라 출연하며 팬들을 즐겁게 했다. 사진은 배우 강동원(왼쪽부터), 유아인, 정우성, 황정민. /사진=장동규 기자

형이 왜 예능에서 나와?



충무로를 주름잡는 배우 강동원, 유아인, 정우성, 황정민의 최근 공통점을 찾는다면 좀처럼 모습을 비추지 않던 TV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는 점이다. 코로나19로 침체된 극장가를 살리고 자신이 출연한 영화 홍보를 하기 위해 이들은 유튜브, 일상 공개, 버라이어티, 토크쇼 등 다양한 형식의 예능을 통해 시청자와 소통했다.


강동원은 영화 ‘반도’ 홍보를 위해 배우 이정현과 함께 SBS 유튜브 채널인 ‘문명특급’에 모습을 드러냈다. 영화 ‘강철비2: 정상회담’에 출연한 배우 정우성도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유퀴즈) 에 출연해 시청자와 만났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터뷰 포맷을 변경한 '유퀴즈'는 다양한 직업을 소개하며 정우성과 배우의 삶을 조명했다.

배우 유아인은 MBC ‘나혼자산다’에 영화 '#살아있다' 개봉을 위해 출연, 자신의 일상을 공유했다. MBC ‘전지적 참견 시점’에는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의 황정민과 이정재가 동반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이외에도 영화 ‘오케이 마담’의 주연 엄정화가 SBS ‘집사부일체’에 사부로 등장해 주목을 받았고 영화 ‘소리꾼’의 주역 이유리와 이봉근이 JTBC ‘아는형님’에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코로나19 여파로 어려움을 겪는 극장가와 영화계에 배우들이 나서서 활기를 불어넣기 위한 방안으로 예능에 눈을 돌리기 시작한 만큼 톱스타들의 파격행보는 코로나19 시국이 장기화된다면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가수 송가인이 지난 8월13일 오전 서울 성동구 비트플렉스 야외 주차장에서 SK텔레콤 주최로 열린 '갤럭시노트20 5G 드라이브스루' 행사에서 축하공연을 펼쳤다. /사진=장동규 기자

팬미팅도 이젠 ‘드라이브스루’?

코로나19로 달라진 건 비단 방송, 가요, 영화계뿐 아니라 팬들과 연예인 사이의 소통에도 변화를 일으켰다. 연예인과 팬이 직접 만날 수 있는 오프라인 소통창구도 자연스럽게 줄어들게 된 것. 이에 팬들과 직접 소통하는 팬미팅, 팬사인회를 비롯한 이벤트들 역시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랜선' 활동으로 이어지고 있다.

웹예능 '아이돌 원더랜드'에서 게스트로 출연한 세븐틴은 팬들의 소원과 미션을 받아 진행한 랜선 팬미팅 코너와 미공개 에피소드를 공개한 토크 시간으로 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비대면 소통이지만 사전에 진행된 팬 참여 이벤트로 팬들은 코로나19로 생긴 갈증과 답답함을 날려버릴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셈이다.

가수 양준일, 김호중, 송가인의 드라이브스루 팬미팅이나 영통팬싸(영상통화 팬사인회) 등도 코로나19로 달라진 팬문화로 눈길을 끌었다. 드라이브스루 팬미팅은 차를 타고 와 일정 거리를 두고 팬미팅을 하는 활동이고 영통팬싸는 영상통화를 통해 팬사인회를 진행, 스타와 팬의 친밀감을 높여주는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군에 입대한 아이돌 스타들이 최근 전역했다.사진은 빅스 엔(왼쪽부터), 샤이니 민호, 윤지성. /사진=인스타그램 캡처

스타들의 ‘미복귀 전역’

'오빠에서 남자'가 돼 팬들 곁으로 돌아온 군필돌들에게도 변화가 생겼다. 현재 군복무중인 스타들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미복귀 제대를 하고있다.

국방부는 지난 2월 군인 중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것을 계기로 전 장병의 휴가, 외출, 외박, 면회를 통제하고 있으며 전역 직전 휴가를 앞둔 장병들은 부대에 복귀하지 않고 전역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에 말년 휴가를 나온 장병들은 군내 코로나19 대응에 따라 다시 부대로 돌아가지 않고 전역하게 됐다.


‘미복귀 제대’가 예정보다 빠른 전역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휴가 뒤 부대로 복귀하지 않고 제대했다는 차이점이 있을 뿐 전역 시기는 동일하다. 일반적으로 부대 밖을 걸어 나오며 전역 행사를 가졌던 스타들의 모습은 ‘미복귀 제대’로 당분간 보기가 어렵게 됐다. 스타들은 자신을 기다려준 팬들에 대한 고마움을 보답하는 의미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자필편지를 올리거나 V라이브를 통해 전역신고를 하기도 한다. 

지난 10월17일 MBC ‘놀면 뭐하니?’ 측은 팬들을 위해 프로젝트 그룹 환불원정대의 ‘쇼! 음악중심’ 출근길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MBC

스타들 SNS에도 변화가?

스타들 SNS에서도 마스크를 쓰지 않은 모습은 찾아볼 수 없게 됐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점점 커지면서 스타들의 SNS에도 변화가 생겼다. 외출이나 지인들과의 모임사진은 찾아보기 힘들고 ‘집 안’에서 문화생활을 즐기는 모습으로 도배되고 있다. 강력해진 사회적 거리두기 권고로 인한 변화다.

마스크가 없는 사진의 경우 예전여행사진을 추억하며 #오늘아님주의 #오늘아님 등의 해시태그를 붙여 오해 소지를 줄이는데 급급해졌다. 앞서 배우 이정현이 개인 SNS 계정에 노마스크를 한 채 김장모임을 하는 사진을 올렸다가 뭇매를 맞았다. 신규 확진자가 연일 추가되는 등 이른바 'n차 감염' 피해가 극심한 상황에 노마스크 김장 모임 인증샷은 갈등을 야기하는 기폭제 같은 역할을 했다고도 볼 수 있다.

반면 슬기로운 집콕생활로 눈길을 끄는 스타들도 생겨났다. '빵순이'로 유명한 전현무의 연인 이혜성은 식빵 치즈케이크, 소보로빵 등 다양한 빵을 직접 만들며 금손으로 거듭났다. 가수 성시경은 한식, 양식을 가리지 않고 음식 솜씨를 뽐내고 있다. 그는 “코로나가 가수에게 미치는 영향”이라며 재치있는 글을 남기기도.

코로나19 여파가 약 1년째 이어지면서 스타들을 가까이서 보기 힘들어진 팬들은 아쉬움을 삼켰지만 색다른 모습을 보는 묘미에 흠뻑 빠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