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왼쪽)와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서울=뉴스1) 유새슬 기자 = 야권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결과가 23일 오전 발표될 예정인 가운데 이날 결과에 따라 두 후보의 정치적 입지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단일화를 승자가 모든 것을 독식하는 구조, 즉 '제로섬 게임'으로 만드는 것은 두 후보 모두에게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이유다.

현재 두 후보는 승부를 예측할 수 없을 만큼 초접전의 승부를 벌이고 있다. 이 때문에 단일화로 승패가 갈리더라도 서로가 정계에서 중요한 입지를 담당할 수 있도록 암묵적인 합의를 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23일 야권에 따르면 두 후보는 단일화 규칙을 결정하기 위한 실무협상 과정에서 적합도와 경쟁력을 모두 묻는 방식을 선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국민의힘은 적합도 조사를, 국민의당은 경쟁력 조사를 선호했다. 양당 실무협상팀도 이 같은 안을 관철, 양쪽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협상 진척에 애를 먹었다.


그런데 갑자기 안 후보와 오 후보가 적합도와 경쟁력을 모두 묻는 안을 공개적으로 제안했고 두 후보는 각자의 실무협상팀에 이 절충안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두 개의 여론조사 기관이 각각 800명에게 적합도를, 다른 800명에게 경쟁력을 묻고 총 3200개의 표본을 단순 합산하는 방식의 최종 합의안이 탄생하는 데 두 후보의 의지가 작지 않게 작용했던 것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두 후보가 최대한의 접전을 벌여 근소한 차이로 승패가 갈려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단일화에서 패배한 후보는 향후 정치적 입지가 급격하게 추락하는 위기에 처할 수 있다.


오 후보는 '무상급식 파동' 이후 지난 10년간 주류 정치판에서 비켜서 있던 원외 인사이기 때문에 패배시에는 정치 세를 모으는 데 한계가 커질 수밖에 없다. 안 후보는 국민의힘에 합당까지 제안한 상황에서 단일화 경선에 이기지 못한다면 제1야당에 흡수될 수 있고 국민의당과 제3지대의 생명력도 함께 끊어질 가능성이 있다.

이에 단일화 경선 승자가 다른 한쪽을 정치권 밖으로 밀려나지 않도록 지탱하자는 모종의 공감대를 형성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이런 의도를 관철하기 위해서는 단일화 여론조사에서 승부가 초박빙으로 갈려야 한다. 단일화 패자도 충분히 큰 경쟁력을 가졌다는 점이 수치로 확인돼야 통합선거대책위원회나 서울시 연립정부 구상 등을 추진할 동력을 얻게 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번에 실무협상팀이 합의한 여론조사 안은 '무승부'라는 분석이 많다. 적합도와 경쟁력을 모두 묻고 무선전화 100%의 평일 여론조사를 진행하는 것은 단일화 경선의 예측 불가능성을 더욱 키웠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이날 뉴스1과의 통화에서 "두 후보가 경쟁력-적합도를 모두 묻는 안을 살리고 싶은 의도가 있는 것 같았다"며 "지금은 각자가 후보가 되기 위해 서로 신경전도 벌이고 있지만 속내는 그게 아닐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오 후보는 전날(22일) 여론의 지지를 호소하는 기자회견을 연 뒤 '여론조사 이후 통합선대위를 꾸리고 상대 후보가 위원장을 맡기로 한 약속은 여전한가'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안 후보도 비슷한 시각 기자회견을 연 뒤 서울시 공동시정 계획에 대해 "오 후보와 비공개로 네 번 정도 만나 어느정도 구체적인 안들을 주고 받았다"며 "서로 좋은 인재를 추천해 정말 일을 잘해서 성과를 내는 게 저희의 공동 목표"라고 설명했다.

양당은 이날 오전 9시30분 실무협상 회의를 열고 단일화 여론조사 최종 결과를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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