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조' 중국시장의 유혹… 만리장성 앞에 갈등하는 韓게임
[머니S리포트-中 갑질 지친 게임사, 새 시장 찾는다①] 늘어나는 외자판호?… 전문가들 "언제든 닫힐 시장" 경고
강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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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세기 아즈텍과 마야 왕국을 점령하며 약탈에 열을 올리던 스페인 정복자들은 어마어마한 금은보화가 숨겨진 섬 ‘엘도라도’에 관한 이야기를 듣는다. 전설 속 엘도라도는 모든 이들이 한 명도 빠짐없이 보석을 착용하고 황금판 위에 서 있는 ‘황금땅’으로 묘사됐다. 21세기 중국은 현대판 엘도라도다. 14억 인구를 기반으로 한 내수시장은 업계에 ‘기회의 땅’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중국에서의 성공이란 꿈은 ‘판호’라는 만리장성 앞에서 좌절됐다. 벽은 너무 높고 들어가는 과정에서 부상도 잇따랐다. 전설 속 엘도라도에 의존하던 국내 게임업계가 새로운 전략 짜기에 나섰다.
6개월 새 판호 3건… 검은사막 모바일이 반가운 이유는?
중국이 국내 게임에 판호를 발급한 건 올해 들어 두번째다. 앞서 핸드메이드게임즈가 개발한 '룸즈'(중국명 密室无尽之路)도 지난 2월 중국에서의 서비스를 허가받았다. 핸드메이드게임즈도 퍼블리싱을 맡겼던 일본 회사를 통해 펄어비스와 유사한 시기 판호를 신청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관계자는 “대형 블록버스터 게임이 판호를 받았다는 점에서 검은사막 모바일은 이전의 사례에 비해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엔씨소프트 ‘리니지 시리즈’ 등 대형 게임의 판호 발급에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된다”고 내다봤다. 권영식 넷마블 대표도 지난달 29일 열린 ‘마블 퓨처 레볼루션’ 미디어 간담회에서 “검은사막 판호 발급으로 (넷마블 역시) 중국 진출이 가능해지지 않았나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중국 수출길 청신호? “자국 게임 경쟁력 떨어지면 언제든 닫힌다”
한국게임산업협회 관계자는 “중국 게임사는 막대한 자본력과 인재풀을 앞세워 세계적으로 높은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며 “내수 시장과 정부 진흥 정책이 맞물려 산업과 시장 급성장을 달성했고 해당 성과를 바탕으로 슈퍼셀이나 라이엇게임즈 등 우수한 IP(지적재산권)를 가진 글로벌 게임개발사에 대한 투자와 인수를 추진했다”고 밝혔다. 이어 “게임 개발과 운영 관련 인력을 대거 흡수했기 때문에 중국 게임의 경쟁력이 자연스레 상승할 수 있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판호는 화해 제스처” 외교에도 얽힌 판호, 정부 역할 중요
김정태 동양대 게임학과 교수는 “사드 사태로 촉발된 ‘한한령’ 이후 문재인-트럼프 정부의 파격적인 대북 평화 행보에서 중국은 소외되는 형국이었다”며 “(중국의 판호 발급 증가는) 미국의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 한국과의 관계를 개선하고 미국에 화해 제스처를 보내는 전략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영진 청강대 게임학과 교수도 “중국의 외자판호 건수 증감은 결국 자국 산업 보호와 정치·외교적 이익이 만나는 점에서 중국 당국이 결정하는 상황”이라며 “최근의 변화는 중국 내 자국 게임 산업의 경쟁력이 일정 수준을 넘어섰다는 중국 내부 판단과 향후 무역과 IP 분쟁 등에 대비한다는 외부 대응 전략을 모두 고려한 결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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