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시 봉합 50일만에 또 '의사 총파업?'…백신접종 불안 키우는 의협
12월말 의사국시 재허용…올 2월 중순 의사면허 취소법 갈등
의협, 법률 개정-코로나 예방접종 연계 노림수…후폭풍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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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음상준 기자,이영성 기자 = 의사단체가 총파업 카드를 또다시 꺼내들었다. 정부와 의료계가 의대생들의 의사 국가시험(이하 의사국시) 거부 사태를 힘겹게 봉합한지 50여일 만의 일이다.
금고 이상 형을 선고받은 의사 면허를 취소하는 내용의 의료법 개정안이 국회 상임위원회에서 논의되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접종 사업에 협조하지 않겠다며 강력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면허취소 의사 '처분기간+5년' 재교부 금지…의사단체 "저항, 국가정책 협조 안해"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12월 3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2021년도 의사국시 실기시험'을 상반기와 하반기 나눠 2회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당시 방역당국은 사회 공정성 측면에서 나쁜 선례로 남을 것이라는 비판을 알면서도 코로나19 방역에 필요한 의사 인력을 확충하는 게 더 시급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코로나19 3차 유행이 지난해 12월 정점을 향해 달리자 복지부가 판단을 앞당긴 것이다.
이후 잠잠해지던 의사단체 행보는 일명 '의사면허 취소법(의료법 개정안)'이 지난 1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제1법안심사소위원회를 통과하자 상황이 급변했다. 이 법률은 의료에 대한 법 위반으로 금고 이상 형을 받은 의사면허를 처벌 기간에 한해 취소하던 것을 '모든 범죄를 저질러 금고 이상 형을 받은 의사의 면허를 취소'하는 내용으로 바꿨다.
면허를 취소하는 기간도 기존에는 처벌 기간이었지만, 의료법 개정안은 '처벌 기간 이후 5년까지'로 확대했다. 다만 업무상 과실치상죄로 금고 이상 형을 받은 경우는 면허를 취소하는 사유에서 제외했다.
이를 두고 의사단체는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의료계 반응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의사를 옥죄는 법안이라는 반응과 함께 예방접종을 앞둔 민감한 시기에 굳이 논란을 키울 필요가 있었느냐는 반응이다.
최대집 의협 회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2020년 8월 투쟁에 대한 보복입법으로 시작된 의사 죽이기 악법"이라며 "국회 앞에 제 피를 뿌려서라도 끝까지 저항 투쟁하겠다"고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김동석 대개협 회장(제41대 대한의사협회 회장 후보 기호 6번)도 지난 20일 발표한 입장문을 통해 "국회 폭거에 강력한 대응을 할 것"이라며 "이번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코로나19 방역을 포함해 위험에 노출될 수 있는 그 어떤 국가적인 정책에도 협조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의사단체도 실력 행사에 나서기엔 부담이 따른다. 지난해 연말 어렵사리 의사국시 사태를 봉합한지 얼마 되지 않은 데다 전 국민이 대상인 예방접종을 실제로 거부할 경우 후폭풍이 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정부 "지속적으로 협의"…의료계 찬반 의견, 파업 쉽지 않을 수도
의사면허 취소법을 두고 의료계 내부적으로 반발이 큰 것은 사실이다. 의료계 일각에서는 교통사고로 금고 이상 형을 선고받아도 면허가 취소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복지부는 무면허 운전 등 고의성이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면허가 취소되는 일은 없으며, 면허를 취소한 후 5년간 재교부를 금지하는 것은 변호사 등 다른 전문직과 형평성을 고려한 조치라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이창준 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은 지난 22일 출입기자단 백브리핑에서 "전문직 특성을 고려해 어느 정도 숙려기간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면허 취소 후 5년간 재교부를 금지하고 있다"며 "이는 변호사 등 다른 전문직도 마찬가지다. 의료인만 한정한 게 아니며 전체적인 형평성을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의협은 의료법 개정안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를 통과할 경우 총파업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법사위는 담당 상임위원회 심사를 마친 법률안의 체계와 자구심사를 진행한다. 법사위를 통과한 법률안은 본회의를 이어 "의료계가 총파업을 할 것으로 판단하지 않는다"며 "오해가 없도록 소통하고 의료계가 백신 접종 참여를 거부하지 않도록 계속 협의하겠다"고 덧붙였다.
손영래 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도 "의사 면허를 취소하는 사안은 의료법을 개정해야 하고, 국회에서 논의하는 사안"이라며 "정부도 법 취지는 공감하지만, 의사결정은 입법부인 국회가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일반 시민들 걱정도 커지는 분위기다. 경기도 광명에 거주하는 김동현(40·남)씨는 "아이와 노인들도 백신을 제대로 접종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의사들까지 파업을 한다는 뉴스를 보면 당연히 불안할 수밖에 없다"며 "예정된 일정대로 접종이 이뤄지도록 갈등을 봉합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향후 관심은 국회에서 속도를 조절하면서 의료법 개정안을 논의할지 여부다. 또 의협이 지난해처럼 대규모 집단행동에 나설지다. 의료계 내부적으로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예상대로 진행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내과의사는 "병원별로 코로나19 예방접종 규모를 하루 100명에서 150명으로 늘려야 한다는 요구가 많을 정도로 의사들 관심이 높다"며 "의료법 개정안이 의사단체에 큰 논란을 일으킨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지난해처럼 총파업을 하는 것도 수월하지 않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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