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재석 SK아이이테크놀로지 사장. /사진=SK아이이테크놀로지
노재석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사장(사진·53)이 증시 상장을 통해 손에 쥔 실탄 1조원을 배터리 소재 사업에 본격적으로 쏟아부을 예정이다.

81조원이란 사상 최대 증거금을 끌어모은 SKIET는 지난 11일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했다. 앞서 기관을 대상으로 진행한 수요예측에서도 1883대1이란 역대 최고 경쟁률을 쓰기도 했다.

이 같은 관심은 배터리 핵심소재인 ‘분리막’ 경쟁력에서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SKIET의 ‘티어1’ 습식 분리막 시장점유율은 26.8%로 세계 1위를 기록했다. 티어1은 테슬라와 폭스바겐 등 선두권 전기차 업체를 위해 생산하는 프리미엄 분리막 시장이다. 2025년 점유율은 43%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노 사장은 SKIET 상장으로 확보한 1조3475억원의 구주매출을 이용해 분리막 시장 선두를 확고히 다질 기반을 마련할 전략이다. 현재 SKIET의 생산능력은 10억4000만㎡로 국내와 중국·폴란드 등에서 생산하고 있다.

회사는 약 1조1300억원을 투자해 폴란드 실롱스크주에 유럽 3·4번째 분리막 공장을 건설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SKIET가 지금껏 단행한 단일 투자 중 역대 최대 규모다. 2024년 폴란드 공장이 완공되면 생산능력은 27.3억㎡에 이른다. 전기차 약 273만대에 분리막을 공급할 수 있는 수준이다. SKIET는 향후 미국에도 생산설비를 짓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는 주력인 리튬이온배터리 소재를 넘어 전고체배터리 소재 시장 진출도 준비한다. 전고체배터리는 배터리 내부에 있는 액체 전해질을 고체로 대체하는 신기술이다. 현재 전기차에 쓰이는 리튬이온배터리는 발열과 화재에 약점을 보이는 반면 전고체배터리는 고체 상태 전해질을 이용해 안정성이 높고 수명이 길다. 

전고체배터리 상용화 시점은 2027년 이후로 예상되지만 노 사장은 중장기적 미래를 대비한다는 차원에서 미래 배터리 소재 시장 진출을 미리부터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