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서 故 손정민씨 친구 A씨의 스마트폰 수색 작업을 하고 있다. 2021.5.17/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이승환 기자,박승주 기자 = 고(故) 손정민씨(22)가 숨진 채 발견된 지 20일이 지났으나 관련 의혹들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경찰은 손씨의 실종 추정 시간대에 "한 남성이 한강에 입수했다"는 제보를 확보했지만 스스로 밝혔듯 목격자 진술만으로 그를 손씨라고 단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경찰은 실종 추정 지점과 최대한 가까운 곳에 있던 폐쇄회로(CC) TV 등을 분석하며 한강 입수 남성의 신원을 파악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0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서초경찰서는 4월 25일 오전 4시 40분쯤 반포한강공원에서 물에 들어가는 남성 또는 그러한 정황을 감지했다는 일행 7명을 12~14일 불러 조사했다.


이들은 그날 오전 5시쯤 철수하기 전까지 입수 남성이 물 밖으로 나오는 것을 보지 못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당시 낚시를 하고 있던 이들 목격자 7명 중 실제 입수자를 본 사람은 5명이다. 입수자를 직접 보지 못한 채 물 첨벙거리는 소리와 "아, 어" 등의 소리만 들은 사람은 2명이다.


입수 지점과 손씨의 친구인 A씨가 발견된 지점 간 거리는 10여m에 불과하다. 전날 밤 손씨와 술을 마신 A씨는 “자다가 깨보니 손씨가 없어 집에 간 줄 알고 혼자 귀가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입수 지점과 목격자 사이 거리가 80m가량 돼 목격자 일행 모두 한강에 들어가던 남성의 구체적 모습을 육안으로 식별할 수는 없었다. 경찰이 "입수자가 손씨인지 확인이 더 필요하다"며 확대해석에 선을 긋고 결론을 내리지 않는 배경이다.


이번 사건에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점을 고려하면 경찰이 결정적 증거가 빠진 상태로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가 곧바로 '부실수사' 비판에 직면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경찰이 목격자 제보 내용을 언론에 밝힌 배경에 주목한다. '수사 비공개가 원칙'이라고 강조해온 경찰이 목격자 제보 내용을 공개한 것은 해당 남성이 손씨일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19일 서울 반포한강공원 택시 승강장 인근에서 해군 군사경찰들이 고 손정민씨 친구의 휴대전화를 수색하고 있다. . 2021.5.19/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장은 18일 자신이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목격 진술로만 신원을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해당 진술이 시간 관계상·위치상·각도상 손씨의 동선과 맞아떨어지는지, (손씨와 목격자외) 제3의 사람 없었는지 등을 추가로 확인해야 한다"며 추가 수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경찰은 손씨 실종 당시 한강공원에 주차된 차량 154대의 블랙박스 영상, 실종 지점과 그나마 가까운 곳에 있던 CCTV 45대 영상을 포렌식 분석하고 있다.

CCTV를 초 단위로 분석하는 경찰이 1시간30분 분량을 보는 데 10시간 이상 걸려 단기간 내 증거 확보가 쉽지 않다는 전망도 적지 않다.

경찰은 특히 실종 지점에 CCTV가 없어 사건 초기부터 현재까지 손씨의 정확한 동선은 물론 한강 입수자의 신원을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부 교수는 "목격자 진술 외 CCTV 영상이든 블랙박스 영상이든 검증되고 납득할 만한 직접적인 증거가 나와야 한다"며 "실제 경찰 수사는 TV드라마나 영화와 달리 확인·검증의 지난한 작업을 거듭해야 하기 때문에 예상보다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온라인에서 이뤄지는 근거 없는 의혹제기나 가짜뉴스, 신상털기는 경찰 수사에 혼선을 줘서 진상 규명을 더 힘들게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손씨는 지난달 25일 오후 11시30쯤부터 이튿날 오전 3시38분까지 서울 반포 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서 A씨와 술을 마시고 잠들었다가 실종됐다. 그는 닷새 뒤인 지난달 30일 실종 추정 지역에서 멀지 않은 한강 수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아들의 사망에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아버지 손현씨(50)는 최근 자신의 블로그에 "갑자기 나타난 목격자의 존재도 황당하지만 새벽에 옷 입고 수영이라니 대답할 가치가 없다"며 "안 믿고 싶지만 벌어지는 정황들이 또 저를 불안하게 만든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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