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서울역 임시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이 검사 대기를 하고 있다. 2021.5.20/뉴스1 © News1 이성철 기자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준비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서울형 거리두기' 대책이 한달째 정부와의 협의에 막혀 있다.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의 도입도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어 '권한대행 시절보다 자체방역 권한이 적은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송은철 서울시 감염병관리과장은 20일 코로나19 브리핑에서 "서울형 거리두기는 협의 진행 중"이라며 "4월 이후 확진자가 계속 증가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어 방역수칙 조정에 대해 신중히 검토하고 협의·조정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울형 거리두기는 오 시장이 업무 시작 2일차였던 지난 4월 9일 첫 간부회의에서 강조한 내용이다. 당시 오 시장은 "지금 같은 천편일률적인 거리두기는 더 지속하기 어렵다"며 업종별·업태별로 세분화한 대책을 추진하겠다고 예고했다.

서울시는 각 업계 의견을 수렴하고 전문가 검수를 거쳐 4월 중하순쯤 서울형 거리두기 주요내용을 중대본에 제출했다. 한 달이 지났으나 이렇다 할 합의는 도출되지 않았고 서울시와 중대본 모두 서울형 거리두기의 구체 내용은 함구하고 있다.


서울시의 한 관계자는 "서울형 거리두기는 기본적으로 방역을 최우선으로 두고 있고 정부와 협의 없이 독단적으로 하지 않는다는 생각을 유지 중"이라며 "공교롭게도 오 시장 취임에 맞춰 하루 200명대 확진자가 나오고 있어 새로운 시도를 하는데 정부가 부담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가 상반기 중 고령자 대상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하고 7월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체계를 마련하면서 서울형 거리두기 추진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란 우려도 있다. '방역 통일성'을 강조하는 정부가 인구와 확진자가 가장 많은 도시에 곧바로 차별적인 대책을 허락할 가능성은 현실적으로 높지 않다.


서울시의 다른 관계자는 "중대본 차원의 새로운 거리두기와 우리와 협의 중인 대책은 다른 개념이기 때문에 꼭 영향을 주고받진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다만 중대본이 뚜렷한 답을 주지 않는 것은 사실상 거절 메시지라는 해석도 아예 없진 않다"고 전했다.

17일 서울 성동구의 한 콜센터에서 관계자가 직원들에게 자가검사키트를 나눠주고 있다. 2021.5.17/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추진이 성사된 '오세훈표 방역'은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가 있다. 지난 17일부터 관내 콜센터와 물류센터 일부에서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시는 다른 업종에서도 키트 사용을 성사시키겠다는 입장이지만 아직까지 확정된 곳은 없다.

기숙학교의 경우 서울시교육청과의 막판 협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교육청은 당초 자가검사키트 사용에 긍정적인 입장이었으나 유은혜 교육부 장관은 키트의 정확성을 지적하며 반대 의사를 밝혔고, 질병관리청은 '만 18세 미만의 사용은 권고하지 않는다'고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권고하지 않는다는 말은 금지한다는 것이 아니고 자가검사키트는 기존 PCR 검사의 보조적 수단이기 때문에 방역이 느슨해지는 것이 아니다"라면서도 "이번 주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늦어진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서울시 내부에서는 오 시장 취임 이후 새로운 코로나19 방역대책에 대한 준비는 과거보다 많이 하고 있으나 실행력은 오히려 약해진 게 아니냐는 반응도 나온다. 서울시는 고(故) 박원순 전 시장 공백기에도 서정협 시장 권한대행 중심으로 코로나19 자체 대책을 지속적으로 발표해 왔다.

서울시 일반 행정부서의 한 공무원은 "논란이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권한대행 시절 밤 9시 이후 가게 영업을 종료하는 대책을 서울시가 최초로 도입했고 대중교통 야간 감축도 기억난다"며 "자세한 내부 사정은 모르지만 그땐 정부와의 협의가 어렵다는 보도를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서울시의 또 다른 공무원은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한때 2.5단계까지 올라갔던 시기부터 정부가 방역 통일성을 더욱 강조하고 있어 수도권의 경우 자체 대책을 추진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라며 "오 시장이 야당 인사라서 정부가 적극 돕지 않는 것이라고 보는 사람도 있긴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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