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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전기차 등에 대규모 투자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현대차·SK·LG 등 4대그룹은 지난 21일(현지시각)부터 3박5일간 열린 한·미 정상회담 기간 중 대규모 대미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미국에 170조원(19조1000억원)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투자를 단행하기로 했다. 4대그룹 전체 투자의 43%에 달하는 규모다. 현재 투자대상 지역 주정부와 세부사항을 조율 중이어서 구체적인 장소나 시기 등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현지 언론들은 기존 생산라인이 있는 텍사스주 오스틴 지역을 유력한 후보지로 예상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2025년까지 미국에서 전기차 생산과 설비 확충을 위해 총 74억달러(약 8조3879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SK그룹의 경우 SK하이닉스가 미국 실리콘밸리에 인공지능(AI), 낸드솔루션 등 신성장 분야 혁신을 위해 10억달러(약 1조1300억원)를 투자, 연구개발(R&D) 센터를 설립한다. SK이노베이션은 미국 포드와 총 6조원 규모의 합작사 설립 계획을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이 분담하는 투자금은 3조원 가량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GM과 테네시주에 2조7000억원 규모(LG 투자금 1조원)의 전기차 배터리 제2 합작공장을 설립하기로 했다. 이와 별도로 2025년까지 미국에 5조원을 독자 투자해 배터리 생산시설을 더 확충한다.
이번 투자는 반도체·배터리 등 미래 전략산업에서 자국 내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하려는 미국의 요구와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을 공략하고 바이든 정부의 '바이 아메리카' 정책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려는 한국 기업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결과라는 분석이다.
미국와 이해관계 맞아 떨어져
미국은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전략산업 투자를 강화하고 있으며 공급망을 미국 내에 유치해 일자리 창출을 늘리려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4대그룹의 대미 투자계획 발표로 바이든 정부의 경제정책 목표 달성에 추동력이 실렸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실제 바이든 대통령은 4대그룹의 투자 계획을 직접 소개하면서 최태원 SK 회장 등 참석자들을 일으켜 세운뒤 "땡큐"를 세 번이나 연발했다. 4대그룹의 입장에서도 미국 정부의 투자압박과는 별개로 미래 산업 선도를 위해 이번 투자가 반드시 필요했다. 글로벌 최대 시장 중 하나인 미국 공략을 통해 전 세계에서의 입지를 강화할 수 있어서다.
삼성전자의 경우 미국에 반도체 파운드리 투자를 통해 고객사와 더 긴밀한 협력을 꾀할 수 있게 됐다. 이미 경쟁사인 대만 TSMC나 미국 인텔도 미국 내 파운드리 투자를 강화하는 상황에서 더 이상 투자를 미뤄선 안된다는 판단이 작용했을 것이란 게 업계 분석이다.
현대차는 성장성이 높은 미국 전기차 시장 선점을 기대할 수 있다. 지난해 기준 미국의 전기차 보급률은 2.3% 수준이어서 선제적인 투자로 점유율 확대를 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LG와 SK 역시 GM, 포드 등 현지 완성차업체와 배터리 합작사를 설립하게 되면서 협력관계를 증진하는 동시에 안정적인 배터리 공급이 가능해졌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이번 4대 그룹의 투자는 첨단기술 분야에서 미국과 협력관계를 돈독히 한다는 면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한·미 협력범위를 넓히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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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듬 기자
동행미디어 시대 산업1부 재계팀 기자입니다.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