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부터 자가검사키트 약국·인터넷 판매… “정말 괜찮을까?”
[머니S리포트- ‘코로나 점검’… 4차 유행 조짐 속 ‘자가검사’ 논란①] 신속성·접근성 높아 실익 VS 낮은 정확도에 의료현장 혼란
한아름 기자
9,599
공유하기
편집자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대유행 우려가 커져가는 가운데 ‘자가검진’과 ‘백신 안전성’ 논란이 연일 뜨겁게 전개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상생방역’을 위해 자가검진이 가능한 코로나19 진단키트 도입을 시사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져 온 정부의 거리두기 단계 조치와 엇갈리는 행보다. 이른바 ‘오세훈표 상생방역’을 두고 찬반 여론도 극명하게 갈라섰다. 백신 안전성 논란은 정부의 11월 집단면역 완성 목표에 물음표를 던지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와 얀센 백신의 희귀 혈전 부작용 논란이 불을 지폈다. ‘특정 백신 포비아’는 사회적 이슈가 됐다. 전 세계적으로 백신 부족 현상이 심각해진 상황에서 혈전 논란까지 불거지자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평가받는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은 더 귀한 몸이 됐다. 자연스럽게 정부의 백신 접종 정책을 바라보는 시선은 비관론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오세훈표 상생방역’의 빛과 그림자, 정부의 11월 집단면역 완성 계획에 문제가 없는지 살펴봤다.
하지만 신속성·접근성을 갖춘 자가진단키트(신속항원검사) 도입을 두고 찬반 논란이 거세다. 정확도와 실효성 등에 의문을 제기하는 반대 의견과 조기 확진자 발견 측면에서 도움이 될 것이란 찬성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형 상생방역’ 방안을 제시하고 자가진단키트를 도입해 논란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자가진단키트란 일반인이 스스로 검체를 채취한 뒤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도구다. 아직 국내에 정식 허가를 받은 제품은 없지만 수도권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쓰는 신속항원검사와 원리는 같다. 콧속 8~9㎝까지 면봉을 넣어 채취한 분비물을 키트에 직접 넣으면 10~30분 이내 결과가 나온다. 에이즈·말라리아 등 기존 감염병에서도 사용하는 도구로서 1회 검사 비용이 기존 분자진단키트보다 싸다는 장점이 있다. 미국 등 세계 각국에선 약국 등에서 손쉽게 구매할 수 있다.
성인 68% 자가진단키트 찬성… 신뢰도는 글쎄
문제는 정확도다. 전문가들은 임시선별검사소에 신속항원검사를 도입할 때부터 낮은 정확도를 문제 삼아왔다. 이혁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는 “기존 분자진단검사는 전문가가 검체에 포함된 코로나바이러스 유전자를 증폭하는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시간은 오래 걸리지만 정확도가 높다. 하지만 신속항원검사는 채취한 검체를 그대로 활용하기 때문에 바이러스 양이 적으면 양성을 음성으로 진단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자가진단키트에 대한 일반인 의견은 어떨까. 머니S가 16일부터 20일까지 성인 70명을 대상으로 자체 설문조사한 결과 자가진단키트 도입 관련 찬성 의견이 68.6%(48명)로 조사됐다. 반대는 25.7%(18명)이었다. 잘 모르겠다로 응답한 비율은 5.7%(4명)였다.
자가진단키트 도입에 대부분 찬성 의견을 보였지만 신뢰도·사용 여부엔 다소 의구심을 가졌다. 자가진단키트를 신뢰할 수 있냐는 물음엔 41.4%(29명)가 그렇다고 답했다. 아니라고 답한 비율은 35.7%(25명)이었다. 잘 모르겠다는 의견은 22.9%(16명)였다. 이어 서울시와 방역 당국이 자가진단키트 사용을 허가하면 사용하겠다는 응답은 57.2%(40명)로 집계됐다. 사용하지 않겠다고 답한 비율은 37.2%(26명)였다. 5.6%(4명)은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의료계 “오히려 방역에 악영향… 실효성 의문”
의료계는 자가진단키트 사용을 허가했다간 방역에 더 큰 구멍이 뚫릴 수 있다고 지적한다. 정확도가 낮은 데다 이를 보급했을 때 현장에서 제대로 사용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다. 잘못된 음성 판정을 받은 감염자가 돌아다니면 바이러스 확산이 걷잡을 수 없을 것이란 우려에서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서울대병원 연구를 보면 자가진단키트의 민감도는 17%였지만 대략 50%라고 가정해도 환자 200명 중 100명은 감염자인데도 감염자가 아니라는 ‘위음성’ 판정을 받는다”며 “이들을 어떻게 관리할지 대책이 없으면 의료현장의 혼란만 야기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감염자가 아닌데도 자가진단에서 양성이 나온 상황(위양성) 역시 간단치 않다. 분자진단키트로 다시 검사해 재차 확인해야 하기 때문이다.
실효성 여부도 따져봐야 할 문제다. 의료계는 초기 코로나19 방역에 실패한 미국·유럽과 달리 한국 의료시스템은 현재 확진세를 감당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엄 교수는 “현재 국내 진단 역량으로 24시간 이내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며 “확산세가 걷잡을 수 없고 의료기관·진단역량에 과부하가 걸려 검사 결과를 확인하는 데 며칠씩 걸리는 나라라면 자가진단키트 도입을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익명을 요구한 대학병원 감염내과 교수 역시 “미국·영국 등에서 자가진단키트 도입에 따른 방역 효과가 컸다면 왜 100만명당 확진자 수가 국내보다 더 많이 나오겠나”라며 “확산세나 의료시스템 역량 등 각국 상황에 따라 고려해야 하는 사항이 다르다. 확산으로 인한 경제적 피해를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도 따져봐야 할 문제”라고 꼬집었다.
국내 진단업체는 서울시가 비용을 들이더라도 결과적으로 감염자를 줄일 수 있다면 이득이라는 입장이다. 손미진 수젠텍 대표(체외진단기업협회장)는 “자가진단키트는 분자진단키트와 애초에 개발 목적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정확도 비교는 의미 없다”며 “국내 방역 당국이 요구하는 품질 기준은 유럽이나 미국과 비교했을 때 비슷하거나 더 높다. 이에 걸맞은 자가진단키트를 개발하고 분자진단 외 보조수단으로 사용하면 된다”고 입장을 밝혔다.
자가진단키트 2종 조건부 허가… 3개월 내 추가 데이터 제출 必
식약처는 23일 코로나 자가진단키트 2종(SD바이오센서·휴마시스)에 대해 조건부 품목허가를 했다. 국내에서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가 품목허가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3개월 내 국내 임상적 성능시험 자료 등 데이터를 제출하는 조건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이번에 허가한 두 제품은 코로나 감염 증상의 확진이 아닌 보조수단으로만 사용해야 한다”며 “분자진단과 임상증상을 고려해 의사가 감염 여부를 최종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존중받는 개인, 부강한 대한민국’ 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보도자료 및 기사 제보 (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