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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온다예 기자 = 40년이 넘게 부부로 살아온 남편 A씨와 아내 B씨는 서울 모처에서 식당을 함께 운영하며 생계를 꾸려왔다. 그러나 아내를 향한 남편의 잔인한 폭행이 시작됐던 그 겨울 밤, 삶의 터전이었던 식당은 한순간에 아수라장이 되었다.

무차별 폭행으로 아내를 죽음의 문턱까지 몰고갔던 A씨는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돼 지난 6월 1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A씨는 당시 이혼 소송 중이던 아내를 '살해할 의도는 없었다'며 혐의를 부인했지만 그날의 잔혹한 범행은 폐쇄회로(CC)TV에 고스란히 담겼다.


31일 서울남부지법 1심 판결문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해 12월 일어났다. 밤 10시가 조금 넘은 시간, A씨는 '식당 예약준비가 됐느냐'는 자신의 질문에 아내가 기분 나쁘게 대답한다는 이유로 카운터에 앉아있던 B씨를 잡아 끌어내렸다.

B씨가 반항하자 A씨는 주변에 있던 맥주병을 집어들고 B씨의 머리를 수차례 가격했다. B씨가 의식을 잃었지만 A씨의 폭행은 계속됐다. 소주병을 잡아 든 A씨는 B씨의 머리를 수회 내리쳤고 발길질을 했다.


이후 정신을 차린 B씨가 식당 밖으로 도망가려 하자 A씨는 뒤쫓아 가 B씨를 붙잡았다. A씨는 B씨를 넘어뜨린 뒤 무차별적으로 때렸고 창고에 있던 전선을 폭행 도구로 사용하기도 했다.

때마침 귀가하던 자녀가 범행 장면을 목격하면서 폭행은 중단됐다. 폭행이 일어난 시간은 24분 남짓. A씨의 폭행으로 B씨는 얼굴뼈가 골절되고 피부가 찢어지는 등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


1심에서 A씨 측은 맥주병 등으로 폭행해 상해를 가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살해의 의도나 목적이 없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폭행이 우발적으로 일어났기 때문에 살인의 고의가 없었다는 설명이다.

또 A씨 측은 당시 A씨가 술에 취한 상태였고 평소 앓던 질병 등으로 인해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 미약했다고 주장했다.


1심 재판부는 A씨 측의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살인이 반드시 목적이나 의도가 있어야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자신의 행위로 인해 상대방이 사망할 수 있다는 위험을 인식하거나 예견하면 족하다"고 밝혔다.

B씨가 피를 흘린 채 의식을 잃었고 팔과 다리가 들썩일 정도로 폭행의 강도가 셌다는 점, 폭행이 반복적으로 이뤄졌다는 점 등을 볼 때 A씨가 당시 B씨의 목숨이 위태로울 수 있다는 것을 충분히 인지할 수 있었다고 봤다.

또 재판부는 "범행 전후 행동을 보면 의사결정 능력이 미약한 상태에 있었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1심에서 유죄가 나오자 A씨 측은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검찰도 항소장을 제출했고 2심으로 넘어간 사건은 서울고법에서 심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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