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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이탈리아 작가 조반니 보카치오(1313~1375)가 쓴 데카메론은 젊은 남녀 10명이 페스트를 피해 열흘 동안 피렌체 교외에서 100편의 이야기를 주고받는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다.
'열흘간의 이야기'란 뜻의 '데카메론'은 단테의 '신곡'에 비견돼 '인곡'(人曲)으로도 불리는 작품이다. 이 소설집은 당시 실제로 흑사병의 공포에 떨던 사람들에게 큰 위로를 선사했다.
인류는 21세기에 페스트에 비견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라는 전염병에 시달리고 있다.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는 700여 년 전 '데카메론'을 떠올리며 세계 각국의 인기 작가들에게 단편을 의뢰했다.
데카메론 프로젝트는 '팬데믹 시대를 건너는 29개의 이야기'라는 부제를 달고 단편소설 총 29편으로 짜였다.
매년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되는 마거릿 애트우드는 '참을성 없는 그리젤다'를 남겼다. 이 작품은 '데카메론'의 형식을 차용한 SF 단편으로, 격리 중인 지구인들을 도와주러 온 문어 모습의 외계인이 들려주는 이야기이다.
'마스 룸'의 작가 레이철 쿠시너는 '빨간 가방을 든 여인'에서 전염병을 피해 모인 한 무리의 사람들 중 노르웨이의 소설가가 어떻게 자신의 아내를 만났는지 계층, 여성, 민족 등 수많은 편견을 건드리며 흥미롭게 풀어낸다.
'브루클린'의 작가 콜럼 토빈이 쓴 'LA강 이야기'는 중년의 소설가가 봉쇄된 상황에서 자신의 일상을 어떻게 유지하고 지키려는지 담담하게 보여준다.
책은 세계 각지의 작가들이 팬데믹으로 고립된 시간과 제한된 장소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표현한 불안과 공포, 고통과 슬픔, 그리고 희망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 데카메론 프로젝트/ 마거릿 애트우드 외 28인 지음/ 정해영 옮김/ 인플루엔셜/ 1만6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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