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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완성차업체가 본격적인 전기차시대를 앞두고 ‘힘’의 주도권을 되찾으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100여년 넘게 힘의 원천인 엔진 제조 기술을 통해 강한 지배력을 유지했지만 전기에너지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그 권력이 배터리 제조사 등 부품 업체로 분산됐기 때문이다. 완성차 업체는 배터리 내재화 계획을 발표하며 관련 업계를 압박하면서도 파트너 확보에 나섰다. 날로 엄격해지는 환경규제와 맞물려 급속도로 성장하는 전기차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아군을 확보하는 게 필수여서다. 미래 자동차시장의 패권을 두고 벌이는 경쟁의 배경과 기민한 눈치작전을 벌이는 업체의 상황을 살펴봤다.
전기차시장 더 커진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자동차 시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조업중단과 각국의 봉쇄조치 등으로 전년 대비 13.7% 감소한 약 8091만대로 집계됐다.이 기간 전기동력차 시장은 엄격해진 환경규제와 함께 각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정책 등에 힘입어 전년 대비 44.6%가 증가한 약 300만대 규모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자동차업계에서는 유럽과 중국의 전기차시장 패권경쟁에 미국이 뛰어든 점을 주목한다. 유럽연합(EU)은 2030년까지 1990년과 비교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절반으로 줄이도록 하는 강력한 규제를 내건 상태다. 이에 유럽 각국은 강력한 정부 지원책에 힘입어 전기차 판매량을 끌어올리고 있다.
이처럼 주요 지역에서 전기차 대량 생산이 예고되면서 전기차 배터리 시장도 폭발적 성장이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올해 배터리 생산량은 지난해 대비 80% 증가한 236GWh로 예상된다. 이는 전기차 300만대 이상에 탑재될 수 있는 양이다.
업계 관계자는 “유럽연합은 2050년까지 완전한 탈 탄소 목표를 제시하며 강력한 전기차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며 “미국 바이든 행정부는 현재 유럽과 중국에 뒤처진 상황을 인지하고 유럽과 같은 목표를 내거는 등 빠른 추격 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이런 움직임에는 글로벌 완성차업체의 배터리 확보 경쟁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생각을 바꾼 완성차업계
자동차회사들은 서로의 특허를 피해 저마다의 방법으로 관련 기술개발을 이어왔다. 엔진은 연료의 분사방식과 함께 공기 흡입 방법을 다양화했고 변속기는 기어의 단 수를 늘리면서도 오히려 무게를 줄이는 기술을 만들어내 주목받았다.
하지만 전기차는 업체마다 기술적으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핵심부품 공급사가 자동차 제조사의 계열사가 아니어서다. 게다가 시장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완성차업체가 배터리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과거엔 다른 회사로부터 엔진과 변속기를 공급받는 일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자존심이 매우 상할 만한 상황으로 여겼다”며 “하지만 현재는 전기모터와 배터리를 만드는 전문 업체로부터 부품을 사 오면 되기에 전기차 제조 진입 장벽이 매우 낮아진 셈”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최근 완성차회사는 급격한 전동화 시대를 마주하면서 고민이 컸던 것으로 전해진다. 국산차업계 관계자는 “수많은 협력사는 핵심기술 개발과 함께 제품 최종 조립을 담당해온 완성차업체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었다”며 “하지만 최근 전동화 시대가 열리며 차의 핵심인 구동 계통의 주도권이 오히려 배터리 회사 등 새로운 협력사로 넘어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완성차회사들은 결국 배터리 내재화를 추구하기 위해 노력할 수밖에 없고 이는 여러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자동차업계에서는 완성차회사들이 배터리 직접 설계와 생산에 관심을 보이게 된 계기로 전기차 보급 경쟁과 반도체 생산 부족 사태를 꼽는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완성차업체가 최근 전기차를 앞세워 경쟁을 벌이면서 가격을 낮추는 게 관건이 됐고 결국 차 가격의 40%를 차지하는 배터리에 관심을 보이는 것”이라며 “최근 반도체 부족 사태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배터리 공급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중요한 만큼 완성차업체들이 배터리 내재화에 관심을 보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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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규 기자
자본시장과 기업을 취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