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중국 못 믿어!”… 게임업계 새 시장으로 PICK한 ‘이 곳’
[머니S리포트-中 갑질 지친 게임사, 새 시장 찾는다②] 게임업계의 ‘엘도라도’ 중국, 전설은 전설로 남긴다
강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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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16세기 아즈텍과 마야 왕국을 점령하며 약탈에 열을 올리던 스페인 정복자들은 어마어마한 금은보화가 숨겨진 섬 ‘엘도라도’에 관한 이야기를 듣는다. 전설 속 엘도라도는 모든 이들이 한 명도 빠짐없이 보석을 착용하고 황금판 위에 서 있는 ‘황금땅’으로 묘사됐다. 21세기 중국은 현대판 엘도라도다. 14억 인구를 기반으로 한 내수시장은 업계에 ‘기회의 땅’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중국에서의 성공이란 꿈은 ‘판호’라는 만리장성 앞에서 좌절됐다. 벽은 너무 높고 들어가는 과정에서 부상도 잇따랐다. 전설 속 엘도라도에 의존하던 국내 게임업계가 새로운 전략 짜기에 나섰다.
자국 내 진입은 막으면서 타국에선 안하무인식 행보로 게임 서비스를 이어가는 태도는 전 세계인을 분노케 했다. 일방적 서비스 종료는 물론 서비스 종료 과정에서 유저의 게임 코인을 환불해주지 않은 것이 대표적 사례다. 14억명이 넘는 인구에 기반한 시장 규모가 주는 달콤한 유혹에 중국 판호가 풀리기만을 기다리던 한국 게임사들도 중국의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행태에 질려 새 시장 정벌에 나섰다.
한 번 성공으로 평생 먹고산다? 중국 시장 포기 못하는 이유
업계가 중국 시장을 주목해온 이유는 단 한 가지다. 중국 내수시장의 자본력이다. 판호 브로커와 접촉하거나 중국 IT 3대 기업인 텐센트에 IP(지적재산권)를 제공하는 등 우회경로를 통해서라도 중국 시장 진출을 모색하는 이유다. 크래프톤이 2016년 텐센트에 자사 모바일게임 ‘배틀그라운드’(배그) 기술을 제공하고 받은 수수료로 전년 대비 4400억원 늘어난 모바일게임 매출을 기록한 것은 중국 시장의 위력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일찍이 중국 시장에 진출한 넥슨과 스마일게이트의 ‘성공신화’ 역시 업계를 혹하게 만든 이야기다. 2005년 출시된 넥슨의 ‘던전앤파이터’와 2007년 선보인 스마일게이트의 ‘크로스파이어’는 지금까지도 매년 수조원의 매출을 올리며 캐시카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역설적이게도 중국 진출 과정에서 한국 게임업체가 얻는 이익보단 피해가 컸다. 중소게임사들의 경우 판호 발급이 늦어지면서 APK(안드로이드 프로그램 파일)나 소스코드가 유출돼 IP를 무단도용당하는가 하면 “돈을 주면 판호를 받아주겠다”는 브로커에 속아 거액의 사기 피해를 입기도 했다.
판호를 발급받은 이후에도 안정적인 서비스를 장담할 수 없다. 국익을 우선한다는 정책 기조 아래 시기에 따라 해외 게임사를 자국 시장에서 무자비하게 몰아내는 중국 시장의 특성 탓이다. 실제 영국 게임개발사 ‘엔데믹 크리에이션스’가 2012년 출시한 게임 ‘전염병 주식회사’가 중국 문화에 반하는 콘텐츠를 포함했다는 이유로 지난해 2월 중국 애플리케이션(앱) 마켓에서 삭제되는 어이없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모바일게임’ 강한 한국, 동남아·인도 새 시장으로 낙점
동남아 시장은 모바일게임에 강점을 보여온 한국 게임사들 사이에서 ‘노다지’로 떠올랐다. 콘텐츠진흥원 관계자는 “동남아 BIG 6(태국·싱가포르·베트남·인도네시아·필리핀·말레이시아)는 글로벌 게임시장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인터넷 보급과 이동통신 보급률이 급증하면서 모바일게임 시장 기반이 갖춰졌다”고 귀띔했다.
김정태 동양대 게임학과 교수는 “인도네시아·베트남·태국 등 아시아권 국가도 급성장하는 신흥 게임시장으로 주목도가 높다”며 “잠재적인 이용자를 생각한다면 인도 시장을 주시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이어 “어느 국가를 대상으로 하더라도 결국 현지화가 관건이며 해당 국가의 관련 법률과 제도, 시장 환경 등 보다 세밀한 정보가 요구된다”고 조언했다.
“대세 따르라” 콘솔 본고장 북미·유럽 장기 공략
콘솔게임은 전 세계적으로 성장 잠재력이 큰 시장으로 평가돼 왔다. 글로벌 콘솔게임시장은 닌텐도의 게임기 ‘스위치’와 ‘모여봐요 동물의 숲’ 등 인기 타이틀 판매 확대에 힘입어 2019년과 2020년에 이어 올해도 높은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무엇보다 북미·유럽과 국내 이용자의 성향이 비슷하다는 점에서 시장 공략이 용이할 것이란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북미·유럽은 국가별로 보면 시장 규모는 작지만 전체로 보면 이용자 성향이 비슷한 하나의 문화권”이라며 “해당 시장에서 잘 팔릴 수 있는 장르의 게임을 만드는 것이 과제”라고 설명했다.
김정태 교수는 “한국 정서와 가장 닮은 독일 시장 진출을 필두로 프랑스·스페인 등 유럽 본토와 영국은 중국 시장 못지않은 판로”라며 “어떤 면에선 중국에서의 성공보다 글로벌 콘텐츠로 인정받을 절호의 기회다. 장기적으론 중국 시장보다 훨씬 더 매력적”이라고 강조했다.
대체할 시장만큼 게임 장르 확장도 ‘절실’
김영진 청강대 게임학과 교수는 “최근 글로벌 게임시장에선 새로운 형태의 게임 콘텐츠를 기대하는 열망이 매우 높다”라며 “새로운 네트워크 환경에 기반한 게임 플레이 변화와 클라우드 게임의 부상, 메타버스 기반의 게임 이용 문화, 타 장르와의 융합에 따른 새로운 형태의 게임 콘텐츠 태동 등의 요인으로 게임업계는 그동안 겪은 변화를 압도하는 새로운 진화를 맞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러한 사회적 변화에 힘입어 올해 전 세계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관련 기기 출하량은 전년(470만대) 대비 82.3% 증가한 860만대에 이르렀다. 2025년에는 5290만대 규모까지 커질 것이란 예측도 있다. 전 세계 클라우드 게임시장 규모 역시 2020년 6억달러(약 6737억원)에서 2023년엔 8배인 48억달러(약 5조3899억원)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하지만 정작 성장을 이끌 콘텐츠가 부족한 실정이다. 시장 성장을 촉발할 ‘킬러 콘텐츠’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메타버스가 ‘로블록스’와 ‘포트나이트’를 앞세워 게임업계의 큰 관심을 받은 게 대표적 사례다. 김영진 교수는 “최근 BTS나 영화 기생충의 사례에서 보듯 문화에서 국경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으며 기회는 어디든 열려 있다”며 “특정 국가나 시장에 집중해 콘텐츠를 개발해야 한다는 기존의 사고방식을 벗어던질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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