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머니S 김은옥 기자
최근 국내 액티브ETF(상장지수펀드) 시장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지난 5월25일 자산운용사 4곳(미래에셋·삼성·한국·타임폴리오)에서 액티브ETF 8종이 동시 출격하면서부터다. 기존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삼성자산운용 외에도 한국투자신탁운용과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이 국내 주식형 액티브ETF 시장에 본격적으로 입성한 가운데 다른 자산운용사 역시 신규 ETF 출시를 검토하고 있어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들 펀드의 한 달 성적표가 양호한 것으로 나타나자 액티브ETF에 대한 개인투자자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액티브ETF 특성상 기존 패시브 상품의 가장 큰 단점이었던 운용 자율성을 어느 정도 보완하고 시장 변동에 즉각 반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초반 흥행몰이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액티브ETF 수익률 살펴보니…1등은 미래에셋

그래픽=머니S 김은옥 기자
액티브ETF는 기존 패시브(인덱스)ETF와 달리 자산운용사의 펀드 매니저가 비교 지수 대비 초과 성과를 내기 위해 포트폴리오를 비교적 자유롭게 구성하는 펀드를 일컫는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5월 상장한 액티브ETF 8종의 수익률 평균은 4.57%(5월30~6월29일)다. 그중에서도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글로벌BBIG’가 한달 동안 8.10%의 수익률을 기록해 1등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자산운용 ‘KODEX K-미래차’ 7.10% ▲한국투자신탁운용 ‘네비게이터 친환경자동차밸류체인’ 6.41% ▲미래에셋자산운용 ‘TIGER 퓨처모빌리티’ 5.02% ▲타임폴리오자산운용 ‘TIMEFOLIO BBIG’ 4.05% 등이 그 뒤를 이었다.

한국투자신탁운용 관계자는 “자동차와 2차전지 전문 애널리스트이 펀더멘털(기초체력)을 분석해 단기 주가 상승 여력이 높은 종목을 적극적으로 편입한 것이 높은 수익률로 연결됐다”며 “벤치마크 종목 중에서도 단기 펀더멘털이 약한 종목은 적극적으로 편출하고 펀더멘털 개선 요인이 크게 보이는 종목을 적극 편입하면서 능동적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식형 액티브ETF 8종의 순자산총액은 3075억7200만원(지난달 29일 기준)으로 집계됐다. 삼성자산운용이 지난 5월 선보인 액티브ETF 2종의 순자산은 출시 한달 만에 1000억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액티브ETF, “미래차·BBIG 잘나가네”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글로벌BBIG’는 전 세계 BBIG 테마에 투자하는 ‘EMP’(ETF Managed Portfolio) 펀드로 미국 나스닥 등에 올라 있는 성장주 시장에 투자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 펀드는 ▲중국 전기차 기업에 투자하는 ‘Global X china Electric Vehicle ETF’ ▲클라우드 컴퓨팅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Global X Cloud Computing ETF’ ▲유전자 과학 분야 발전에 따라 수혜를 볼 수 있는 기업에 투자하는 테마형 상품인 ‘Global X Genomics &Biotechnology ETF’ 등의 종목을 담고 있다.

두 번째로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펀드는 미래차 분야에 투자하는 삼성자산운용의 ‘KODEX K-미래차’다. KODEX K-미래차는 기존에 없던 새로운 개념의 자동차와 접목되는 산업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자율주행·전동화·친환경 부품 제작사 종목 등이 투자대상이다. 주로 기아·현대차·SK이노베이션·현대모비스 등을 담고 있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그동안 시장의 관심을 받지 못했던 자동차 부품주의 발견이 초과 수익을 이끈 요인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시장에서 컨센서스도 존재하지 않는 회사를 탐방하거나 재무제표 분석으로 전기차와 자율주행 트렌드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회사를 적극적으로 편입한 것이 수익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며 “향후에도 지속해서 종목을 발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10일 상장한 KB자산운용의 액티브ETF인 ‘KBSTAR비메모리반도체’와 ‘ KBSTARFn컨택트대표 ETF’ 2종도 눈길을 끈다. ‘KBSTAR 비메모리 반도체’는 반도체디자인·제조·패키징 등 비메모리 반도체 산업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유일한 ETF다. ‘KB STARFn컨택트대표 ETF’는 컨택트 수혜 업종 대표 기업으로 구성돼 있다.

KB자산운용 관계자는 “액티브의 장점인 지수 대비 초과 성과가 나타날지 검증하는 일은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액티브ETF가 벤치마크로 삼는 지수 구성 종목에 분산 투자한다는 관점에서 투자자의 선호도가 있는 상황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다양한 액티브ETF가 상장되고 수익률이 검증된다면 투자자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아직 갈 길 멀다”… 액티브ETF 시장 흥하려면

액티브ETF 시장이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운용사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질 전망이다. 에셋플러스·마이다스에셋·신영 등도 액티브ETF 출시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액티브ETF가 본격적으로 국내 주식 시장에 자리 잡기 위해 펀드를 둘러싼 각종 규제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국내 거래소에 상장한 액티브ETF는 기초지수와의 상관계수 0.7을 유지해야하는 제약 조건이 있다. 패시브ETF에 적용되는 상관계수인 0.9보다는 완화된 수준이지만 여전히 운용역의 자율성이 제한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내 ETF 규정상 포트폴리오 구성 종목을 매일 의무적으로 공개해야 하는 점도 부담이다. 구성 종목을 매일 공개할 경우 운용전략이 노출돼 추종 매매나 선행매매 등 부작용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자산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주식형 액티브ETF는 기존 ETF처럼 자산 구성 내역을 매일 공개하게 돼 있어 선행·추종 매매 우려가 나오고 있다”며 “기존 패시브 상품과 더불어 투자자에게 더욱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해 시너지를 창출하고 국내시장에서도 다양한 자산 및 국가 등에 투자하기 위해서는 시장에 대한 규제 완화가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금융당국도 액티브ETF 시장 활성화를 위해 제도 개선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기존의 채권형 액티브ETF와 달리 주식형 액티브ETF는 지난해 7월 처음으로 국내 상장이 허용됐다”며 “액티브ETF와 관련한 경과를 꾸준히 관찰한 뒤 하반기 이후 추가적인 제도개선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