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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지난 시즌까지 K3리그 '테스트생'으로 뛰었던, 시쳇말로 '무명'이었던 선수가 몇 개월 후 국내 프로축구 최상위 무대에 데뷔해 국가대표 출신 스타 윤빛가람·조현우를 상대했다.
경기 후 조성환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은 그 선수를 특별히 언급하며 기대를 표했을 만큼, 어느덧 팀에 뿌리를 내린 모양새다. K3 부산교통공사에서 K리그1 인천으로 이적해 감격의 데뷔전을 가진 미드필더 이강현(23)의 이야기다.
이강현이 K리그1에 오기까지의 과정은 쉽지 않았다. 호남대에서 K3 부산교통공사로 옮길 때도 테스트를 끝에 간신히 입단했고, 이번 시즌을 앞두고 인천의 제주도 전지훈련에 다시 테스트생으로 합류한 뒤 인천과 정식 계약을 맺었다.
이강현은 지난 4월14일 FA컵 3라운드에 출전하며 프로 데뷔전을 치렀고, 21일 성남FC전(3-1 승리)과 25일 울산 현대전(0-0 무승부)에 연속 출전하며 K리그1에 데뷔했다. 기동력이 떨어졌던 인천의 2선은 이강현 가세 후 큰 활력을 찾았고, 그가 출전한 리그 두 경기에서 1승1무 만족스러운 성적을 거뒀다.
조성환 인천 감독은 25일 울산전이 끝난 뒤 "질문이 안 들어올 것 같아서 먼저 말하겠다'며 "이강현은 연봉으로 따지면 울산 선수들과는 비교도 안 되는 선수지만, 오늘 울산 선수들을 상대로 충분히 잘 해줬다"고 칭찬한 뒤 "자신감을 갖고 임하면 앞으로도 K리그1에서 좋은 선수가 될 것"이라며 공개적으로 치켜세웠다.
몇 개월 만에 이전과 전혀 다른 꿈 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을 이강현은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이강현은 '뉴스1'과 가진 유선 인터뷰에서 "경기가 끝난 뒤에는 그 인터뷰를 보지 못했는데, 다음날 주변 연락을 보고 (인터뷰를) 찾아봤다"며 "울컥할 정도로 감사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감독님과 주변의 믿음이 너무 감사하다. 사실 (같은 리그가 아닌) 하부리그에서 선수를 끌어온다는 게 쉽지 않은 결정이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며 "지금 주시는 믿음과 기대가 틀리지 않았다는 걸 증명할 것"이라고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이강현에겐 FA컵 안양전과 리그 데뷔전 성남전 만큼이나 최근 치른 울산전이 특별했다. 홈구장에서 가진 리그 첫 경기였던 데다, 상대 팀 울산에는 조현우, 윤빛가람, 신형민, 이동준 등 K리그1 최고의 스타들이 즐비했기 때문이다.
하부리그 K3에서만 뛰었던 이강현에겐 울산전이 자신이 진짜 K리거가 됐다는 걸 한 번 더 느끼게 해준 시간이었다.
그는 "경기를 앞두고 필드로 나가는 통로에 서 있는데, TV에서만 보던 선수들이 옆에 있었다. '아 내가 이곳까지 왔구나' 싶었다"고 당시를 회상한 뒤 "신기하고 설레기는 했지만, 티를 안 내려고 했다. 내가 여유있게 주변을 보고 감성에 잠길 때가 아니었다"며 웃었다.
실제로 이강현은 제 몫을 다했다. 초호화 멤버로 구성된 울산 선수들과의 경합에서 밀리지 않았다. 이강현은 몸을 날리는 투혼으로 분위기를 끌어올렸고, 이동준과 김지현 등 울산의 공격수들을 잘 봉쇄하며 무실점을 도왔다.
그는 "수비형 미드필더다 보니 첫 경합 때 의도적으로 터프하게 한다"며 "신형민 선수와 첫 경합을 붙어 보니 K리그1도 그렇게 다르지는 않다는 생각이 들었고 덕분에 더 자신감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물론 아직 가야할 길은 멀다. 너무 의욕적으로 움직인 탓인지 다리에 쥐가 나 교체됐다. 그는 "(오)재석 형이 '너가 지금 쥐 날 때냐'며 장난식으로 놀렸다"며 웃은 뒤 "나 역시 더 열심히 해야 한다는 걸 잘 알고 있다. 이 정도에 그치려고 K리그에 온 건 아니다. 이제부터가 시작"이라며 당찬 각오를 밝혔다.
그의 언급대로 지난 2경기는 시작에 불과하다. 2경기를 통해 이강현은 K리그에서 자신이 무엇을 해야 더 성장할 수 있는지 온몸으로 느꼈다.
그는 "솔직히 말하면 2경기를 뛰고 난 지금도(K리그1에서 뛴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라면서도 "다만, 이젠 K리그가 막연한 꿈이 아니라 나의 일상이 됐고 나의 지금이 됐다"고 설명했다.
어렸을 적부터 꿈에 그렸을 K리그에서 무엇을 해야 할지 과거처럼 막연하지 않고 좀 더 구체화됐다는 뜻이다. 그러면서 "직접 뛰면서 느낀 부족한 점을 잘 파악하고 노력해서 더 높은 곳에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사람들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제이미 바디(레스터시티)처럼 하부리그에서 올라와 정상까지 서는 선수들에게 특별한 매력을 느끼기도 한다. 이강현을 향한 지금의 시선도 그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그는 "관심과 기대를 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입을 연 뒤 "다만 K3에서 올라온 선수라서 동정을 받고 싶지는 않다. 연봉에 비해 잘한다는 선수라기 보다는 그런 프레임을 다 떼고도 잘 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이어 "부산교통공사를 떠나오기 전날, 동료들과 코칭스태프들에게 '내가 정말 잘해서 K3에도 좋은 선수들이 충분히 많다는 걸 증명해 보이겠다'고 말했었다. 그날의 다짐을 계속 잊지 않고 뛸 것"이라고 결연하게 말했다.
K3에서도 테스트를 받던 선수가 이제 K리그1에서도 필요한 선수로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가야 할 길이 너무도 많이 남아 있음을 잘 인지하고 있기에, 그래서 가슴이 더 뜨거운 이강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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