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타이어 3사(한국타이어·금호타이어·넥센타이어)는 대외 악재에 대비하기 위한 움직임에 분주하다. /자료=각 사, 그래픽=김민준 기자
국내 타이어 3사(한국타이어·금호타이어·넥센타이어)는 대외 악재에 대비하기 위한 움직임에 분주하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힘든 시기를 보낸 데다 앞으로 시장 상황이 그리 좋지만은 않다는 전망도 나온다.

3사가 마주한 가장 큰 악재는 미국 상무부의 반덤핑 관세다. 미 상무부는 반덤핑 예비 판정을 통해 ▲한국타이어 38.07% ▲금호타이어 27.81% ▲넥센타이어 14.24% 등의 추가 관세율을 예고했으며 5월13일 판정을 앞뒀다.

업계는 추가 관세 부과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일부 세율 조정 가능성도 기대하는 눈치다. 타이어 3사는 관세율을 조금이라도 낮추기 위해 해당 관세율이 부당하다는 내용의 소송을 제기할 방침이다.


이런 가운데 완성차 업체의 생산 차질도 악재로 꼽힌다. 지난해엔 코로나19로 자동차 공장이 멈췄지만 올해는 자동차용 반도체 수급 부족에 따른 완성차 생산량 감축 등이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다. 신차용 타이어 납품 일정에도 차질이 생기기 때문이다.

국내 타이어업계 한 관계자는 “타이어를 팔기 어려운 환경으로 바뀌는 데다 최근엔 천연고무와 원유 등 원자재 가격 인상까지 겹쳐 그야말로 삼중고를 겪고 있다”며 “각 사는 저마다 살길을 찾기 위해 수익성 개선에 집중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안은 유럽… 브랜드 마케팅 강화

DTM 공식 타이어로 활약해온 한국타이어. /사진제공=한국타이어
국내 타이어 3사는 유럽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타이어업계에 따르면 유럽 소비자는 18인치 이상 초고성능타이어(UHP)를 선호하는 데다 여름용과 겨울용을 구분해 사용한다. 고인치·고성능 타이어는 제품별 단가가 평균 20% 이상 비싸 타이어업계의 수익모델로 불린다.

한국타이어는 헝가리에 연간 1800만개 생산 가능한 공장을 운영하고 있고 독일에 유럽 본부와 테크니컬센터가 있다. 넥센타이어는 2019년 체코 공장을 세우고 연간 300만개를 생산했으며 2022년까지 생산량을 1100만개로 늘릴 계획이다.

유럽 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타이어 3사의 대표적 활동으론 스포츠마케팅이 꼽힌다. 한국타이어는 스페인 프로축구 라 리가의 레알마드리드, 금호타이어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토트넘과 독일 분데스리가의 레버쿠젠, 넥센타이어는 영국의 맨체스터시티의 공식 후원사로 이름을 올렸다.

한국타이어는 모터스포츠 활동에도 적극적이다. 양산차를 기반으로 한 자동차 경주 대회 중 최고봉으로 꼽히는 ‘DTM’(독일 투어링카 마스터즈)의 공식 타이어로 2011년부터 지난 시즌까지 활약을 이어왔다. 현재는 지난해 신설된 대회인 ‘DTM 트로피’의 공식 타이어 스폰서로 2024년까지 활동한다. 세계 3대 모터스포츠 중 하나인 ‘WRC’(월드랠리챔피언십)의 일부 클래스 공식 타이어로 선정되기도 했다. 나아가 모터스포츠의 정점인 ‘F1’(포뮬러원)에도 도전장을 내밀 계획이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그동안 모터스포츠를 통해 쌓은 노하우와 브랜드 이미지는 매우 큰 자산”이라며 “글로벌 완성차업체의 고성능차에도 제품을 납품하는 등 성과가 이어지면서 소비자 관심도 함께 늘고 있다”고 말했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유럽에서 신제품을 계속 내놓고 있고 스포츠마케팅도 유지할 방침”이라며 “나아가 모빌리티 사업 파트너로서도 역할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토트넘 공식 후원사 금호타이어. /사진제공=금호타이어
넥센타이어 관계자는 “유럽 각국 업체와의 협업 등 시장에 맞춘 전략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기 위한 마케팅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라며 “완성차 업체와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그 결과 신차용 타이어 납품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타이어업계 한 관계자는 “유럽은 미쉐린·콘티넨탈·피렐리 등 쟁쟁한 브랜드가 자리잡은 시장이어서 국내 업체가 인지도를 높이는 데 매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며 “최근 가격보다 각종 평가에서 성능을 인정받은 점 등은 앞으로 판매량이 늘어날 수 있는 계기로 본다”고 전했다.

자존심 세울 때 아니다… 제품·유통도 강화

지난해 한국타이어의 영업이익은 6282억원으로 전년 대비 15.4% 증가했지만 넥센타이어·금호타이어의 영업이익은 각각 80.4%, 36% 줄어든 394억원, 352억원으로 나타났다.

국내 타이어 3사는 신제품과 유통망 강화로 미래를 대비한다. 대표적으로 전기차 등 미래차용 제품과 함께 기존 틀을 깬 서비스를 이어갈 방침이다.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에 따르면 올해 전기차 시장 예상 규모는 전년(228만대) 대비 72.8% 가량 늘어난 394만대다. 특히 2025년엔 약 1126만대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체들도 전기차용 제품 등 미래차 특화 타이어에 기대가 크다. 다만 현대와 기아 등 국내 브랜드의 전기차에 해외 브랜드 제품이 끼워지는 점은 넘어야 할 산이다. 타이어업계 관계자는 “수입차에는 국산 타이어가 끼워지고 국산차에는 수입 타이어가 끼워지는 상황”이라며 “기술력 차이라기보다는 브랜드 인지도 문제”라고 평가했다.

비대면 방문 교체 서비스 강화한 넥센타이어. /사진제공=넥센타이어
한국타이어는 포르쉐의 전기차 타이칸의 신차용 타이어를 공급하고 있고 넥센타이어는 미국의 전기차 스타트업 ‘카누’에 전기차용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이런 점을 들어 앞으로 국내 완성차회사에도 신차용 타이어 공급을 기대하고 있다.

신사업 분야에서는 협업도 준비하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현대·기아차와 자동차 데이터 기반 지능형 소모품 관리 서비스를 개발하기 위해 손잡았다. 커넥티드카 기술을 활용해 타이어 등의 소모품 교체시기를 알려주는 식이다. 금호타이어와 넥센타이어는 비대면 서비스를 전국적으로 확대하면서 실속을 차릴 계획이다.

국내 타이어업계 관계자는 “국내 타이어 3사는 당장 눈앞의 문제도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앞으로 달라질 환경에 대비하기 위한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며 “스마트타이어 등 첨단 제품도 곧 등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