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이 1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키움 선수단과 훈련을 마친 뒤 손 인사를 하고 있다. 샌디에이고와 4+1년 계약을 체결한 그는 11일 미국으로 출국한다. © 뉴스1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전혀 예상하지 못했는데 정말 깜짝 놀랐다."

미국 출국을 하루 앞두고 국내에서 마지막 훈련을 마친 '메이저리거' 김하성(샌디에이고)은 상기된 표정이었다. 옛 동료들의 환송식이 없다고 서운해 하던 그의 얼굴에는 케이크가 잔뜩 묻었다.


키움은 10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평소대로 스프링캠프 훈련을 실시했다. 다만 훈련 직전에 작고 특별한 이벤트가 마련됐다. 선수단이 김하성을 위해 비밀리에 환송회를 준비했다.

김하성은 지난 1일부터 키움 유니폼과 모자를 쓰고 훈련했으나 그의 현 소속팀은 샌디에이고다. 올해 초 포스팅을 통해 샌디에이고와 4+1년에 최대 3900만달러에 계약했다.


빅리거가 된 김하성은 11일 미국으로 출국할 예정이다. 이날이 정들었던 고척스카이돔에서 옛 동료들과 함께 훈련하는 마지막 날이었다. 구단의 전통에 따라 선수단은 김하성의 마지막 훈련 일에 작별 선물을 준비했다.

선수단은 훈련 전 1루 더그아웃 앞에 모여 김하성의 성공을 기원했다. 주장 박병호가 선수단을 대표해 케이크, 꽃다발, 비디오 게임기를 건네줬다. 김하성이 선물 받은 비디오 게임기는 평소 그가 갖고 싶어 했다는 후문이다.


후배들은 몸으로 웃겼다. 이정후, 김혜성 등이 앞장서서 김하성의 응원가를 부르고 춤을 춰 김하성을 깜짝 놀라게 했다.

선물을 하나 더 있었다. 이정후는 케이크를 김하성의 얼굴에 묻히며 격하게 축하해줬다. 이에 질세라 김하성도 남은 케이크로 이정후에게 반격했다. 그렇게 유쾌한 환송식이 끝났다.


과거 강정호, 박병호 등 메이저리거의 환송식은 빠짐없이 열렸으나 김하성은 전혀 눈치를 채지 못했다. '007 작전'을 방불케 할 정도로 철저하게 숨겼다. 김하성은 시치미를 뚝 뗀 키움 선수들을 보며 푸념하기도 했다.

김하성은 "처음엔 환송식을 기대했는데 뭔가가 없더라. '나한테 아무 것도 안 해주는 거냐'고 투덜거리기도 했다. 다들 잘 숨겨서 전혀 몰랐다. 이렇게 깜짝 선물을 받게 돼 기분이 정말 좋다. 말로 표현하기 힘들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언제 다시 고척스카이돔에서 키움 선수단과 훈련할지 알 수 없지만, 영원한 이별은 아니다.

김하성은 "떠나거나 작별한다는 기분이 아니다. 난 키움에 남아있는 선수다. 해외 생활을 청산하고 언젠가 한국에 돌아와 히어로즈로 복귀할 것이다. 같이 야구하지 못하는 게 아쉽지만, 나에게는 (메이저리거로서) 꿈과 목표가 있다. 당분간은 그렇게 각자 해야 할 일을 해가면 될 것 같다"고 강조했다.

김하성은 2014년 2차 신인드래프트 3라운드 29순위로 키움에 지명돼 2020년까지 뛰면서 국가대표 유격수로 성장했다. KBO리그 통산 성적은 891경기 타율 0.294 940안타 133홈런 575타점 606득점 OPS 0.866이다.

고척스카이돔에서 마지막 훈련까지 구슬땀을 흘렀다. 그는 배트를 손에 놓지 않고 가장 늦게까지 배팅케이지에 들어갔다.

김하성은 "난 원래 열심히 한다“고 웃더니 "구단이 배려해준 만큼 다른 선수들과 같은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구단의 배려 덕분에 몸을 잘 만들 수 있었다. 내일 미국으로 건너가 잘 준비하면 될 것 같다"고 했다.

친정팀에 덕담도 남겼다. 김하성은 "키움이 마지막까지 야구를 했서 한국시리즈 우승을 했으면 좋겠다"며 "만약 내가 먼저 시즌을 마치면 (우승을 보러) 놀러오겠다"고 약속했다.

끝으로 키움 팬에게 감사의 인사도 전했다. 김하성은 "좋은 팀, 좋은 선수단, 좋은 스태프, 좋은 팬을 만났다. 비록 키움 팬은 다른 팀과 비교해 층이 얇지만 전혀 뒤지지 않을 정도로 열성적인 응원을 보내주셨다. 감사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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