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수입 금지 명령을 내렸다. / 사진=뉴시스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이 미국에서 진행한 배터리 분쟁이 LG의 승리로 일단락 되면서 합의안 도출을 위한 양사의 접촉이 조만간 본격화될 전망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판결을 검토하고 승인 혹은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기간인 60일이 합의를 위한 골든타임이지만 이 기간 내에 입장차를 좁힐 수 있을 지가 관건이다.


ITC 판결에 LG-SK 엇갈린 표정

ITC는 10일(현지시간) LG에너지솔루션이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제기한 전기차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의 최종판결에서 SK이노베이션의 미국 내 일부 배터리 수입을 10년간 금지하는 명령을 내렸다.

다만 ITC는 SK이노베이션으로부터 배터리를 공급받는 자국 기업의 피해를 우려해 포드 4년, 폭스바겐 2년 수입 허용이라는 예외 조항을 뒀다. 유예기간 동안 다른 공급업체를 찾으라는 것이다.


해당 결정은 60일 동안의 대통령 심의 기간을 거쳐 최종 확정된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에 60일의 합의시간이 주어진 셈이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의 표정은 크게 엇갈린다. 승기를 잡은 LG 측은 "모든 것은 SK의 태도에 달려있다"며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의 합의안 제시를 촉구하고 있다.


진정성 있는 합의안과 태도를 보이지 않을 경우 징벌적 손해배상 적용, 국내외에서 진행 중인 소송의 확전 등의 카드도 검토하겠다며 SK를 강하게 압박하는 상황이다.

반면 SK 측은 ‘합리적인 조건 하’에서 합의를 위한 협상에 임할 수 있다고 선을 그으면서 판결 내용을 면밀히 분석해 향후 항소 등 정해진 절차에 더욱 적극적으로 대응한다는 입장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2조~3조원대의 합의금을 원하는 반면 SK는 수천억원대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합의금 이견 커… 바이든, 거부권 행사할까

SK는 특히 바이든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에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SK이노베이션은 현재 조지아주에 26억달러(약3조160억원)를 투자해 전기차 배터리 1, 2공장을 건설 중인데 ITC의 판결이 확정될 경우 현지 일자리와 지역 경제 등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현지에 적극적으로 전달하겠다는 입장이다.

양사가 본격적인 합의에 앞서 신경전을 벌이는 사이 SK 배터리 사업과 연관성이 높은 미국 주정부와 완성차업체들은 비상이 걸렸다.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주 주지사는 "불행히도 ITC 최근 판단은 SK의 '청정 에너지' 분야 2600명의 일자리창출과 혁신 제조업에 대한 상당한 투자를 위험에 빠트리고 있다"며 바이든 대통령에 거부권 행사를 요청했다.

폭스바겐과 포드는 양사의 합의를 촉구하고 있다. 폭스바겐은 성명을 통해 정부에 수입허용 예외기간을 2년에서 4년으로 연장해달라고 요청하면서 양사의 자발적인 합의를 촉구했다.

포드의 짐 팔리 최고경영자(CEO)도 지난 11일 트위터를 통해 "두 회사의 합의는 궁극적으로 미국 제조업체와 노동자에게 최선의 이익이 된다"며 합의를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