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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민간 우주선을 타고 달나라를 여행하며 인류가 지구를 벗어나 화성으로 이주하는 우주개척의 시대.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상상 속 우주개발이 현실이 되고 있다. 민간 기업이 우주개발을 주도하는 ‘뉴 스페이스’ 시대가 열리면서다. 한국 기업도 서둘러 관련 산업에 투자하며 시대를 뒤쫓기 위한 경쟁력 확보에 열을 올린다. 과연 한국의 우주산업은 어디까지 왔을까. 국내 우주산업의 현주소를 들여다봤다.
민간 중심 우주개발 시대 개막
전통적으로 우주산업은 정부와 군 연구기관의 주도 하에 발전해왔다. 기술적 위험부담이 크고 목표 자체가 정찰 위성 등 국가안보와 방위 혹은 통신 인프라 구축 등에 맞춰져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가 차원에서 정책을 추진하면 군수·방산분야의 대형 민간업체가 과제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관련 산업 발전이 진행돼왔다.하지만 2000년대 이후로는 새로운 민간 투자 모델을 기반으로 한 민간 주도의 우주개발로 산업의 범위가 커지고 있다. 기술 발전으로 작고 저렴한 위성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지면서 민간 기업과 스타트업도 산업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열렸기 때문이다.
미국 비영리단체인 ‘스페이스 파운데이션’이 지난해 7월 발간한 ‘스페이스 리포트’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전 세계 우주산업시장 규모는 4238억달러로(475조원) 추정된다. 미국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도 지난해 보고서에서 자율주행차 등으로 데이터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광대역 위성이 우주산업의 성장을 견인해 세계 민간 우주산업 규모가 2040년 1조1000억달러(약 1240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우주 분야 투자회사인 미국 ‘스페이스 엔젤스’의 ‘글로벌 뉴 스페이스 투자 현황 분석’에 따르면 2009년부터 2020년 3분기 현재까지 1128개의 우주기업이 총누적액 1660억달러(약 180조원)의 민간 투자를 받았다.
이런 움직임은 그동안 우주개발 경험을 통해 인공위성 및 우주발사체 기반 기술이 널리 축적된 미국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대표적인 기업이 바로 미국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스페이스X’다.
스페이스X는 2002년 설립된 이래 민간 항공우주 기업으로서 수많은 업적을 거뒀다. 2008년 세계 최초로 민간 액체 추진 로켓인 ‘팰컨1’을 지구 궤도에 도달시켰고 2010년엔 우주선 ‘드래건’을 발사해 궤도 비행과 회수에 성공했다. 2012년엔 민간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우주선을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도킹시켰고 2015년에는 ’팰컨9’의 로켓 1단 부스터를 역추진해 착륙시키는 결실을 맺었다.
지난해 5월에는 우주비행사 2명이 탑승한 우주선 ‘크루 드래건’을 ISS로 시험 발사한 데 이어 11월에 4명의 우주인을 태운 유인 우주선 ‘리질리언스’를 성공적으로 쏴 올리며 본격적으로 민간 우주 비행 시대를 열었다.
스페이스X의 도전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무려 100톤을 지구 저궤도에 올릴 수 있는 로켓 ‘빅 팰컨 로켓’(BFR)을 개발 중에 있으며 2023년에는 민간 최초로 달 관광 우주선도 발사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화성 이주를 위한 대규모 우주선 ‘스타십’을 개발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해 12월9일과 2월3일 및 3월3일 세 차례에 걸쳐 스타십의 시제 모델을 쏘아 올렸지만 모두 착륙 과정에서 폭발했다. 하지만 실험이 진행될수록 착륙 과정에서 진전된 결과가 나오고 있어 사람을 싣고 우주를 비행하는 시대가 열릴 것이란 기대가 높아진다.
한국 우주산업 현주소는
반면 한국의 우주산업 개발은 미국에 비해 현저히 뒤처진다. 안형준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연구위원에 따르면 2005년 이후 국내 우주기업 가운데 벤처캐피털이나 엔젤투자자 등으로부터 투자를 받은 기업 수는 위성 시스템 개발 및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쎄트렉아이를 비롯해 10개 남짓으로 추산된다.2005년 쎄트렉아이가 첫 투자를 받은 이래 몇몇 기업이 간간이 투자를 받다가 2017년 들어서야 투자가 증가하기 시작했다. 2020년 총투자액은 11월 기준 약 130억원 규모다. 다만 최근 들어 대형 방산기업을 중심으로 뉴 스페이스에 대한 본격적인 투자를 단행하고 있어 앞으로 민간 중심의 우주산업 개발이 탄력을 받을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린다.
한국형 발사체 개발도 조만간 성과가 기대된다. 위성이나 우주선을 쏘아 올리기 위해선 발사체가 필요하지만 한국은 아직까지 자체적인 발사체를 갖추지 못해 위성을 쏘아 올릴 때마다 해외에 의존해 왔다. 이런 가운데 한국은 정부 주도로 2010년부터 총 1조9572억원을 들여 한국형 발사체인 ‘누리호’ 개발을 진행하고 있으며 오는 10월 위성 모사체를 싣고 1차 발사가 예정돼 있다. 내년 5월에는 무게 200㎏의 성능검증위성을 장착해 우주로 발사하게 된다.
안형준 연구위원은 “뉴 스페이스가 정책 홍보의 진부한 말잔치에 머물지 않고 우주산업 진흥의 실질적인 효과를 가져오는 주요한 수단이 되도록 정부와 민간 각각의 역할에 대한 면밀한 고민이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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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듬 기자
동행미디어 시대 산업1부 재계팀 기자입니다.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