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기계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 부과 처분을 받았다. 사진은 현대건설기계 A시리즈 굴착기. /사진=현대건설기계
한국조선해양(옛 현대중공업)과 계열사인 현대건설기계가 건설장비를 팔고 받지 못한 돈을 판매위탁 대리점에 부당하게 떠넘겨 공정거래위원회 시정명령과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공정위는 "한국조선해양·현대건설기계가 굴삭기·지게차 등 건설장비 구매자의 미납금을 판매수수료에서 깎는 방법으로 판매위탁 대리점에 전가해 시정명령(한국조선해양)과 과징금 5500만원(현대건설기계)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23일 밝혔다.

앞서 현대중공업은 2017년 4월 건설기계 사업부문을 인적분할해 현대건설기계를 설립했고, 다시 2019년 물적분할해 회사명을 한국조선해양으로 변경했다. 이 사건 발생 당시 대리점과 계약한 주체는 현대중공업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현대건설기계은 2009년 6월부터 2016년 2월까지 판매위탁 대리점을 통해 판매한 건설장비 대금이 구매자의 귀책사유로 들어오지 않은 경우, 이를 대리점에 줄 판매수수료에서 공제한 뒤 나머지만 지급했다.

현대건설기계는 대리점과 계약을 맺을 때 "구매자의 부도·파산 등으로 미수금이 발생할 시 대리점에 이를 청구·상계할 수 있다"는 규정을 두고 이에 근거해 매월 미수금을 제외한 금액만을 대리점에 지급할 수수료로 산정해 지급했다. 현대건설기계는 2016년 5월 이런 계약 조항을 없애고, 구매자 귀책사유로 발생한 미수금을 상계하는 행위를 중단했다.


공정위는 현대건설기계가 우월한 거래상 지위를 악용해 매매 대금 회수 책임을 대리점에 떠넘긴 것을 부당하다고 판단했다. 앞서 서울고등법원도 2018년 8월 "구매자 귀책으로 인해 발생한 미납금을 대리점에 떠넘기는 행위는 대리점에 수금 대가로 지급하는 수수료(매매 대금의 2%)에 비해 지나치게 과다한 불이익을 부과한 것"이라고 판단한 바 있다.

공정위는 "대리점들은 현대건설기계로부터 받아야 할 판매수수료 일부를 박탈당했고 이는 공정거래법(독점 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에 해당한다"면서 "앞으로도 대리점에 불이익을 제공 행위가 발생하는지 감시하고, 적발 시 엄중히 제재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