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ET 창저우 배터리 분리막 공장. /사진=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이 분리막 자회사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의 공모청약 흥행에 힘입어 배터리 등 친환경 에너지 사업 투자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오는 11일 SKIET 상장으로 1조3000억원대의 구주매출을 손에 쥔다. 구주매출이란 대주주나 일반 주주 등 기존 주주가 이미 보유하고 있는 주식 지분 중 일부를 일반인들에게 공개적으로 파는 것으로 SKIET에 투자했던 자금을 회수한다는 의미다. 

SK이노, '1조3475억' 실탄 장전


SKIET의 공모가가 희망밴드 최상단인 10만5000원에 결정되면서 1조3475억원의 현금 확보가 확정됐다. SKIET의 상장 이후 SK이노베이션의 SKIET에 대한 지분율은 기존 90%에서 61.2%로 내려간다.  

SK이노베이션은 이렇게 확보한 자금을 이용해 배터리 관련 사업에 투자할 공산이 크다. 최근 '전기차→배터리→배터리 소재'로 이어지는 수요가 가파르게 증가하면서다. 배터리 산업은 대규모 장치산업인 만큼 안정적인 소재 공급과 규모의 경제 실현이 필요하다. 이 경우 배터리 단가도 낮출 수 있다. 화재 위험으로부터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양질의 분리막도 필수다. 노재석 SKIET 대표는 "상장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사업 경쟁력을 높여 전기차 산업 생태계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SKIET는 SK이노베이션의 분리막 생산 자회사 국내에서 최초로 습식 분리막을 독자 생산해 냈다. 회사는 테슬라, 폭스바겐, 르노닛산, 포드 등 완성차업체에 프리미엄 분리막을 공급하고 있다. 현재 SKIET의 생산능력은 10억4000만㎡다. 연간 전기차 100만대에 쓸 수 있는 분리막 생산 규모다. 

SKIET는 전기차 시장이 커지며 해외 생산기지 확대에도 팔을 걷어붙였다. 회사는 약 1조1300억원을 투자해 폴란드 실롱스크주에 유럽 3, 4번째 분리막 공장을 건설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SKIET가 지금껏 단행한 단일 투자 중 역대 최대규모다. 현재 설계 인허가 등을 진행하고 있다. 폴란드 실롱스크와 중국 창저우에 이어 오는 2024년 폴란드 3, 4 공장까지 완공되면 생산능력은 27.3억㎡에 이르게 된다.

미국 배터리 공장 등 대대적 투자 예고


SK이노베이션도 대대적 투자를 예고하고 있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은 지난달 미국 조지아주 공장을 찾아 추가 투자 의지를 밝혔다.

당시 김 사장은 "미국 3·4공장을 가동하면 2025년 약 6000명의 고용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이 미국에 짓고 있는 1·2공장 투자금액은 3조원에 이른다. 3·4공장 투자까지 진행하면 2조5000억원 안팎이 추가로 필요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이번 SKIET의 구주 매출뿐 아니라 페루 광구 매각, SK루브리컨츠 지분 매각 등을 통해서도 투자 실탄을 확보한 상태다. 앞서 SK이노베이션은 윤활유 사업 자회사 SK루브리컨츠 지분 40%를 국내 사모펀드 IMM프라이빗에쿼티에 매각하면서 1조1000억원을 확보했다. 2019년 페루 광구 매각 결정으로 챙길 1조2500억원까지 더하면 3조원 이상이 쌓이는 셈이다. 

SK종합화학 지분 일부 매각 등도 검토해 추가 재원이 마련되면 배터리 외에도 친환경 플라스틱 개발, 수소 등 친환경 에너지에 대한 투자 여력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앞서 SK는 오는 2025년까지 수소 에너지 사업에 18조50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