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y가 온라인몰 프레딧을 통해 사업 다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진제공=hy

화장품 판매하는 김치업체, 건강기능식품(건기식) 파는 라면회사…. 식품업계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 주력 사업에만 집중하고 좀처럼 새로운 시도에 나서지 않던 식품업계에서 “변해야 산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분위기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하기 위한 업체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는 평가다.

식품기업에서 종합유통기업으로 영역 확장


최근 보수적인 사업 전략에서 벗어나 신사업에 도전장을 내미는 식품업계 기업이 늘고 있다. 본업을 넘어 새로운 영역에 진출하는 것은 물론 아예 간판을 떼고 영역 확장에 나선 기업도 눈에 띈다.

한국야쿠르트는 식음료 기업에서 유통전문기업으로 도약에 나섰다. 52년 만에 회사 이름을 ‘hy’(에치와이)로 바꾸고 본격적인 새 출발을 알린 것. 식음료 기업에 한정됐던 기존 이미지를 바꿔 다양한 분야로 사업영역을 넓혀 가겠다는 의지다.

hy는 핵심역량인 ‘냉장배송 네트워크’에 ‘물류’ 기능을 더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개발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다른 회사와 전략적 제휴로 제품 카테고리를 확장하고 저녁배송 확대 등을 통해 고객 맞춤형 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한다.

프로바이오틱스 시장과 연구기술력 확대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4500여종에 달하는 자체 보유 균주와 50년 전통의 연구 업력에 기반 해 ‘마이크로바이옴’(미생물군유전체) 시대를 선도할 기능성 프로바이오틱스 소재 개발에도 속도를 낸다.

사명 변경 이전에도 hy는 라이프 스타일 편집숍 ‘프레딧’을 출시하고 B2B(기업 간 거래) 사업을 확대하는 등 사업 다각화를 진행해 왔다. 지난해 11월 회사 자체 온라인몰 ‘하이프레시’를 프레딧으로 개편하고 기존 식품·건기식·간편식 중심에서 유기농·친환경 생활·뷰티 용품으로 제품군을 확대했다.

그 결과 가입 고객은 지속해서 늘고 있다. 2019년 38만명 수준이었던 회원수는 지난해 68만명으로 62%가량 늘어났다. 매출도 크게 증가했다. 2017년 70억원으로 출발해 지난해에는 520억원을 기록하며 4년 새 6배 이상 올랐다. 올해 판매목표는 1000억원이다.

김병근 한국야쿠르트 경영기획부문장은 “hy는 국내 최초 한국형 유산균 개발을 시작으로 건기식·신선간편식·친환경·채식(비건) 온라인몰 등 새로움에 도전하며 국내 소비 트렌드를 이끌어 왔다”며 “이번 사명과 CI 변경을 계기로 물류·채널·플랫폼에 이르기까지 지속가능한 사업영역으로 과감히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종가집’과 ‘청정원’ 등 식품 사업에 주력하던 대상그룹도 이커머스로 발을 넓혔다. 지난해 지주사 대상홀딩스의 자회사인 디에스앤을 통해 이커머스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100LABS’를 출시했다. 뷰티케어와 일상용품 및 유아용품 등 라이프 스타일 전반을 아우르는 브랜드와 제품을 통해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으로도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대상그룹이 지주사 대상홀딩스의 자회사 (주)디에스앤을 통해 라이프스타일 이커머스 사업에 진출했다. 사진제공=대상


‘건기식’에 꽂힌 식품업계… 신사업 속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급부상한 건기식 시장에 무게를 싣는 업체들도 늘었다. 코로나19 이후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국내 건기식 시장은 5조원대 규모로 커졌다. 이는 전년보다 6.6% 성장한 수준이다.

농심은 건기식을 올해 주력할 신사업으로 꼽았다. 신동원 농심 부회장은 정기 주주총회에서 신사업 방향에 대해 “건기식이 유력하다”며 “콜라겐을 지난해 성공적으로 출시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농심이 지난해 3월 출시한 건기식 ‘라이필 더마 콜라겐’은 누적 매출액 250억원을 달성하며 이너뷰티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최근엔 콜라겐에 프로바이오틱스를 더한 신제품 ‘라이필 더마 콜라겐 바이옴’을 출시해 라인업을 강화했다.

빙그레 tft는 지난해 하반기공식 온라인몰을 열고 본격적인 온라인 판매에 나섰다./사진=빙그레

빙그레도 신사업 분야로 건기식을 낙점했다. 2019년 6월 건강지향 통합브랜드 ‘tft’를, 하위 브랜드로 여성 건강 전문 브랜드 ‘비바시티’를 출시했다. 이어 지난해 10월엔 남성 건강 브랜드 ‘마노플랜’을 시장에 내놓으며 건기식 분야를 확장했다.

지난해 하반기 tft는 공식 온라인몰을 열고 본격적인 온라인 판매에 나섰다. 온라인몰 오픈 후 tft 전체 제품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0% 이상 증가했다. 최근에 출시된 ‘마노플랜 간건강&활력’ 제품은 당초 계획했던 1개월 매출을 일주일 만에 달성했다. 빙그레 측은 현재 온라인몰에서만 판매하는 ‘마노플랜 간건강&활력’의 판매 채널 확대를 검토 중이다.

마트 안 가는 소비자… 제과업체도 언택트


코로나19 이후 확산한 언택트(비대면) 트렌드에 맞춰 온라인 사업도 강화하는 추세다. 식품 판매 채널이 마트와 편의점에서 이커머스로 이동함에 따라 식품업체들도 자체 온라인몰을 갖추거나 온라인 전용 상품을 출시하며 대응하고 있다.

롯데제과는 지난해 1월부터 이커머스 전담 조직을 팀에서 부문으로 승격시키며 온라인 대응에 앞장섰다. 이후 일반 소매점에 진열하지 못하는 다양한 제품을 ‘몽쉘 짝꿍팩’ ‘마가렛트·카스타드·몽쉘 히어로팩’ ‘칸쵸&씨리얼 짝꿍팩’ ‘흔한남매 한정판 과자세트’ ‘간식자판기’ 등 온라인 한정판으로 선보여 큰 호응을 얻었다. 제과업계 최초로 월 9900원에 다양한 과자를 만나 볼 수 있는 구독 서비스 ‘월간 과자’도 통해 선보였다.

덕분에 지난해 롯데제과 온라인 사업 매출은 전년 대비 90% 늘었다. 올해도 롯데제과는 이커머스에 더 공격적인 투자로 나설 계획이다. 지난 1월에는 자사 공식몰인 ‘롯데스위트몰’을 오픈했다. 향후 과자뿐 아니라 빙과 제품으로 온라인 판매 영역을 넓힌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