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은 5일 소식지를 발행하고 오는 6~9일까지 전면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달 25일 현대중공업 노조가 벌인 출근투쟁 모습. /사진=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중공업지부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중간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이 올해 수주 목표 90% 이상을 달성한 가운데 ▲노조 전면파업 ▲후판 가격 인상 ▲대우조선해양 인수·합병 기업결합심사 등 복병을 만났다.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은 5일 소식지를 발행하고 오는 6일부터 9일까지 전면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이날부터 노조원들에게 파업 참여를 독려했다. 올해 상반기에 노조가 부분파업을 한 적은 있으나 전면파업에 들어가는 것은 2019년 6월 이후 2년여만이다.


노사는 2019~2020년 임금·단체협약을 타결하지 못했다. 지난 4월 노조는 2년 치 임단협의 2차 잠정합의안을 마련하고 조합원 찬반투표를 진행했다. 전체 조합원 7223명 중 6760명(투표율 93.59%)이 투표에 참여했으며 개표 결과 ▲반대 3650표(53.99%) ▲찬성 3047표(45.07%) ▲무효 27표(0.40%) ▲기권 36표(0.53%)로 부결됐다. 2차 잠정합의안 가결에 실패한 것은 현대중공업 임단협 역사상 처음이다.

이후에도 교섭과정이 원활하게 흘러가지 않으면서 노조는 전면파업에 돌입하기로 했다. 지난달 10일 조경근 지부장이 2021년 요구안을 전달하며 2019~2020년 2년 치 교섭이라도 6월 안에 끝내자고 제안했으나 사측이 거부했다는 것이 노조 측 설명이다.


철강업체들이 원자재 가격 인상에 따라 하반기에도 후판 가격 인상을 요구할 것으로 보여 이 또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조선사와 철강사들은 매년 상·하반기 후판 가격협상을 진행한다. 올해 상반기 후판 가격은 톤당 10만원 오른 85만원이었으나 하반기에는 더 큰 폭의 가격 상승이 예상된다. 최근 국내 후판 유통가격은 톤당 130만원으로 연초 60만원대 대비 90%가량 올랐다.

선박 건조비용의 20%를 차지하는 후판 가격 인상은 조선사들 실적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선가에서 후판이 차지하는 원가 비중은 총 매출의 2~9%로 추정된다. 후판 가격이 1% 오르면 조선사 영업이익은 1~3%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조선해양은 올해 들어 159척(해양플랜트 2기 포함), 140억달러를 수주해 이미 연간 목표 149억달러의 94%를 달성했다. 모처럼 '수주랠리'에도 마냥 웃을 수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대우조선해양 인수합병도 표류 중이다. 2019년 회사 물적 분할로 탄생한 중간지주사 한국조선해양 아래 대우조선해양을 자회사로 편제할 작업을 마쳤지만 유럽연합(EU) 등의 기업결합심사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 기업결합심사가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으면서 한국조선해양은 산업은행과 맺은 현물출자·투자계약 기한을 지난해 9월30일에서 올해 6월30일로 연장한 데 이어 지난달 30일 또다시 오는 9월30일로 미뤘다.

이에 변광용 거제시장, 강석주 통영시장, 허성무 창원시장은 지난달 24일 대우조선해양 매각 철회와 원점 재검토를 촉구하는 공동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이들은 "현물출자·투자계약 기한을 또다시 연장한다는 것은 매각을 억지로 성사시키기 위한 명분 찾기에 불과하다"며 "조선산업의 지속적인 발전과 지역경제의 안정을 위해 불허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회장은 지난 3월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기업결합심사가 다소 늦어지고 있지만 연내 모든 절차가 마무리될 것"이라며 "대우조선해양 인수는 한국조선해양·현대중공업·현대미포조선·현대삼호중공업 등 조선업을 영위하고 있는 회사는 물론 한국 조선업 전체에도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