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대만 선사 에버그린의 컨테이너 화물선 '에버기븐'이 이집트 수에즈 운하에서 좌초됐다. /사진=로이터통신
세계 무역 물동량의 12%를 담당하는 이집트 수에즈 운하가 선박 좌초로 통행이 중단되면서 국제 해상 물류가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지난 23일 대만 선사 에버그린의 컨테이너 화물선 '에버기븐'이 수에즈 운하 중간을 비스듬하게 가로지른 채 좌초됐다. 좌초된 선박은 2만2000TEU(1TEU=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초대형 컨테이너선으로 길이 400m, 넓이 60m에 달한다.


영국 해운전문지 로이드리스트는 이 사고로 인해 대기 중인 무역량의 가치는 시간당 4억달러(약 4538억원), 하루 96억달러(약10조9000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해운업계에 따르면 국적선사 HMM의 2만40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도 인근 해상에서 대기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2일 부산항에서 국내 화물을 싣고 첫 출항한 1만6000TEU급 컨테이너선도 수에즈 운하를 향해 항해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25일(현지시각) 수에즈 운하를 통해 유럽으로 가는 하루 물동량의 가치는 51억달러(약 5조7800억원), 아시아로 가는 물동량 가치는 45억달러(약 5조980억원)라고 보도했다. 수에즈운하 마비로 대기 중인 선박은 185척, 우회로를 찾는 선박까지 합산하면 300척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 세계 무역의 12% 정도가 수에즈 운하를 통과한다.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최단의 해상로로 액화천연가스(LNG)·원유·의류·가구·자동차부품까지 다양한 상품을 실은 선박들이 매일 수에즈 운하를 통해 운송된다.


선박을 인양할 최적기는 오는 28~29일로 예상된다. 2012년 침몰한 이탈리아 초대형 유람선 '코스타 콩코르디아(Costa Concordia)' 인양을 맡았던 책임자는 "28~29일이 돼야 밀물이 가장 높아 좌초된 선박을 인양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 시기를 넘기면 다음 인양 가능 시기는 12~14일 후가 될 것"이라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다음 주 월요일까지 인양하지 못하면 해운 물동량 지연은 더욱 심각해진다는 전망이다.

사태 장기화에 대비해 세계 주요 해운사들이 남아프리카공화국 희망봉으로의 우회 노선 활용을 검토하고 있다. 남아공의 희망봉을 경유하면 노선 거리가 6000마일(약 9650㎞)가 늘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