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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20세기 제작된 공상과학 영화나 만화에서 그렸던 21세기 생활상을 현재 우리 일상과 비교해보는 것도 소소한 재미를 준다. 수첩이나 칠판 대신 스크린에 화면을 띄우고 터치 방식으로 조작하는 기기의 모습도 그중 하나다. 전세계 산업분야 전반에 지각변동을 몰고 온 스마트폰의 존재감에 묻힌 감이 있지만 태블릿의 등장도 과거 꿈꿔왔던 혁신이라 할 수 있다. 태블릿은 2010년대 들어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릴 때부터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안고 시작했다. 빠르게 앞서가는 스마트폰과 굳건히 자리 잡은 노트북 사이에서 영역을 확보하기 위해 경쟁사 동종 제품뿐 아니라 이종 제품 간 경쟁도 염두에 둬야 했다. 이제 스마트폰이 패블릿 시대를 거쳐 폴더블·롤러블 등 신규 폼팩터를 선보이며 크기에서도 태블릿을 따라잡고 있다. 스마트폰의 도전에 태블릿은 어떻게 응전에 나설까.
뜨는 폴더블·롤러블폰에도… 태블릿 “나 아직 안 죽었다”
통상 스마트폰은 손으로 들고 통화할 수 있는 크기가 요구되므로 기기 자체를 확대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기존과 유사한 크기에서 더 큰 화면을 제공하고자 디스플레이가 접히거나 말리는 방식을 적용한 것이 폴더블·롤러블 스마트폰이다.
노태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은 지난해 12월 삼성전자 뉴스룸을 통해 “더 많은 고객이 혁신적인 폴더블 기기를 경험할 수 있도록 폴더블 제품군의 다양화와 대중화에 힘쓰겠다”면서 “소비자가 가장 즐겨 사용하는 갤럭시노트의 경험을 더 많은 제품군으로 확대해 적용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침체일로였던 태블릿, 코로나19 수혜주 되다
글로벌 태블릿 시장 점유율 1·2위인 애플(34.4%)과 삼성(20.4%)이 상승세를 주도한 것이다. 최근 애플은 4분기(회계연도 2021년 1분기) 실적 발표에서 아이패드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1% 급증했다고 밝혔다. 지난 4분기에 애플은 아이패드 8세대와 아이패드 에어 4세대를 새롭게 선보인 바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지난해와 같은 높은 수준의 상업용·교육용 태블릿 수요는 장기적으로 지속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기본적인 슬레이트(평판형) 태블릿보다 스마트폰에서 혁신이 더 일어났고, 스마트폰 화면이 계속 커지면서 특정 분야에서 태블릿의 필요성이 제한적이라는 게 주요 이유다.
MS 서피스 제품군과 함께 본격적으로 등장한 이들의 경쟁 상대는 스마트폰이 아니라 노트북이다. 주로 대화면·고성능 스펙에 전용 키보드(탈부착)와 펜을 갖추고 업무·학습 생산성에 중점을 둔다. 이들과 투인원(2-in-1·화면 터치 조작이 가능해 태블릿처럼 쓸 수 있는 제품) 노트북 간 경계가 갈수록 모호해지고 있다. 제조업체도 거의 겹친다.
이런 상황에서 스마트폰에 탑재되며 태블릿의 입지를 또 한 번 흔들었던 폴더블 디스플레이가 향후 태블릿의 성장동력이 될 수도 있다. 2월 국내 출시 예정인 레노버의 폴더블 태블릿을 시작으로 독자 영역을 구축하기 위한 제품이 속속 등장할 전망이다.
'천정부지' 폼팩터 가격… 가성비 좋은 태블릿 살까 말까
◆폼팩터 커져 봤자… “태블릿 용도 달라”
태블릿은 스마트폰보다 크지만 노트북보단 작고 휴대성이 좋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폴더블폰과 롤러블폰의 출시가 태블릿의 영역을 위협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이들은 폼팩터 혁신을 통해 디스플레이의 크기를 키우면서도 들고 다니기에 무리가 없다는 태블릿의 장점을 그대로 가져왔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9월 출시한 갤럭시Z 폴드2는 화면을 펼쳤을 때 디스플레이 크기가 7.6인치다. 올해 출시를 앞둔 LG전자의 롤러블폰도 7.4인치 메인 디스플레이를 갖출 전망이다. ‘크다’고 분류되던 스마트폰의 디스플레이 크기인 6.8인치에서 무려 0.6~0.8인치가 커진 것이다.
