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켈 아르테타(왼쪽) 아스널 감독과 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 아스널과 리버풀은 남은 2020-2021 프리미어리그에서 순위 반등과 명예 회복이 절실하다. /사진=로이터
29라운드까지 진행된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체면을 구긴 구단은 리버풀과 아스널이다. 합쳐서 잉글랜드 1부리그 우승만 32번(리버풀 19회, 아스널 13회)을 달성한 두 구단이 나란히 중위권까지 밀려나 있다. '빅6'라는 이름값에 큰 금이 갈 위기에 처했다. 남은 시즌 두 구단 모두 명예회복이 절실하다.

26일(한국시각) 기준 리버풀은 13승7무 9패 승점 46점으로 7위, 아스널은 12승6무11패 승점 42점으로 9위에 머물러 있다.


아스널의 경우 지난해 11월 이후 경기력의 등락폭이 크다. 시즌 초반 상위권에서 오르내리며 나쁘지 않은 출발을 보였다. 하지만 지난해 11월2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1-0 승) 이후 리그 7경기에서 2무5패를 당하며 급격히 하위권으로 추락했다. 미켈 아르테타 감독의 경질설과 팀 내 불화설이 흘러나오는 등 선수단 내외부 분위기가 최악을 향해 치달았다.

그나마 12월 말 첼시전(3-1 승)을 잡아낸 뒤 7경기 무패 행진을 달리며 한숨 돌렸지만 이후 울버햄튼 원더러스와 애스턴 빌라에게 다시 2연패를 당하며 상승세가 꺾였다. 두 팀 모두 충분히 승점을 쌓을 수 있는 상대였다는 점에서 이 2연패는 더욱 뼈아프다.


리버풀은 새해 들어 경기력이 급락한 경우다. 리버풀은 지난해 12월 말까지 16경기를 치르며 9승6무1패 승점 33점을 거뒀다. 득점은 37골, 실점은 20실점이었다. 압도적인 전력까지는 아니었지만 쉽사리 패배를 허용하지 않으며 리그 1위를 지키고 있었다.

반면 2021년 들어 리버풀의 리그 성적은 13경기에서 4승1무8패, 승점은 단 13점을 벌었다. 전무했던 홈 6연패 기록을 당하며 팀 분위기가 바닥을 쳤다.


부진의 직접적인 원인은 공격력이 꼽힌다. 실점 빈도는 2020년 경기당 1.3골(16경기 20실점)에서 2021년 1.2골(13경기 16실점)로 오히려 떨어졌지만 경기당 2.3골(16경기 37골)을 넣던 공격력은 새해 13경기 동안 0.8골(11골)로 곤두박질쳤다.
아스널 미드필더 그라니트 자카가 지난 6일(한국시각) 영국 번리의 터프 무어에서 열린 번리 FC와의 2020-2021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경기에서 자신의 실책으로 실점을 허용한 뒤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로이터
양 팀 모두 반등 가능성은 충분하다. 아스널의 경우 시즌 중반 부진했던 선수들의 경기력이 후반기 들어 눈에 띄게 살아났다. 후보 공격수로 평가 절하됐던 알렉상드르 라카제트는 어느새 리그 두자릿수 득점(11골)을 넘겼다.

주장 피에르-에메릭 오바메양도 대회를 가리지 않고 득점포를 터트리며 부활 가능성을 보였다. 부카요 사카, 에밀 스미스 로우, 1월 이적시장을 통해 영입된 마틴 외데가르드의 맹활약도 두드러진다.

다만 아스널은 남은 기간 수비와 후방 빌드업에서의 집중력을 한껏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 지난 6일 열린 번리와의 경기를 망친 건 후방 빌드업 과정에서 나온 미드필더 그라니트 자카의 단 한번의 실책이었다.


이 실책 하나로 아스널은 객관적 전력에서 뒤처지는 번리에게 승점 3점을 가져가지 못하고 1-1 무승부에 만족해야 했다. 탄탄한 뒷문을 바탕으로 잡을 수 있는 경기에서 확실한 승점 획득이 필요하다.
리버풀은 모하메드 살라를 중심으로 한 공격진이 새해 들어 제대로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리버풀은 공격진의 각성이 필수적이다. 침체된 한 해를 보내고 있는 사디오 마네와 호베르투 피르미누가 살아나야 한다.

리버풀이 자랑하는 '마누라 라인'(사디오 마네, 호베르투 피르미누, 모하메드 살라)은 이번 시즌 리그에서 총 30골을 넣고 있지만 절반 이상인 57%(17골)를 살라 혼자서 넣었다. 우승을 차지했던 지난 시즌 마네(18골)가 살라(19골)와 견줄 만한 득점을 터트렸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시즌 초반 득점 행진을 펼치며 마누라 라인의 자리를 위협하던 디오구 조타 마저 부상 복귀 이후에는 주춤한 모양새다. 리그 종료까지 9경기가 남은 가운데 공격진이 자신들의 좋았던 컨디션을 언제 회복하는 지가 리버풀의 챔피언스리그 출전 도전의 마지막 숙제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