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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프랑스의 아카데미 시상식으로 불리는 세자르 시상식에서 발생한 여성 배우의 나체 시위 논란 여파가 장기화되고 있다. 예술에서만큼은 편견 없이 다양한 문화를 끌어안는 개방적인 프랑스라지만 전국민이 보는 시상식에 전라를 노출한 여성 배우의 행위에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영화인의 용기 있는 행동"이라는 지지가 있는 반면, "성적 쇼에 지나지 않았다"며 배우가 보여준 항의 방식에 문제를 제기하는 의견이 대립했고 정치인들은 검찰에 문제 제기를 했다.
나체 시위로 논란이 된 배우는 코린 마시에로(Corinne Masiero)로, 그는 지난 12일(프랑스 현지 시간) 열린 제46회 세자르 시상식에서 의상상 시상자로 무대에 올랐다. 당시 그는 붉은 색의 페인트 칠 범벅이 된 의상에 당나귀 탈을 쓰고 등장했고 옷을 하나씩 벗어 던진 뒤 가슴에 적힌 '문화 없이는 미래도 없다'는 슬로건을 드러내고 시위를 시작했다. 또한 그는 프랑스 총리 장 카스텍스(Jean Castex)에게 등에 적힌 '예술을 돌려줘, 장'이라 쓴 메시지를 전달했다.
코린 마시에로가 이 같은 시위에 나선 이유는 프랑스 정부의 극단적인 극장 폐쇄 조치에 대해 항의하기 위해서였다. 프랑스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지난해 10월30일부터 영화관을 포함한 모든 문화 장소를 폐쇄했다. 이에 코린 마시에로 외에도 스테판 드무스티에(Stéphane Demoustier) 감독도 세자르 시상식에서 "우리 아이들은 자라(Zara)에 갈 수 있지만 영화관에는 갈 수 없다"며 "이를 이해할 수 없다, 우린 영화가 계속 발전하기 위해 정치적 의지가 필요하다, 장관으로서 책임을 지라"고 비판했다.
이후 문화부 장관 로즐린 바슐로(Roseline Bachelot)는 지난 16일 프랑스 라디오 RTL에 "이 행사가 프랑스 영화에 유용했나,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영화는 문화적이고 창의적인 산업이고 세자르 시상식은 우리(프랑스) 영화를 보여주는 국제적인 쇼케이스인데 이 사건이 프랑스 영화의 이미지를 손상시켰다"고 비판했다. 또한 배우들이 코로나19로 인한 위기에 국가가 영화관과 같은 문화 장소를 포기했다고 비난한 데 대해서는 "우리(프랑스) 만큼 영화를 돕는 나라는 세계 어디에도 없다"고 확신하며 정부가 영화계를 돕기 위해 12억 유로(약 1조 6010억원)를 지원한 사실을 상기시켰다.
이어 줄리앙 오베르(Julien Aubert) 외 9명의 공화당 소속 의원들은 코린 마시에로의 '성적 전시'가 많은 시청자들을 불편하게 만들었을 것이라며 이를 비난, 지난 16일 파리 검찰에 서신을 보냈다. 이들은 편지에 "이 같은 성적 노출은 1년의 징역형과 1만5000유로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고 명시했고, "표현의 자유가 정치적 항의 과정에서 신체 표현을 허용하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그러나 표현의 자유가 모든 것을 정당화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검찰은 지난 22일 이를 기각했다. 검사는 "엔터테인먼트 종사자들이 현재 어려움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끌고 싶어했던 관점에서 소송은 부적절할 것"이라며 "최근 법원의 판례를 고려할 때 이는 실패로 끝날 것"이라고 AFP에 말했다.
코린 마시에로는 지난 17일 프랑스 매체 메디아파르(Médiapart)와의 인터뷰에서 "대단한 것은 우리가 지금 이것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오스트리아 TV에서는 중계를 해줬고 브라질, 한국, 미국, 인도에서 많은 응원 메시지를 받았다"고 고백했다. 또 그는 "내가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 그것(영화계 문제)에 대해 이야기할 수 없었고 우리의 불안정성에 대해 이야기할 수 없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성적 전시라는 비난에 대해서는 "나는 누가 '싫다'고 말할지, 누가 '좋다'고 말할지 아주 잘 알고 있다"며 "내 강점은 대중적이며 저속하다는 것"이라면서 "나는 아름답지 않지만 '그런 우리도 존재할 권리가 있다'고 감사하다는 메시지를 받았다"고도 밝혔다.
코린 마시에로의 나체 시위에 프랑스 내 여론도 갈렸다. 누리꾼들은 프랑스 영화 사이트 알로 시네(Allo Ciné)에 다양한 의견을 게재했다. 일부 누리꾼들은 "이런 식으로 도전하는 것은 주어진 주제에 대한 반응과 희망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다소 성공적이었다" "코린 마시에로의 개입에 감사하다, 극장의 상황은 코로나 시대에 큰 관심사가 아니라는 것은 분명하다, 이 주제에 대한 진정한 대화와 이해가 없다는 것이 안타깝다" "이는 분명 우리의 사회 문제로, 누구도 서로를 이해하려 하지 않았다"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은 매우 쉽다, 그의 용기를 응원한다" "영화인들의 행동이 필요했다"고 공감했다.
또 다른 이들은 "나는 그녀의 공개 토론을 본 적이 없다"며 "우리는 그의 몸짓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그 의미와 주제에 대해 덜 반영하지 않았나"라고 반론했다. 이외에도 "저속한 성적 쇼" "우린 그의 쇼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그가 이런 일을 벌인 원인이나 세자르 시상식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는다, 이는 그 쇼가 쓸모 없었다는 것을 증명한다" "이 저속한 행위로 약화된 영화 산업의 이미지를 평가 절하하고 오히려 그 투쟁이 보이지 않게 만들었다" "나는 우리가 메시지의 본질보다 형식을 더 많이 기억하는 것이 부끄럽다" "메시지는 칭찬할만하지만 형식은 외설적" "그럼에도 대화가 더 영향력 있었을 것" 등 의견이 올라왔다.
코린 마시에로의 나체 시위를 둘러싼 여론의 대립도 깊어졌으나, 결과적으로 프랑스 영화계가 처한 현실에 대한 공론화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인 반향이기도 했다. 무엇보다 코로나19로 인해 전세계 영화계가 위기에 처한 만큼, 세자르 시상식의 메시지가 시사하는 바가 컸고 프랑스 영화인들과 배우들이 낸 목소리에 공감하고 있는 분위기가 형성되기도 했다. 프랑스와 같은 극장의 극단적인 폐쇄 조치까지 이르진 않았지만 한국 영화계가 처한 현실도 녹록지 않다. 이달 최고 일일관객수는 약 22만명, 최저치는 약 4만3000명이다. 극장가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영화계 위기에 대한 꾸준한 공감대 형성도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은 프랑스와는 또 다른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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