그럼에도 태블릿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이어질 것이란 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태블릿은 이용자들로부터 주요 사용기기가 아니라 스마트폰과는 용도가 명확히 구분되는 부수적 기기로 여겨졌다는 것이다. 실제 태블릿은 별도의 데이터 요금제가 있음에도 와이파이(Wi-Fi) 버전으로 구매하는 이용자가 대다수라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한 원격 업무와 온라인 학습 등이 늘어나면서 태블릿 시장은 다시 커지고 있다”며 “코로나로 인한 일시적 현상이라고 보기보다는 태블릿만의 영역 확장으로 볼 수 있다”고 귀띔했다.
◆비슷한 사양이라면… ‘239만원’ 갤럭시Z 폴드2 VS ‘124만원’ 갤럭시탭 S7+
태블릿은 크게 ▲영상 시청 ▲문서 편집 ▲게임 등의 용도로 소비자의 선택을 받고 있다. 무엇보다 같은 용도라면 태블릿은 스마트폰과 비교해 사양이 비슷하면서도 가격은 저렴하다는 경쟁력을 갖췄다.
최근 출시된 삼성전자의 폴더블폰 갤럭시Z 폴드2 5G 모델은 239만8000원, 태블릿 갤럭시탭 S7+ 5G 모델은 134만9700원이다. 두 기기 간 가격 차이는 2배가량이다. 추후 출시될 LG전자의 롤러블폰의 예상 출고가가 약 260만원인 점을 고려하면 스마트폰과 태블릿 간 가격 격차는 점점 더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사양에는 큰 차이가 없다. 지난해 9월 출시된 갤럭시Z 폴드2는 ▲퀼컴 스냅드래곤 865+ ▲12GB(기가바이트) 램 ▲256GB 저장용량 ▲4500㎃h(밀리암페어) 배터리가 탑재됐다. 같은 달 출시된 갤럭시탭 S7+ 5G는 ▲퀼컴 스냅드래곤 865+ ▲8GB 램 ▲256GB 저장용량 ▲1만90㎃h 배터리가 탑재되면서 비슷한 사양을 갖췄다. 램에서 약간의 차이를 보이지만 8GB 이상이면 고사양 게임이나 그래픽 프로그램 등을 원활하게 돌릴 수 있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더 좋은 가성비를 원한다면 50만원 이하 중저가 라인업도 있다. 갤럭시탭 A시리즈가 대표적이다. 갤럭시탭 A7(64G)은 35만2000원으로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어도 별도로 구입하기에 부담 없는 금액이다. 애플도 타사 대비 가격이 높은 편이지만 중저가 태블릿 모델이 있다. 지난해 출시된 아이패드 8세대의 가격은 ▲32G 59만4000원 ▲128G 71만5000원이었다. 중저가 태블릿은 사양이 조금 떨어지지만 일반적인 기능을 실행하는 데 큰 지장은 없다.
◆잡다한 기능 없애고 특정 기능 초점… “자신의 습관·용도 알고 구매 결정해라”
태블릿 구매를 생각할 때 ‘사용 용도’를 고려하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스마트폰의 잡다한 기능을 줄이고 특정 용도에 특화된 기능만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췄기 때문이다.
예컨대 태블릿에는 필기 양식과 템플릿 등 다양한 문서 편집 기능을 지원하는 노트 애플리케이션이 탑재되는가 하면 갤럭시탭은 S펜, 아이패드는 애플펜슬을 지원해 메모의 편이성을 높였다. 계정을 연동하면 작성한 파일을 스마트폰 기기에 동기화할 수도 있다. 학생 수요가 많은 만큼 애플리케이션 마켓에서 다양한 학습 지원 앱도 지원한다.
영상을 시청할 때도 스마트폰과 비교해 보다 수준 높은 음향을 경험할 수 있다. 갤럭시탭 S7+는 AKG의 음향 기술과 돌비 애트모스가 적용된 4개의 스피커를 탑재했고 아이패드 에어 4세대도 양쪽에 스피커 1개씩 총 2개를 배치해 화면을 가로로 놓았을 때 입체적인 소리를 느낄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태블릿과 스마트폰의) 가장 큰 차이는 화면 크기다. 자신의 습관과 용도에 따라 구매를 결정하면 될 것이다”라며 “게임의 경우 큰 태블릿은 오히려 조작이 불편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영상 역시 누워서 시청하는 편이라면 무게가 덜 나가는 스마트폰이 좋다. 다만 화소와 음향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태블릿을 구매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강소현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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