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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미국 땅 아칸소로 떠나온 한 미국 이민가족의 이야기를 그린 정이삭 감독의 자전적 영화 '미나리'가 세계적인 돌풍을 일으키더니 결국 상업영화 시상식의 최고봉인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까지 점령했다.
미나리는 지난 15일(한국시각) 발표된 93회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에서 최종 6개 부문에 지명되며 91관왕 수상 릴레이에 방점을 찍었다.
'미나리'는 '아메리칸 드림'과 '가족애'라는 보편적인 이야기를 담았음에도 세계적인 영화 비평사이트 로튼토마토에서 신선도 지수 98%를 유지하고 있다.
미국 앨라배마주 몽고베리에 거주하는 유학생 A씨는 현지 미나리 관객 반응에 대해 "극장의 거리두기로 인해 좌석이 다 열리지 않았는데 열린 좌석들은 거의 다 찬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간 중간 감독이 집어넣은 웃음 포인트에 저와 미국인들이 함께 반응하는 경험이 참 특별했다"고 치켜세웠다. 그는 "윤여정 배우가 등장하는 신에서 미국 할머니·할아버지 관객들의 리액션이 컸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미나리'가 미국에서 제작된 미국영화이지만 한국적인 정서와 미국의 삶이 적절하게 녹아있어 국내외 관객 모두에게 신선한 자극이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인이 공감한 '아시아적인 가족애'
'미나리'에서는 한국·한국계 배우들이 한국어로 서사를 이끈다. 화투나 멸치, 한약, 미나리 등 한국적인 것들이 등장한다. 이는 '미나리'가 아메리칸 드림을 다룬 미국영화임에도 한국영화처럼 느껴지게 하는 요소다.
정이삭 감독의 이민자 체험과 미국 중서부와 남서부의 정서를 잘 아는 경험도 현지의 보편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전문가들은 관객을 흡입시키는 가장 큰 증거로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웃음을 터뜨리는 대목이 몇번 나오는가를 꼽는다. '미나리'의 진짜 매력은 할머니와 손자가 교류하는 과정에서 유머러스하고 감동적인 장면이 자연스럽게 연출됐다는 점이다. 이런 측면에서 윤여정이 연기한 할머니 '순자' 캐릭터가 눈길을 끈다.
영화 속 할머니는 전형적인 '미국 할머니'처럼 쿠키를 구워주지 않는다. 대신 화투를 건넨다. 구수한 욕을 던지며 화투를 알려주는 장면이나 직접 깨문 밤을 손자에게 건네는 장면을 두고 김치호 한양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교수는 ‘아시아적인 가족에 대한 사랑’이 외국 관객들에게 신선하게 다가갔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수의 영화 평론을 써온 조현철 군산대학교 교양·교직과 교수는 '미나리'가 국내외 관객들로부터 인정받는 이유로 유머와 보편성을 꼽았다. 그는 "영화 '미나리'가 조그맣게 아메리칸 드림을 실천하는 한 코리안 가족의 삶을 미나리에 빗대 우리네 삶의 공통된 모습으로 은은히 제시했다"고 호평했다.
이어 "성장의 어려움을 겪는 아동초기의 손자와 쇠락의 국면에서 포용과 견인의 미덕을 발휘하는 외할머니 사이의 '따뜻한 긴장과 격려'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유머가 이 영화의 가장 큰 재미"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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