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현대중공업 노조는 2년 치 임단협 타결을 촉구하며 전면파업에 돌입했다. 당초 지난 9일까지 4일간 파업할 계획이었으나 사측이 업무방해금지 가처분 신청 및 집행간부를 고발하면서 오는 16일까지 파업을 연장하기로 했다. /사진=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중공업지부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이 2년 치 임금·단체협약 교섭 마무리를 촉구하며 7일째 크레인 점거 농성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사무직 직원들이 회사 측에 교섭 장기화의 책임을 묻는 성명서를 냈다.

현대중공업그룹 사무직 공동행동은 12일 '양해와 협조는 그만 구하고 교섭 결과나 냅시다'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이 단체는 생산직 직원들 중심의 노조 활동에 소외감을 느낀 현대중공업그룹 사무직 직원들이 모여 지난 4월 'No Pay, No work (임금 없이 노동 없다)' 슬로건을 내걸면서 결성됐다. 오픈채팅방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현재 1100여명이 입장해 있다.

사무직 공동행동은 성명서에서 "회사는 재작년 교섭을 시작한 이후 3년이 되어 가도록 직원들의 성과급과 격려금을 체불하고 있다"며 "입사할 때 연봉에 포함돼 있다고 설명받은 우리 돈을 받는 게 뭐 이리 험난하고 힘겨운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또 "회사는 교섭이 마무리돼 가던 중 느닷없이 노조가 불법 점거에 나섰다고 한다"며 "회사의 얘기대로 정말 교섭이 마무리되고 있었다면 3년 동안 애타게 기다리는 직원들에게 교섭 내용을 허심탄회하게 공개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두 번에 걸친 잠정합의안 총회 부결 책임을 회사가 조합에 떠넘겼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무직 공동행동은 "심각하게 낮은 임금 구조와 직원들에게 끝없는 고통 분담을 강요하는 것은 교섭 마무리를 더 어렵게 만들 뿐"이라며 "교섭 장기화는 수년간 이어진 회사의 임금동결, 어닝쇼크에도 이어진 대주주 적자 배당잔치와 기업 쇼핑, 회사 멋대로 임금을 깎아대는 기형적인 성과연봉제 등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서 "무너진 종업원들의 회사에 대한 신뢰와 그로 인한 불신이 교섭 마무리와 회사 정상화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아직도 회사의 미래를 진심으로 걱정하고 있는 구성원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여 이제부터라도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2019년 5월 초 시작한 2019년도 임금협상을 2년 2개월이 넘도록 마무리하지 못하고 있다. 교섭 시작 직후 추진된 회사의 법인분할 과정에서 파업 참가자 징계와 고소·고발 갈등과 더불어 기본급 인상 등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진다면 3년 치 교섭을 병행할 가능성도 있다.


노조는 지난 6일 크레인을 점거하며 전면파업에 돌입했다. 당초 지난 9일까지 4일간 파업할 계획이었으나 오는 16일까지 파업을 이어가기로 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7일 노동조합 관계자 26명을 대상으로 울산지법에 퇴거단행 및 업무방해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사측은 이와 별도로 노조 지부장 등 16명은 업무방해 혐의로 울산 동부경찰서에 고발했다.