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지난 1월 20일 출범한 조 바이든 행정부가 오는 29일이면 100일을 맞는다. 미증유의 감염병 대유행과 전임 대통령이 남긴 '분열의 정치'가 육중한 존재감을 시현했을 때 최강국을 이끌게 된 바이든 대통령은 코로나19 극복에 전력을 쏟아 부으면서 통합의 리더십도 발휘하려 했다. 자유민주주의와 인권 등 보편적 가치에 기반해 동맹국 결속을 시도하며 대중 전선 구축에도 매진하고 있다. 빠른 경제 회복세와 대규모 부양책에 힘입어 증시 상승세는 거침이 없다. 향후 정책 기조를 전망해볼 수 있는 바이든 시대 100일을 4회에 걸쳐 돌아본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취임 100일간의 외교는 '첫째도 중국, 둘째도 중국, 그리고 셋째도 중국'이라는 한 문장으로 정리된다. 100일 내내 국외는 물론 국내 정책마저도 중국을 겨냥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국은 올해 3월 공개된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군사 전략 청사진을 담은 '국가안보전략 중간 지침'에서 '돌아온 미국'에 대항할 '유일한 경쟁자'로 규정됐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중국을 '금세기 최대의 시험대'라고 부르면서 "미국은 필요하다면 중국과 대결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중국에 초점

바이든 대통령은 1월20일 취임사를 통해 "우리는 동맹을 복원하고 전 세계에 다시 관여할 것"이라며 '미국의 귀환'(America is back)을 선언했다. 전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고립주의, 보호무역주의에 따라 미국이 세계무대에서 자취를 감춘 동안 몸집을 불린 중국을 향한 선전포고였던 셈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직후 먼저 파리기후협약, 세계무역기구(WTO)에 재가입하는 등 국제질서와 국제제도에 복귀함으로써 미국의 글로벌 리더십을 재확립하겠다는 뜻을 만방에 알렸다.

이후 바이든 대통령은 '가치외교를 고리로 한 동맹국과의 협력' 움직임에 나섰다. 가치외교란 특정 가치를 외교정책에 반영해 국제사회에서 실천하고자 하는 것으로, 바이든 대통령이 내세운 가치는 인권과 자유, 민주주의, 평화와 안전 등이다.


이중 당장 민주주의가 중국의 공산주의 체제와 배치돼 미국과 중국의 손잡기는 애초에 배제됐음이 시사됐다.

중국은 미국의 가치외교를 상당히 불쾌하게 여겼는데, 중국의 주권이 연관된 핵심이익을 건드렸기 때문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이 신장 위구르 자치구나 티베트, 홍콩, 대만 등을 상대로 인권침해와 같은 일을 자행하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그리고 이로써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에 대항할 친구들'을 규합하게 됐다.

이외에도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 정책은 중국에 방점을 두고 이행됐다.

외교장관 회담으로만 열렸던 쿼드(Quad, 미국·호주·인도·일본)를 정상회담으로 승격해 추진한 것도 중국 겨냥 정책의 일환으로 여겨진다. 바이든 대통령은 2월부터 쿼드 정상회담을 추진하고 나섰고 마침내 3월12일 사상 첫 쿼드 정상회담을 열었다.

쿼드는 표면적으로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실현을 내세우고 있으나 실질적으로는 '중국의 해상 진출'을 견제하기 위한 의도로 만들어진 미국 중심의 반중(反中) 협의체라는 성격이 강하다.

외교·안보 장관들의 취임 첫 방문국을 일본, 한국으로 잡은 것도 대중(對中) 겨냥과 무관치 않다는 풀이가 나왔던 터다. 바이든 행정부 안팎에선 끊임없이 한일 간 소통 문제를 개선해 한미일 3국 공조가 복원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었다.

이는 무엇보다 미국이 동맹국인 한국, 일본과 손을 잡고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 여겨졌다.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첫 대면 정상회의를 일본, 한국과 갖는 것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가치외교 및 동맹 협력을 경제 영역으로의 협력으로까지 확대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산업의 쌀'로 불리는 반도체 산업을 두고 중국은 빼놓은 채 미국과 한국(삼성전자), 대만(TSMC) 기업들을 불러 '반도체와 공급망 탄력성에 관한 최고경영자 화상회의'를 열었다.

국내 정책에도 중국을 접목시켰다. 바이든 대통령은 2조 달러 규모의 미국 내 인프라 투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계획 추진 목적으로 '중국과의 글로벌 경쟁에서의 승리'를 언급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왼쪽)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이란과는 협의·러시아에는 날 세우기

중국 외 바이든 행정부가 주목한 나라들은 이란과 러시아, 북한 등을 꼽을 수 있다. 모두 국가안보전략 중간 지침에서 '위협의 주체'로 꼽혔던 국가들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란과는 지난 6일부터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 복원 협의를 진행 중이다.

JCPOA는 2015년 7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미국·중국·러시아·영국·프랑스)과 독일까지 6개국(P5+1)이 맺은 것으로, 이란이 핵개발을 제한하는 대신 그 보상으로 이란에 대한 국제사회의 경제제재를 해제해주는 것이 합의의 골자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 때인 2018년 미국이 탈퇴하면서 합의가 사실상 무너졌다. 이란은 미국이 부과한 경제제재 해제에 있어 '단계적인 해제'는 거부한다는 입장으로, 현재까지 협상은 큰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와도 중국에 버금가게 날을 세우고 있다. 그는 러시아 야권 지도자인 알렉세이 나발니 등 정적에게 독살을 지시한 의혹을 받고 있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해 '살인자'라고 부르기도 했다.

또 우크라이나를 압박하고 있는 러시아에 대응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국가들과의 협력을 강화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북한에 대해서는 탄도미사일 발사 등에 실망감을 나타내는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과 같이 '톱다운 방식'의 협상은 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동맹국과의 협의 및 실무적인 사항이 모두 완료된 뒤에야 만남이 있을 수 있다는 뜻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바이든표 대북정책'이 조만간 나올 것으로 예고했으나 아직까지 감감무소식이다. 4월 말 열린 미일정상회담에 이어 5월 말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의견이 조율된 뒤에야 해당 정책이 나올 수 있지 않겠냐는 전망이 나온다.

이외 바이든 대통령은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을 9월11일까지 철수하겠다고 선언함으로써 미국 중동 정책의 판을 바꾸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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