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안심진료소(입원환자 진료소)에서 내원객이 대기를 하고 있다./사진=황기선 뉴스1 기자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치료받거나 백신을 접종할 때 드는 자기부담금은 ‘0원’이다. 정부는 진단검사와 치료제·백신, 격리·입원 등 치료 전 과정에 필요한 모든 비용을 부담키로 했다. 건강불평등을 해소하겠다는 의도다. 미국 등 다른 나라에서 코로나19 확진자에 천문학적인 치료비를 청구해 파산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 하지만 일각에서는 생색은 정부가 내고 부담은 건강보험 가입자에게 전가한다고 비판한다. 왜일까.

엄밀히 말하면 코로나19 치료비와 백신 접종비 등은 무료가 아니다. 정부는 전 국민 코로나 치료비 중 30%만 국가 예산으로 지원하고 나머지 70%는 국민건강보험 재정에서 조달하겠다고 잠정 결론을 냈다. 하지만 건보 재정은 국가 예산에 포함되지 않는다. 건보는 가입자가 낸 보험료를 건강보험관리공단이 운영하는 사회보험이다.


정부는 코로나 치료에 국가 예산보다 건보 가입자의 보험료를 끌어다 쓰겠다는 계획이다. 대한의사협회 관계자는 “이 같은 정책은 건보 재정 위기를 가속화할 뿐 아니라 ‘전 국민 무료 치료’라는 공언을 무색케 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문제는 건보가 빠르게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는 것이다. 보장성 확대 정책으로 부담이 늘어난 이른바 ‘문재인 케어’ 정책의 여파다. 2019년 보건복지부의 국민건강보험종합계획(2019~2023년)에 따르면 건보 지출은 2018년 약 62조3000억원에서 2023년 94조3000억원까지 늘지만 누적 수지는 같은 기간 20조6000억원에서 11조원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2026~2028년엔 건보 적립금이 바닥날 것을 우려한다.


중증환자 1명당 치료비 ‘7000만원’


코로나19 치료비나 백신 접종비 등으로 건보 추가 지출이 예상된다. 건보공단에 따르면 환자별 치료비는 ▲생활치료센터에서 관리하는 경증 환자 331만~478만원 ▲입원 치료가 필요한 중등증 환자 1196만원 ▲중증 환자 7000만원 등이다. 중증 환자의 경우 ▲인공호흡기 치료 220만원 ▲혈액투석 740만원 ▲체외순환기(에크모) 1080만원 등 비용이 포함됐다.
코로나19 확진자 전체치료비 추정치./사진=김영찬 뉴스1 기자

환자도 빠르게 늘어 부담은 더욱 가중된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국내 코로나19 확진자는 16일 기준 8만3869명으로 매일 300~400명씩 늘고 있다. 이 중 중증 환자는 전체의 1%에 달한다. 경증·중등도 환자 비중은 각각 50%, 49%다.

접종비도 부담이다. 백신 값을 뺀 접종비는 1회당 1만9220원이다. 병·의원에서 2500만회 접종이 이뤄진다고 가정했을 때 4085억원이 든다. 이중 70%인 3363억원은 건보 주머니에서 빠진다.

향후 건보료 상승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코로나19 치료비에 건보 재정이 상당 부분 쓰이면 2022년 인상률은 기존보다 높게 책정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올해 보험료 인상률을 지난해보다 2.89% 올렸다. 올해 인상률은 지난해(3.2%)와 2019년(3.49%)보다 낮다. 코로나19 여파로 가입자의 고충을 고려했다지만 ▲2016년 0.90% ▲2017년 동결 ▲2018년 2.04% 인상한 것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다. 또한 올해 실질 임금 상승률(2.6%)보다도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